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 욕망은 집착이 되고, 파멸의 길로 접어든다 -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好寄害死猫)’는 같은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과 해석을 낳는다.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의 끝은 개연성을 무너뜨리고 평행선을 이루며 결국 만나지를 않는다. 그리고 이런 반전과 아슬아슬한 스릴러는 끝까지 긴장감의 끈을 놓치지 않게 한다.

[영화리뷰]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최고급 파라다이스 빌라 상가내 사진관에서 일하는 소녀 모모(린 유안)는 ‘사진찍기’가 취미다. 오가는 사람들을 찍던 그는 사진관 건너편 네일숍의 샤론(송지아)이 외간남자와 밀애를 즐기는 것을 목격한다. 이 빌라에 사는 존(후 준)과 불륜관계였던 샤론은 헤어지자는 남자의 말을 뒤로하고 대담하게 빌라 상가에 네일숍을 차린다. 남편과 아들에게 헌신적인 로즈(유가령) 부인은 최근 들어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에 소스라쳐 놀란다.

영화는 등장하는 네 인물들의 애증과 욕망에 대한 관찰기다. 그래서 네 인물의 각기 다른 시각에서 본 옴니버스 형식을 띤다. 사진관 소녀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사건은 불륜을 밝혀내고 복수를 부르며 결국 살인까지 이르게 한다.

[영화리뷰]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모든 사건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남자는 젊은 여자의 유혹에 탐욕(색정)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아내 및 처가에서 받는 억압은 그를 다른 세계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는 감각과 감정을 가진, 어느 다른 유성에서 떨어져 온 생물체처럼 느끼게 한다. 극도의 신경과민과 자의식에 빠져 있던 남자는 가난한 여자에게서 위안을 찾는다. 하지만 남자는 위선적이다. 사랑은 식었지만 아내와의 관계를 끊지 못한다. 아내가 지닌 부(富)와 그로 인한 권력(익숙함, 안락함)을 버리지 못한다.

남자의 욕정을 채워주는 정부지만, 그와 사랑에 빠진 여자는 남자와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옆에 있는 것으로만 만족하겠다는 여자의 어리석은(?) 생각은 큰 대가를 치른다. “아내와 헤어질 수 없다”며 우는 남자의 모습에 여자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운다.

균열이 가기 시작한 가정. 남편에게 정부가 생겼다는 것을 느낀 아내는 가정을 지키려 하기보단 파괴를 선택한다. 뿌리 깊은 분노와 감정 외에는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는다. 가질 수 없으면 버리는 것이 낫다는 욕망의 끝은 집착이 되고 집착은 파멸의 길로 접어든다.

탐욕, 질투, 분노 등이 뒤엉켜 있는 인간 내면의 욕망은 버리지 못하기에 (우리의) 영혼을 힘들게 한다. 사랑의 변주나 불장난의 대가는 그다지 중요치 않다. 계속 타오르며 얽히고설킨 애증의 해법은 어디에도 없다. 그저 모든 이가 슬플 뿐이다. 24일 개봉.

<온라인뉴스센터 장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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