영화리뷰

‘열두명의 웬수들2’

- 좋은 아빠되기는 정말 힘들어 -

‘열두명의 웬수들2(Cheaper by the Dozen2)’는 가족간의 따뜻한 사랑, 웃음의 회복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자식들과 더 친해보려고 간 휴가가 오히려 자식들과 멀어지는 위기를 맞지만 ‘피는 물보다 더 진하다’는 말은 ‘철옹성’임을 재차 확인시켜준다. 아버지는 자식을 자애하고, 자식은 아버지를 이해한다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가족 코미디를 답습하고 있다.

[영화리뷰] ‘열두명의 웬수들2’

12명이나 되는 자녀들로 바람 잘 날 없던 베이커 집안. 아이들은 커가면서 둥지를 떠나려 한다. 결혼해서 만삭이 된 큰 딸 노라(파이퍼 페라보)는 새 직장을 구한 남편을 따라 휴스턴으로 가겠다고 선언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로레인(힐리러 더프) 역시 뉴욕에 일자리를 얻어 독립된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톰과 아내 케이트(보니 헌트)는 가족들과 마지막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호수 옆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집을 빌린 톰은 옛날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야외텐트를 치고, 바비큐를 준비하고, 타이어 그네를 만들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오히려 맞은편에 사는 지미(유진 레버)의 화려한 별장과 수상스키를 부러워한다.

톰과 지미는 오랜 라이벌 관계로 삶의 방식 역시 대조적이다. 톰은 평범하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대학 풋볼 코치 자리까지 마다했다. 이에 반해 지미는 성공지향적이다. 부자이면서 남에게 지기를 싫어한다. 더구나 어린 시절 모든 이의 사랑을 받던 톰에게 지는 것은 절대 ‘노(No)’다.

[영화리뷰] ‘열두명의 웬수들2’

톰은 너무 풀어준다는 핀잔을 받을 정도로 훈육에 있어서도 아이들의 생각과 인생을 존중한다. 이에 반해 지미는 틀에 짜여진 삶을 살도록 강요한다. 톰의 아이들은 잠깐만 한 눈을 팔아도 말썽을 피우는 ‘사고뭉치’인 반면, 지미의 아이들은 공부도 1등, 운동도 1등하는 ‘슈퍼스타’로 키웠다. 아버지들의 대결에서 자식들의 대결로, 세대간 라이벌 관계가 지속될 것 같던 두 집안의 이야기는 오히려 로맨스가 싹튼다. 톰의 셋째 딸 새라와 지미의 셋째 아들 엘리어트 사이에 첫사랑의 감정이 피어난 것. 완강하게 거부하던 아버지들은 결국 데이트를 허락하지만, ‘버릇 남 못 준다’고 미행하다가 들켜 불신만 더 키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열두명의 웬수들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12명에 달하는 자녀들이 등장해 시종일관 말썽을 일으킨다. 하나 더 보탰다면 이번에는 아버지가 그 말썽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 아니 톰이 대부분의 말썽을 주도하고 있다. 톰은 지미와의 질 수 없는 자존심 대결에 자식들 비위맞추기에 좌충우돌이다. 아이들은 그런 아버지의 실수에 황당해한다. 드디어 호숫가 마을 최고의 축제인 ‘노동절 경기’ 가 열리고, 톰과 지미의 가족은 한 판 라이벌 대결을 펼친다.

‘열두명의 웬수들2’는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영화임에 분명하지만 전작에 비해 독창성과 유머에서는 변별력을 보이지 못한다. 완벽한 아버지보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빚어지는 소동 역시 정해진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족은 붙잡으려 할수록 더 멀어진다. 그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라”는 메시지도 반복 재생에 머물고 있다. 26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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