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는 지방에 있고 싶어요. 교사가 아니었다면 저도 아마 서울, 수도권에 살고 있지 않을까요.”
2022년 초등임용교사 지원자 7731명 중 4073명이 서울과 수도권에 응시했다. 이는 나머지 14개 광역시, 도를 합친 3658명보다 많다. 2019년 지역교대 가산점 점수(6점) 상향 전까지 지방의 교사 지원율은 미달되기 일쑤였다. 현직교사들의 ‘지방 탈출’ 현상도 심했다. 2013년~2017년 5년간 임용 전체 응시자(5만89명) 중 1만515명이 현직교사였다. 20%가 넘는 수치다. 경향신문 유튜브 채널 <이런 경향>은 전남 곡성군 죽곡초에서 5년째 생활하고 있는 송예준 교사를 만나 교사로서 지방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송 교사는 인천에서 20년 넘게 살고 부산교대를 졸업했다. 부산에서 지역가산점을 받고 임용시험을 칠 수 있었지만,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조금 더 마음을 쓰고 싶어 소인수 학급이 많은 전남을 선택했다. 죽곡초의 전교생은 현재 38명이다. 자신은 어렸을 때 담임 선생님과 얘기를 많이 못 했다고 말하는 송 교사는 “여기는 학년당 학급이 하나예요. 학생들과 ㄷ자로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과외 하듯 수업할 수 있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현장학습 가기도 수월하고 횟수도 더 많아요. 전교생이 가도 버스 한 대면 되거든요. 학급 수가 커질수록 다른 반과의 관계성을 생각해야 해서 큰 학교에서는 (담임 교사가 원하는 활동을) 하기가 좀 어렵죠.”라고 말했다.
송 교사는 기초 학력을 중요시한다면 수도권이나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시는 게 더 좋다고 말한다. 기초 학력은 복습이 중요하기에 학원이 발달 돼 있는 도시가 유리하다는 뜻이다. “과연 좋은 교육이라는 게 뭘까에 대해서 저는 먼저 묻고 싶은데 저는 기초 학력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그랬고 제 교실은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찾는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죽곡초가 다른 도시학교에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으로 온 것에 후회는 없을까. 지방 교사의 삶에 별점은 몇 개나 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뜻밖에 교사와 지역민으로 별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죽곡초 교사로서는 4개 반이죠. 이곳은 자연환경이 잘 돼 있어서 아이들이 생태 체험도 많이 하고 실제로 텃밭도 가꿔요. 과학 교과서에서 별을 배울 때 저희는 직접 별을 관찰합니다. 저는 북두칠성을 여기서 처음 봤어요. 죽곡초는 규모가 작다 보니 교사로서 자율성도 높고 그로 인한 만족도가 큽니다. 여기선 교사로서 다양한 교육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조금 더 (실행할) 여유가 있어요”
지역민으로 서는 몇 개를 줬을까. “죽곡면민으로서 별 3개(후하게). 이유는 지방에 청년들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지방은 인프라가 부족하죠. 식당이 많지 않아요. 문도 일찍 닫습니다. 편의점은 차로 10분 나가야 하죠. 병원은 인근 남원시나 광주광역시, 순천시로 가야 합니다.” 송 교사는 퇴근 후 광주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막차가 오후 8시 반에 끊겨 저녁도 못 먹고 온 적이 있다고 했다. “지방(곡성)에서 제일 시급한 게 저는 교통 문제라고 생각해요. 청년들이 와서 살기를 바란다고 하잖아요. 청년들은 차 살 돈이 없습니다. 근데 여긴 차가 없으면 생활을 못 해요. 내 고향이 아니고서는 이 시골에 산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지방의 삶이 청년이 살기엔 쉽지 않지만, 교사로서는 좋은 환경이라고 말하는 송예준 교사의 자세한 이야기는 경향신문 유튜브 채널 〈이런 경향〉, 탈서울 라이프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