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용주차장 “우리가 장애인이냐” 여성들 발끈

경향닷컴 김한용기자

서울시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여성 전용주차장'에 대해 오히려 여성들이 반대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지난 4월부터 ‘여행(女幸·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성전용주차공간 의무화를 실시해 연말까지 1만5000건의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수(數)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여성전용주차장 “우리가 장애인이냐” 여성들 발끈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전용주차구역이 있을 필요도 없을 뿐더러, '여성전용주차공간'에 남성이 주차해도 아무 제재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여성운전자는 "평상시는 아무곳에나 주차할 수 있었는데, 이곳이 생긴 이후로 여성 전용 주차구역에만 주차하라 해서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주차공간이 넓거나 편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그곳만 이용하라고 하는게 오히려 역 성차별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여성운전자는 "여성전용주차구역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여성운전자를 '운전 장애인'으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남성들의 반대로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허울만 좋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여성 전용 주차공간'은 그 명칭과 달리 실제는 남성이 주차해도 무관한 '남녀 겸용 주차공간'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남자가 이곳에 주차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고,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주차장에 들어서게 된 경우 여성에게 양보하면 좋지 않겠냐는 정도의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전용주차 공간 설치 대상은 30면 이상의 주차장으로 노상은 10% 이상, 건물 내부 및 부설 주차장은 20% 이상을 여성전용 공간으로 마련해야 하며 이를 설치하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 주차구역 규정(1~3% 내외)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서울시 측은 또 "여성들이 대체로 주차에 서툴고 유아를 데리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 확장형의 경우 주차면 사이 최대 0.7m 길이의 여유공간을 두도록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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