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순안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사거리 270㎞·고도 550㎞

올해 북 미사일 발사 일지. 연합뉴스

대선을 나흘 앞두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 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5일 “북한이 오늘 오전 8시 48분쯤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270㎞, 고도는 약 550㎞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이날 발사는 북한이 한 달만인 지난달 27일 미사일을 쏜 지 엿새 만이자, 올해 들어 9번째 시험발사다. 비행거리와 고도를 볼 때 북한은 준중거리 미사일을 고각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기시 노부오 방위상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300㎞, 최고고도는 550㎞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대선날인 9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이틀째 사전투표가 진행중인 시점에 이뤄져 북의 의도가 주목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세계 정세가 불안한 와중에 북이 무력시위를 통해 대미 협상력 제고를 노린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달 27일 발사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했지만, 북한은 개발 중인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시험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미사일 발사체 사진 대신 저궤도에서 찍은 지구 사진만 공개했다. 북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도 엿새 전 ‘정찰위성 개발용’이라는 명분으로 쏘아 올린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과 유사한 기종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번에도 정찰위성 시험용이라고 주장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북이 지난달 27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장소 역시 순안 일대로, 비행거리는 약 300㎞, 고도는 약 620㎞를 비행한 것으로 탐지됐다.

이와 관련해 정찰위성을 띄우기 위한 장거리 로켓의 발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같다는 점에서 북한이 ICBM 도발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군은 북한 평양과 서쪽 지역 일대 등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로 의심되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열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이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안정,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청에 역행하면서 전례 없이 반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이를 규탄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베이징 동계패럴림픽과 국내 대선 일정이 진행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북한이 추가적인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통일부도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북한에 긴장 고조 행위를 멈추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으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이 촉구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