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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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이제 남은 건 ‘세계 신기록’
이승훈(22·한체대)은 1만m 마지막 25바퀴째까지도 31초대 초반의 속도를 유지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아시아인은 장거리에서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세계 최강에 오른 원동력은 뭘까. 이제 그의 잠재력은 세계신기록까지 뛰어넘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승훈의 최대 무기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에 견줄 만한 심폐지구력에 있다. 한국체육대학교 체육과학연구소가 2009년 6월 체육특기자 601명을 상대로 실시한 기초체력 테스트에 따르면 이승훈은 육상 중·장거리 선수들보다 10% 이상 앞서는 심폐지구력을 자랑한다.체육과학연구소 윤재량 교수는 “이 자료는 이승훈이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측정한 수치”라며 “ ‘VO2max추정치’의 경우 훈련을 통해 15%까지 커질 수 있는데, 그렇다면 전성기 시절 황영조(80대 초반)에 육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201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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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2관왕 비결…무기는 ‘매우 특별한 왼발’
“왼발을 잘 쓰는 게 정수의 최대 강점이죠.”이정수(21·단국대)를 석관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도해온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이준호 코치는 그의 2관왕 비결로 ‘왼손잡이’에 왼발이 강하다는 점을 꼽았다.이정수는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1분23초747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500m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로 한국 선수 중 첫 2관왕. 남은 남자 5000m 계주도 금메달이 유력해 3관왕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 코치는 ‘오른발을 잘 쓰면 일류선수가 될 수 있지만, 왼발을 잘 쓰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쇼트트랙계의 격언을 소개하면서 “토리노 대회 3관왕인 안현수(성남시청)가 왼발을 잘 썼는데, 지금 정수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왼발로 코너를 도는 훈련을 시키는데 다른 선수들은 6~7개월 걸리는 걸 정수는 한 달 만에 익히더라”고 떠올렸다.쇼트트랙은 시계...
201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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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우팅 해설’ 비난해도 난 신난다”
“하낫, 둘. 하낫, 둘. 이야아아, 좋아요. 뷰티풀, 원더풀.”독특한 ‘샤우팅’ 해설로 화제가 되고 있는 SBS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 제갈성렬씨(40)가 19일 캐나다-서울 이원생방송으로 진행된 SBS라디오 에 출연했다. 그는 “네티즌 사이에 나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걸 알지만, 나는 무척 신난다. 지금은 목이 아파 스프레이까지 뿌리고 있다”며 웃었다.제갈씨는 이규혁 선수가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눈물을 흘리자 방송 중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주장이었을 때 초등학교 6학년이던 이 선수가 들어왔고, 이후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다”면서 “나도 동계올림픽에 세 번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이 선수가 얼마나 아프고 힘든지 잘 안다”고 말했다.모태범과 이상화의 경기 해설 도중 그룹 2NE1과 그들의 노래 ‘아이 돈 케어(I don’t care)’를 언급했던 제갈씨는 “내가 2NE1의 팬인데다 두 선수가 21살이라서 ...
201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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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놓치고 홀로 조기 귀국한 이강석
지난 16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 레이스를 마친 이강석(25·의정부시청)은 끊어질듯 가뿐 숨을 몰아쉬며 기록을 확인했다. 34초988. 합계 70초041로 앞서 달린 나가시마 게이치로(일본)에 이어 2위. 아직 4명이나 레이스를 남겨둔 상황. 금메달은 이미 날아갔고, 동메달도 기대하기 힘들었다.“기록을 보는 순간 울컥했어요. 경기장에서 눈물을 보일 수 없어 꾹 참다가 라커룸으로 나와서 한없이 울었어요.” 토리노올림픽 동메달 이후 4년간 별렀던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을 놓치고 18일 저녁 홀로 쓸쓸히 귀국한 그의 목소리는 아직도 떨리고 있었다.최종 순위는 4위. 0.03초 차이로 동메달을 놓친 것도 아쉬웠지만 경기시간이 늦춰져 올시즌 세계랭킹 1위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정말 억울했다.1차 레이스 도중 정빙기가 고장나 2시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됐다. 처음엔 30분만 늦춘다더니, 자꾸 다시 미뤘다. 이강석은 몸을 풀다가 쉬기를 3번이나 반복해야 ... -
이상화 “23등도 즐거운 선수는 저뿐이겠죠?”
‘이상화’가 밴쿠버에서 활짝 피었다. 36명 중 23번째로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박수소리는 더 컸다.지난 17일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아시아 여자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딴 이상화(21·한체대). 그가 19일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1000m 레이스를 마치는 순간이었다. 1분18초24로 23위.그러나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된 이상화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했다. 선수생활 중 잠시나마 스케이트화를 편안하게 벗을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는 생각을 했을까. 경기후 공식 인터뷰에 응한 이상화는 “23등하고도 이토록 즐거워하는 선수는 저밖에 없을 것”이라며 선수를 쳤다.1000m는 이상화의 주종목이 아니었다. 전문가들도, 팬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레이스를 지켜봤다. 상위권에 진입한다면 ‘덤’으로 생각했던 터다.“원래 1000m는 제 종목이 아니어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는 이상화는 “국제대회에서 제일 잘한 게... -
노르웨이, 총 금메달 100개 첫 돌파
세월은 영웅도 비켜가지 못할 장애물인 모양이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남자 바이애슬론 전 종목을 석권하며 4관왕에 올랐던 노르웨이의 올레 아이너 뵈른달렌(36)이 이번 올림픽에서는 노골드에 그치고 있다.뵈른달렌은 19일 휘슬러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20㎞ 추적에서 2위에 올랐다. 앞서 벌어진 10㎞ 스프린트 17위, 12.5㎞ 추적 7위에 비하면 좋은 성적이지만 ‘바이애슬론의 마이스터’란 명성에는 못미친다. 그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3개 올림픽에서 9개의 메달(금 5·은 3·동 1)을 수확했다.노르웨이는 이날 여자 바이애슬론 15㎞에 출전한 토라 베르거(29)가 1위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00개를 돌파한 나라가 됐다. 이어 남자 20㎞에서도 에밀 헤글 스벤드센(25)이 101번째 금메달을 추가했다. 국가별 통산 금메달 수는 노르웨이에 이어 미국 84개, 독일 64개, 오스트리아 52개, 스웨덴 45개 등의 순이다. 부상 투혼을... -
2010년 2월 19일
◇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1. 에반 라이사첵(미국) 257.67◇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1. 크리스틴 네스빗(캐나다) 1분16초5613. 고현숙(북한) 1분17초6323. 이상화(한국) 1분18초24◇ 바이애슬론△여자 15㎞1. 토라 베르거(노르웨이) 40분52초873. 문지희(한국) 48분53초9△남자 20㎞1. 에밀 헤글 스벤드센(노르웨이) 48분22초571. 이인복(한국) 56분24초5◇알파인 스키 여자 복합1. 마리아 리슈(독일) 2분09초14◇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1. 토라 브라이트(호주) 45.0 -
모태범·이상화 ‘톡톡 튀는 기자회견’
“자기 소개 좀 해보세요.”생애 처음으로 공식 기자회견장에 앉은 선수가 외국 기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공식 기자회견, 그것도 올림픽에서 그런 타이틀이 붙는 자리라면 떨리고 긴장되는 게 마땅하다.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첫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은 이렇게 대답했다.“저는 위험한 것을 좋아하고,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좋아하며, 스릴을 즐기는 평범한 학생입니다.”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과 특이한 성격만을 딱 꼬집어 직업까지 댄 완벽한 대답. 모태범이라는 선수의 프로필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떤 느낌의 사람인지는 확실히 보여주는 개성 만점 대답에 외국 기자들의 조용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모태범은 이렇게 말하며 왁스를 바른 뒷머리를 위로 한껏 쓸어올렸다. 외모에 굉장히 신경 쓰는 청년이다. 10분 인터뷰 하는 동안 스무번 이상은 그랬던 것 같다.이번에는 이상화의 공식 기자회견장. 보통 이런 자리에는 허리를 등받이에 붙이고 앉진 않... -
쇼트트랙 훈련장 ‘다함께 하하하’
쇼트트랙 링크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4일 ‘충돌’ 이후 조금은 서먹했던 분위기도 완전히 사라졌다. 좀처럼 미소를 띠지 않던 이호석(24·고양시청)도 이제는 얼굴에 웃음을 띤 채 계주 훈련 동안 성시백(23·용인시청)을 힘차게 밀었다. 웃음과 함께 마음도 하나로 모였다.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 훈련장인 킬라니 트레이닝센터에서 몸을 풀었다. 계주 중심의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트랙을 힘차게 돌던 이호석은 열심히 성시백을 밀었고, 성시백도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여자 선수들도 이들의 뒤를 따라 계주 훈련을 이어갔다. 훈련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이틀 전만 해도 어딘가 모르게 서먹했던 분위기는 씻은 듯 사라졌다. 미안함에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이호석도 이날만은 환하게 웃었다.‘생일’이 분위기를 바꾼 덕분이었다. 현지시간 18일은 성시백의 23번째 생일. 성시백은 “훈련을 앞두고 동료 모두로부터 생... -
라이사첵 우승, 연아에게도 희소식
에반 라이사첵(25·미국)의 우승이 닮은꼴인 김연아(20·고려대)의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라이사첵은 19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67.37점을 획득해 쇼트프로그램(90.30점·2위)과 합계 257.67점의 개인 최고점으로 우승했다. 라이사첵은 1988년 브라이언 보이타노 이후 22년 만에 미국의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토리노올림픽 후 아이스 댄스로 전향했다가 올림픽 2연패를 위해 복귀한 에브게니 플루센코(28·러시아)는 쇼트프로그램(90.85점)의 우위를 지키지 못했다. 165.51점을 받아 합계 256.36점으로 1.31점 차 역전. 일본의 다카하시 다이스케(24·247.23점)는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를 시도하다 엉덩방아를 찧고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라이사첵의 승리 요인은 무리한 4회전 점프를 포기하고 3회전 점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