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순 경찰청장의 워크숍 발언을 녹음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경찰이 8일 녹취록의 존재를 시인하고 공개했다.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자 여론에 떼밀려 어쩔 수 없이 공개한 것이다.
거짓말한 이유에 대해 경찰청 남형수 감사관은 “담당 서무계장이 부친상을 당해 워크숍 당일 녹음을 했다는 사실을 몰랐고 뒤늦게 보고를 받았다”며 “알았다면 바로 공개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녹취록을 요구할 때 왜 확인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경황이 없어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녹취록 확인 결과 이청장의 발언 내용은 경향신문 최초 보도와 일치했다. 이청장은 “오락실 단속 과정에서 직원들이 한 ‘실수’가 적발되어서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환경으로 인해서 범죄가 있듯 ‘실수’로 일탈하는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등 ‘실수’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해 경찰 비리가 우발적인 것임을 강조했다.
이청장은 또 “(경찰 비리가) 언론에 좀 대서특필되고 또 그런 것들을 활용하는 세력들이 좀 있지 않습니까. 하나의 실수를 이렇게 대서특필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늘어나다 보니까 통계적으로 매우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해 언론과 ‘경찰 음해세력’ 때문에 경찰 비리가 많은 것처럼 보인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도 확인됐다.
그는 “경찰관 음주운전을 균형있게 처벌하도록 하라”며 “과잉 처벌 많이 한다고 해서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청장은 “문화운동을 통해서 경찰범죄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