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 ‘한국인 나가고 일본인 안온다’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5월 첫주 ‘황금연휴’를 앞둔 한·일 양국 여행객들의 태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 관광객은 원고(元高) 현상으로 5월5~7일 사흘 연휴 기간의 출국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반면 원화 대비 엔화 가치 하락으로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골든위크 특수’를 노려온 국내 여행업계는 울상이다.

5월 황금연휴 ‘한국인 나가고 일본인 안온다’

◇한국은 “나가자”=국내 직장인들은 5월 첫 주말 황금연휴를 고대하고 있다. 5월5일 어린이날이 금요일인 데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르면 4일 오후부터 7일까지 최장 4일 동안의 휴가를 갖게 된 것이다. 외국계 기업 직원 장모씨(25)는 “300명 정도 되는 직원 중 절반 이상이 5월 첫주말 외국 여행을 떠난다”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다음달 4일 출발하는 일본 및 동남아 노선의 항공기 예약률이 거의 100%에 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탑승률은 일본 54%, 중국 66%, 동남아 73%에 불과했다. 대한항공도 비슷한 예약률을 나타냈다. 일본 노선은 만석이 된 지 오래다. 범한관광 관계자는 “예약이 마감된 동남아, 중국 등으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며 “다른 여행사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은 “안가고 안쓴다”=롯데관광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일본인 관광객의 예약률이 20%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본계 여행사인 HIS코리아 관계자도 “골든위크 예약률이 하락한 데다, 대부분이 저가 여행상품에 몰려 있다”고 전했다.

원고 현상의 여파는 이미 국내 관광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원고현상이 이어지면서 면세점에서 전자계산기를 두들겨 가며 환율 계산을 하는 일본인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올 1~3월 서울시내 전체 면세점에서 일본인 상대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본인이 하루 매출액 90%가량을 차지하는 이태원의 한 갈비집은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하루 1백만원 줄고 있다”며 “4명이 와서 갈비 1~2인분만 먹고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일본교통공사(JTB)는 올 골든위크 기간 중 일본인들의 해외방문지를 추정한 결과, 출국 예상인원 56만5천여명 가운데 7만6천여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일본 HIS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인기 여행지는 1순위가 하와이, 2순위가 괌, 3순위가 방콕으로 나타났다”며 “환율 때문에 일본인들이 한국을 예전보다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귀띔했다.

〈김유진기자 actvo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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