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 상승 막는 데 ‘이산화탄소 감축’만큼이나 중요한 것

김병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장

해저자원 향한 새로운 도전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전 세계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자”고 뜻을 모았다. 그러면서 “이번 세기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도 미만으로 유지하자”고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위기라는 복병을 만나 유럽마저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있다.

지구 온도를 높이는 이산화탄소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나 수소 같은 청정연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경제적인 이유로 아직은 단기간에 폭넓게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해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저탄소 기술을 가속화한다”라는 내용이 합의문에 명시됐다.

이미 발생한 이산화탄소만이라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로 CCUS가 인정받은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단일 기술로는 가장 높은 온실가스 감축 기여를 하는 CCUS 없이는 지구 온도 1.5도 제한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공장 등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지중에 저장하는 포집·저장(CCS)의 경우 기술 성숙도가 높다. 이미 해외에선 연간 50만t 이상 저장이 가능한 13개 대형 프로젝트가 진행 또는 추진 중이다.

한국도 지난해 4월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수정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통해 연간 480만t의 이산화탄소를 국내외 저장소에 주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연구·개발(R&D)을 해왔다. 그 일환으로 해양을 무대로 한 CCS 통합실증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지중에 저장했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저장 후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 고온·고압의 초임계상태로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지중에서 안정적이고 영구적으로 격리된다는 것을 입증하고, 꾸준한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저장소 인근 주민의 불안감이 커질 뿐 아니라 먼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안전한 지구를 물려줘야 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북미와 유럽, 일본 등 CCS 사업을 시작한 국가들은 안전한 저장과 모니터링을 위한 법제를 정비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만큼이나 지구 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가 R&D의 일환으로 ‘고성능 해양 이산화탄소 저장 모니터링 기술개발’ 연구를 통해 해저 1~3㎞ 하부의 저장소에 저장될 이산화탄소를 추적하고 누출 가능성을 감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층 내 공극이 큰 사암층이나 가스 생산이 끝난 저류층에 주입될 이산화탄소를 영상화해 그 형태와 이동을 관찰하고, 수십㎢의 저장소 영역을 풀HD급 TV 화면보다 더 많은 픽셀 수의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CCS는 전 세계적으로도 안정성이 확보된 기술이다. 주로 10~30㎞ 심부에서 발생하는 자연 지진은 저장소 부근의 지층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상에서 주입 압력을 조절할 수 있어 지진 유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안전한 주입과 함께 절차를 충실히 따른 모니터링이 이뤄진다면 지구의 온도 상승을 줄이는 데에 CCS는 효과적인 대안이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병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장

김병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해저지질에너지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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