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학 교사·학생으로 만나 회사 동료로

임동현 사회투자지원재단 차장

기업 운영방식

육체와 정신의 고통을 이겨내도 사회적 차별과 무한경쟁의 바람만 분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유무형의 차별을 이기고 정상적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은 산 넘어 산이다. 한 단계 너머에 다른 단계의 고통이 존재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노란들판은 현실의 문제를 장애인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만든 일터이자 배움터다. 2006년 3월 출범한 노란들판은 1993년 만들어진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출발했다. 어렵게 졸업한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못 구하자, 아예 회사까지 차렸다. 이 회사는 노들장애인야학을 중심으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 극단 ‘판’ 등에 걸친 각 사업부문 중 하나다. 종업원들은 야학에서 교사와 학생으로 만나 현재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이해도가 높고 서로 꼭 필요한 도움을 주는 장점이 있다.

현수막 제작 과정은 ‘발주→디자인→전화통화 등으로 의뢰인의 요구 재수렴→실사 출력→배송’ 등이며, 정상인과 장애인 간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노란들판은 오랜 기간 형성된 관계를 통해 원활한 노동과정을 이뤄낸다. 하지만 노란들판이 더욱 발전하려면 직무교육과정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요구에 적절히 대처해 영업활동의 폭을 넓히기 위함이다.

그 점에서 오스트리아 남동부 슈티리아 지역의 청각장애인 협회가 실시하는 ‘겟잇(Get it)’ 프로젝트는 참고할 만하다. 이 프로젝트는 청각장애인과 난청인들이 ‘유럽 컴퓨터 운용 자격증’(ECDL)이라는 정보기술(IT) 및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돕는 것이다. ‘겟잇’의 목표는 이들에게 정보처리 분야 훈련을 실시해 노동시장에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다. 훈련과정은 컴퓨터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일곱 과목의 수업 외에도 영어와 수학, 그밖의 전문교육을 포함한다. 청각장애인들은 소그룹으로 나뉘고 오스트리아어 수화 통역사와 청각장애인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을 함께 받는다.

노란들판은 출력 부문, 디자인 부문 등에서 직원들이 직무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야간학교에서 형성된 교사와 학생 관계 역시 노란들판에서는 팀장과 팀원,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는 동료 사이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관계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내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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