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성 딸들의 면세점 전쟁

김주현 기자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또 한판 승부

면세점 확장을 둘러싼 삼성·롯데가 간의 ‘딸들의 전쟁’이 한창이다.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가 AK를 인수하면서 2위인 호텔신라와의 격차를 2배 이상 벌렸지만 호텔신라가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 나서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신영자 사장(왼쪽)·이부진 전무

신영자 사장(왼쪽)·이부진 전무

14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는 대표이사가 따로 있지만 실질적인 운영은 신영자 롯데면세점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가 맡고 있다.

신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고 이 전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다.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과 롯데가 딸을 앞세워 면세점시장에서 한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12월 임대계약이 끝나는 김포공항 면세점은 지난 6일 입찰을 했지만 유찰됐다. 입찰을 맡은 한국공항공사는 1개 사업자를 고집하고 있는 데 반해 특별허가권을 가진 관세청이 2개 사업자에게 임대할 것을 고집하고 있어서다.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8일로 예정됐던 재입찰도 연기됐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1개 사업자에게 임대할 경우 현재 김포공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2개 사업자로 결정나면 호텔신라도 김포공항에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관세청과 공항공사가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번 입찰은 신 사장과 이 전무로 대변되는 롯데와 삼성의 면세점 전쟁 2차전 성격을 띤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은 1조6500억원의 매출로 업계 1위다. 시장점유율은 46.5%에 달한다. 호텔신라 면세점(매출 7737억원)은 27.6%의 점유율로 2위다. 인천공항만 따지면 호텔신라(38.3%)와 롯데(37.2%)가 박빙의 승부다. 그러나 올 상반기 롯데가 AK면세점(점유율 13.9%)을 인수하면서 호텔신라와 점유율 격차를 2배 이상 벌리고 약세였던 인천공항에서도 순위를 뒤집었다.

호텔신라는 이 전무의 강력한 추진력을 앞세워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면세점에서는 롯데에 약세다. 이 전무는 2005년 호텔신라 경영전략담당 상무로 합류했다.

이 전무는 이후 면세점 시장에서 공세를 펴면서 2007년 11.8%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27.6%로 올렸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돌파한 데 이어 올 3·4분기에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예상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반대로 부산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에 실패한 데 이어 눈독을 들여온 AK면세점도 롯데에 빼앗겼다. 호텔신라 측은 롯데의 AK 인수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버텼지만 결국 패했다.

이번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이 1개 사업자 선정으로 결론날 경우 롯데와 호텔신라의 사업권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개 사업자로 결정되면 김포공항에서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여야 한다.

롯데는 김포공항 이용객 중 일본인 고객이 많은 데다 현재 면세점을 운영 중이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롯데와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호텔신라는 “김포공항 면세점만큼은 놓칠 수 없다”면서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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