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후 6집 내며 활동 재개 앞둔 가수 겸 배우 비 “사랑한 만큼 혼도 내는 대중은 부모 같은 존재”

강수진 기자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32)의 표정은 차분했다. 활동 재개를 앞두고 최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비는 “더 이상의 구설수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그는 “참 열심히 살고자 했는데 모든 게 내 마음 같지만은 않았다”며 “다사다난한 시간을 지내면서 많은 걸 생각했고 차츰 어른이 됐다”고 말했다.

2014년 비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한다. 2일 컴백 음원 발표, 6일 정규 6집 음반 발매, 9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한다. 2011년 군 입대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7월 전역했다. 이후 5개월 동안 “대중과 자신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고 고백했다.

대중은 묘했다. 박수하며 환호하다가도, (연예병사 특혜사건이 터져나올 때) 매섭게 몰아세우며 혼쭐을 냈다.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곱씹어보면 그리 속상해 할 만한 일도 아니었다. “전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사람이에요. 보잘것없던 저를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려준 이들이 누구인지는 명백하잖아요.”

군복무를 마치고 활동을 재개한 비는 “2014년에는 데뷔 초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군복무를 마치고 활동을 재개한 비는 “2014년에는 데뷔 초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 큐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대중의 사랑을 부모에 빗댔다. “부모님이 화가 나셨는데 말대꾸를 하고 대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묵묵히 있다가 다음에 좋은 모습으로 다시 사랑을 받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사랑해주는 것도, 때리고 혼내는 것도, 그 모든 권한은 대중에게 있다고 봐요.”

월드스타였기 때문에 입대 후에도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의 대상이 됐다. 연예사병이 아닌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하면서 대중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2012년 3월 ‘연예병사’로 지원해 보직이 바뀌면서 세간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여기에다 지난해 초 여자친구인 탤런트 김태희와의 데이트 당시 군인복무규율 위반, 후임 연예병사들의 일탈 행위까지 더해지면서 그를 향한 비난도 거세졌다.

“하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다 접고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어요. 전역 후 신보 준비에만 매달렸죠. 모두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을 먹고 데뷔 초기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결심했습니다.”

이번에 발표하는 정규 6집 <레인 이펙트>에는 모두 10곡이 실린다. 이 중 그는 9개 곡에 작곡가로 참여했다. 절친한 작곡가 배진렬과 함께 공동으로 작곡하는 방식이었다. 작사와 총괄 프로듀싱도 도맡았다. 표절 시비를 걸러내는 데 도움이 되는 장비를 구입해 유사한 멜로디나 비트가 없는지도 점검했다. 음반 타이틀 ‘레인 이펙트’에 대해 그는 “그저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의 어느 일에 영향을 끼치듯이,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서티섹시’(30sexy)는 30대를 맞은 비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회심의 카드’다. 힙합 리듬을 기초로 트렌디한 일렉트로닉 댄스 사운드가 중독성이 있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비는 손을 휘휘 저으며 절제된 춤을 춘다. 전에 없던 스타일의 노래도 여럿이다. 라틴 팝을 기초로 한 ‘라 송’은 2014년 월드컵 시즌에 어울릴 법하다. 국악 리듬과 악기를 기초로 한 ‘달타령’, 애절한 리듬앤드블루스곡 ‘사랑해’ 등도 흥미를 끈다. 잔잔한 발라드곡 ‘디어 마마 돈트 크라이’는 세상에 없는 모친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았다. 비의 모친은 그가 연습생일 때 세상을 떠나 스타로 성장한 것을 보지 못했다.

비는 이번 음반 활동에 대해 “아주 잘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며 “ ‘월드’(월드스타라는 별명을 지칭)라는 찬사도 이 정도면 됐다”고 말했다. “(명성이 높을수록) 고통 역시 큰 것을 안다”며 “그저 중간 정도만 하면서 사람들이 따라 불러주고, 친구처럼, 동생처럼 봐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음반 발표와 함께 해외 활동도 시작한다. 올해 중순 이후에는 해외 각국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큰 무대를 고집하는 대신 작지만 알찬 공연을 하고 싶다.

여자친구인 김태희에 대해서는 “힘들 때면 서로 북돋아주고 믿어주고 그런다”면서 “공개 연애가 불편한 것도 있지만 편한 것도 많다”고 말했다.

그가 출연하는 할리우드 영화 <더 프린스> 촬영은 거의 마무리됐다. 이달 말 막바지 남은 보충 작업을 위해 한 차례 더 미국에 다녀오면 된다. 그는 이 작품에서 세계적인 톱배우 브루스 윌리스, 존 쿠삭을 비롯해 힙합 가수 50센트 등과 함께 연기했다. 비는 브루스 윌리스의 파트너이자 악당인 ‘마크’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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