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우주이야기]‘샛별’금성은 어떤 행성인가

우리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천체 중 달을 제외하고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이 바로 금성이다. 그 밝기로 인해 금성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행성으로 여겨졌으며 새벽에 보일 때는 ‘샛별’, 저녁에 보일 때는 ‘개밥바라기’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금성은 지구에 가장 가까이 있으며, 크기나 밀도도 지구와 가장 비슷한 쌍둥이 같은 행성이다. 금성의 지름은 1만2천1백㎞로 지구와 거의 같고, 중력도 지구의 90%로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겉보기 모습을 제외하고는 둘은 달라도 너무 다른 이란성 쌍둥이다.

태양계의 행성 중 금성만큼 인간이 살기 힘든 곳도 없을 것이다. 금성은 짙은 대기로 인해 표면 압력이 90기압(지구의 대기압은 1기압)이나 되고, 온도도 섭씨 470도가 넘는 거의 용광로와 같은 곳이다. 그런 이유로 인간의 우주 탐사에서 금성에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었다.

금성이 스스로 자전하는 시간은 지구 시간으로 243일로 공전주기인 224일보다도 19일이나 더 길다. 즉 금성에서는 하루가 일년보다 더 긴 셈이다. 금성에서 재미있는 것은 자전하는 방향이 공전 방향과 반대라는 것이다. 즉, 지구를 기준으로 볼 때 해가 서쪽에서 뜨는 곳이 바로 금성이다. 누가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라는 말을 한다면 그곳은 지구가 아니라 금성이다.

지구에서 볼 때 금성이 가장 밝게 보이는 것은 거리가 가까운 데도 이유가 있지만, 금성 대기의 윗부분이 진한 황산 구름으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이 황산은 태양 빛을 반사시키는 능력이 무척 뛰어나 금성을 가장 밝은 행성으로 보이게 한다. 실제 금성의 대기는 97% 이상이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있다. 또한 표면은 80% 이상이 화산과 그 분출물로 덮여 있다. 그리고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낸 강줄기 모양의 지형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생명체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로 불리는 금성, 하지만 지옥을 연상케 하는 불바다 금성은 우리에겐 정말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해가 지고 난 후 서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금성을 확인해 보기 바란다.

/이태형/천문우주기획 대표, 월간 ‘별과 우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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