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용택이 그랬던가. 섬진강 끝 하동에 가보라고. ‘돌멩이들이 얼마나 많이 굴러야 저렇게 작은 모래알들처럼 끝끝내 꺼지지 않고 빛나는 작은 몸들을 갖게 되는지...’ 한데 사람은 얼마나 세월에 시달려야 물난리나 전염병도 괘념치 않고 흘려보낼까. 섬진강도 보름달을 안고 뒤채는 추석이 낼모레지만 올해 고향에 못 온 가족이 많을 것이다. 어쩌랴! 추석 차례에는 온갖 난리통을 겪고 돌아가신 조상님께 빌고 빌 수밖에. “아이들 코로나 안 걸리고...” 지난 28일 전남 구례 5일장에서 장을 본 윤호선씨(79)가 제수용 재료를 가득 실은 자전거를 타고 마산면 냉천리 마을로 들어서고 있다. 냉천리는 지난 8월 폭우로 섬진강이 범람해 큰 피해를 입었다.
구례|강윤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