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턱에 만나는 ‘영화의 마법사’ 오즈…日거장 ‘회고전 18편’

김영동기자

來2일부터 열려

일본 영화계의 위대한 감독으로 손꼽히는 ‘오즈 야스지로’의 작품이 부산의 스크린 무대에 오른다.

가을 문턱에 만나는 ‘영화의 마법사’ 오즈…日거장 ‘회고전 18편’

오는 10월2일 개막하는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한 달 앞두고 열리는 ‘오즈 야스지로의 회고전’은 일상성의 비극을 조용히 가슴 속에 끌어안은 ‘영화 철학자’ 오즈의 주옥같은 작품 총 18편이 상영된다. 이번 회고전은 다음달 2일부터 21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열린다.

1927년 시대극 ‘참회의 칼’로 데뷔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유작인 ‘꽁치의 맛’에 이르기까지 35년에 걸쳐 총 54편의 작품을 남겼다. 영화평론가들은 오즈 야스지로 감독에 대해 고전적 헐리우드 양식과 차별된 가장 전통적이고 일본적인 영상미학을 구축한 감독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영화적 기교가 배제된 일관된 서술 양식과 독특한 영화언어를 사용했다. 이 독특한 기법으로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 등 동시대에 활동했던 감독들에 비해 뒤늦게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유수의 영화감독에게 많은 영화적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러시아의 대문호 체호프가 희곡을 쓰듯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사진 위로부터 고하야가와가의 가을, 꽁치의 맛, 늦봄, 동경이야기의 한 장면.

사진 위로부터 고하야가와가의 가을, 꽁치의 맛, 늦봄, 동경이야기의 한 장면.

이번 회고전에는 오즈 야스지로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초기 걸작 ‘태어나기는 했지만’을 비롯해 평단으로부터 “가장 완벽하고 가장 완전하게 인물의 성격을 그린 걸작”으로 칭송받는 ‘늦봄’ 등의 명작들이 준비됐다.

‘태어나기는 했지만’은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스타일과 세계관이 드러나는 초기 대표작. 직장상사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한 회사원의 고단한 삶을 두 아들의 눈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풍부한 유머 속에 부조리한 사회의 단면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일본 영화사에서 인물 묘사를 가장 완벽하게 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늦봄’은 전형적인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 세계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영화다.

감독 자신이 가장 사랑한 작품이자 오즈의 계절 시리즈 중 첫 영화이기도 하다. 결혼 적령기를 지난 딸의 혼사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상황을 그렸다.

‘동경 이야기’는 전세계에서 오즈 야스지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재평가를 촉발시켰던 작품이다. 영국영화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가 세계영화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했다. ‘동경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 특유의 절제된 형식적 미학이 살아 숨쉬는 걸작. 노인의 소외문제와 급속도로 해체돼 가는 일본 가족 제도의 붕괴에 대한 묵시적 비판을 절제된 영화공간과 미학으로 잡아내고 있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유작인 ‘꽁치의 맛’은 영화예술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밝고 유쾌한 화면의 내면에 흐르는 적막감이 선명하게 그려진 영화로 오즈 감독의 작품 가운데 최고의 원숙미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빔 밴더스의 오즈에 대한 헌정영화 ‘도쿄가’도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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