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위 오운 더 나잇’

- 뉴욕의 밤의 전쟁에 휘말린 형제 -

‘위 오운 더 나잇(We own the night)’는 1980년대 말, 낮에는 경찰이 도시를 지키고, 밤은 마약조직이 지배하는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상반된 삶을 살던 형제는 가치관의 충돌 속에서 진정한 형제애를 찾아간다.

[영화리뷰]‘위 오운 더 나잇’

잘 나가는 뉴욕 나이트클럽의 매니저 바비(호아킨 피닉스)에겐 밝힐 수 없는 비밀이 있다. 밤의 세계에 사는 자신과 달리 아버지(로버트 듀발)는 뉴욕 경찰서장이며, 형 조셉(마크 월버그)은 강력계 형사이다. 드디어 뉴욕 경찰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러시아 마피아의 배후로 바비의 클럽을 지목한다. 아버지와 형은 바비가 마피아와 연관돼 위험에 빠질까봐 경찰에 협조할 것을 요구하지만, 바비는 냉정하게 거절한다.

충성, 배신, 폭력, 가족 등 기존 갱스터 영화의 구조를 많이 닮아 있다. 형제는 술집의 매니저(동생)와 경찰(형)로 상반된 삶을 산다.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바른 생활 형은 자유분방하고 방탕한 삶을 사는 동생에게 “지겹다. 너란 놈은 꼴도 보기 싫다”라고 윽박지른다. 아버지와 형에게 밉보여 집안의 골칫거리인 바비는 소란스러운 밤의 세계에 뛰어들고, 결국에는 범죄조직과 손이 닿게 된다. 도시에 전쟁이 일어나고, 동생은 가족이냐 범죄조직이냐를 선택받게 된다.

[영화리뷰]‘위 오운 더 나잇’

범죄 요소보다 형제와 가족간의 대립에서 더 흥미를 유발한다. 조직의 배신과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는 바비와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를 지켜보는 것에 관객의 시선은 고정된다. 더는 버텨낼 자신이 없는 바비는 뒤늦은 결심을 하게 되고, 대립관계를 이루던 형제는 악몽을 겪고 난 뒤에야 서로 화해한다.

영화는 가족과 경찰 영웅이라는 전통적인 가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관객이 끝까지 좌석에서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효과적인 드라마와 풍부한 긴장을 준다. 특히 별다른 기교없이 스크린에 펼쳐지는 3분이 넘는 자동차 추격신과 갈대밭 액션장면은 인상적이다.

감독(제임스 그레이)은 뉴욕에서의 러시아 범죄조직과 관련된 ‘비열한 거리’(1994), ‘더 야드’(2000)로 각각 베니스와 칸에 초청받았을 정도로 갱스터 영화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위 오운 더 나잇’은 이들 두 영화에 비해 리얼리티와 논리성에서 허점을 드러낸다. 사건의 전개도 단선적이고 연결도 전편에 비해 느슨하다. 또 바비의 애인으로 등장하는 아마다(에바 멘데스)의 캐릭터도 불분명하다. 마틴 스콜세지의 ‘디파디트’에 비해서도 너무 단순하다. 29일 개봉.

<장원수 경향닷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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