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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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교황’이 남긴 메시지, ‘보수 한국 가톨릭’ 바꿔놓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한국 천주교의 방향을 바꿔놓을까.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 특히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만나고 진심으로 위로한 교황의 방한이 온 국민의 마음을 촉촉이 적셨다. 정신적 지주로서 가톨릭의 위상도 높아졌다. 그러나 이번 방한 일정은 당초 행사 위주의 준비 과정과는 방향이 많이 바뀌었다. 교계 진보 세력의 목소리를 교황청이 정확히 파악해 수용했다. 교황 방한은 대전교구의 요청에 따라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참석이 확정된 뒤 11월로 예정됐던 124위 시복식이 합쳐지면서 윤곽이 나왔다. 준비 과정도 5개월밖에 안됐다. 원래 방한 준비는 전국 교구 연합체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맡아야 하는데 일정상 아시아청년대회를 주관한 대전교구와 시복식을 준비하던 서울대교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그러면서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비롯해 가톨릭 일각에서는 교황 방한의 방향에 대한 토론이나 합의 없이 행사 위주로만 짜여진다는 불만이 많았다. 교황이 빈민촌, 경남 밀양·제주 강정마...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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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귀국 전세기서 기자회견 “세월호 고통 앞에서 중립 지킬 순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세월호 참사 가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방한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교황은 “(세월호)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제안에 교황은 그에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리본을 떼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한 사람은 바티칸 수행단 일원일 것”이라며 “한국 측에서 그런 제안을 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AP통신은 이날 교황 방한을 정리하는 기사에서 16일 광화문광장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하던 교황이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족의 손... -
교황 서신·묵주 위로 선물받은 팽목항 실종자 가족들 “교황 직접 오신 것처럼 마음 환해져”
“교황이 직접 내려와 위로해주신 것처럼 마음이 환해졌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을 위해 준비한 편지와 묵주가 19일 진도 팽목항 광주대교구 천막성당에서 전달됐다. ‘교황의 위로 서신’을 건네받은 실종자 가족들은 실로 오랜만에 밝은 표정으로 교황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팽목항에서 126일째 고통 속에 기다림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자신들을 잊지 않은 교황의 따뜻한 배려에 감격했고,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이날 교황을 대리해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팽목항을 찾은 천주교 수원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는 “교황께서 주교들에게 지역의 지킴이, 희망의 지킴이가 돼 달라며 누구도 이 희망에서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하셨다”며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교황의 편지는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 전하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로 시작한다. 교황은 “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
잊지 말아요… ‘세월호 기억저장소’ 21일 안산에 문 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참사 가족들을 만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에는 세월호 참사의 ‘아픈 기억’을 담은 공간이 만들어진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네트워크’ 공동대표인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장은 19일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담은 ‘세월호 기억저장소’가 21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세월호 기억저장소는 지난 6월부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664번지에 터를 잡고 건립되기 시작했다. 건립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문가와 시민들의 재능기부와 성금으로 이뤄졌다. ‘아름다운재단’이 보증금과 월세를 지원하고, 건축가들이 재능기부를 해 내부 공사를 마쳤다. 김 원장은 “고잔동에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 80여명이 거주 중인데, 슬픔을 잊는 것만이 길이 아니라 끝까지 기억하고 마음속으로나마 아이들과 함께하며 다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면서 건립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상처받은 가족들이 그래도 굳센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억하고, 아이들... -
교황 공개 석상서 첫 앞날 얘기 “2~3년이 지나면 아버지 집으로 떠나지 않겠나”
“내 죄와 내 실수를 생각하려 애쓴다. 2~3년이 지나면 나도 아버지의 집으로 떠나지 않겠느냐.”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동승한 기자들에게서 교황의 ‘글로벌한 인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교황은 “하느님의 사람들이 그만큼 관대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내 죄와 내 실수들을 생각하면서, 오만해지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교황은 슈퍼스타급 인기를 스스로 받아들이고 요즘에는 “좀 더 자연스럽게” 처신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하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그 인기가) 처음으로 조금 두려워졌다”고 덧붙였다.교황은 “(인기는) 짧은 시간만 지속될 뿐임을 알기 때문”이라며 “2~3년이 지나면 (하느님) 아버지의 집으로 떠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교황은 올 12월이면 만 78세가 된다. 고령인 교황이 평소 측근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자주 해왔지... -
‘교황 메시지’ 통해 본 전문가들의 사회 문제 진단·처방 “다스림이 곧 섬김이란 교황의 말이 정치 지향점돼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중 소통, 평화, 정의실현을 위한 실천, 비인간적 경제모델 거부에 관한 메시지를 한국 사회에 던졌다. 한국 사회가 감당하고,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다. 통일, 경제, 종교, 사회 전문가들이 교황의 메시지를 두고 한국 사회 문제를 진단하면서 실천 과제도 제시했다. ▲ “가진 것 내려놓는 방식 경제기조 바꾸라는 것”- 우석훈 박사▲ “문제 일상화 되기 전에 민의 반영 제대로 해야” - 신광영 교수▲ “중립 내세워 불의 외면 교회지도자 향한 경종”- 오민환 상임연구원▲ “화해·공존·평화가 남북관계 풀어갈 가치” - 백학순 수석연구위원■ 물질주의, 빈부격차 해소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는 “가난한 이들을 배려하라” “비인간적인 경제모델을 거부하라”는 교황의 말을 들었을 때 노동조합에 적대적인 한국 사회를 먼저 떠올렸다. 우 박사는 “가난하고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이 모여 결성한 것이 노동조합”이라며 “노조가 권리를 주장하고 사측과 대립한... -
종교를 광장에 호출하는 사회… 민주주의 위기 방증
19일 오전 천주교 사제 23명은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방문했다. 사제와 주민들은 지난 6월 경찰이 주민들의 농성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위법하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노동위원회 도철 스님 등 종교인들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7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47)와 함께 단식했다. 지난 14일 광화문광장에서는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이주·노동인권위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외면하는 정부의 현 정책이 종교적 신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올해로 10년째가 된 고용허가제 폐지를 촉구했다. 군부독재 시절 많았다가 민주화 이후 뜸했던 종교인의 사회 참여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요즘 사회 갈등의 현장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사회변혁을 요구하는 종교인들을 볼 수 있다. 종교인들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집행에 적극 반대하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
“우리도 몰랐던 우리 안의 온화한 기운 일깨워 줘 행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5일간 방한 일정이 끝났다. 그의 메시지는 우리 사회에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 우리는 그 메시지를 통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19일 경향신문사 편집국에서 좌담회가 열렸다. 한상봉 ‘가톨릭 지금여기’ 주필이 사회를 맡고 박동호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서울 신정동 성당 주임신부), 김근수 평신도 신학자, 이주향 수원대 철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관심한상봉(사회) = 이번 방한에서 교황은 세월호 가족들의 손을 여러 번 잡아주셨다. 교황이 보여준 세월호에 대한 관심,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이주향 = 교황을 보면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온화한 표정이다. 온화한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온화함의 힘을 알았다. 교황의 표정은 자유로운 영혼의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 표정이 무거워질 때가 몇 번 있었다. 시복식 전 카퍼레이드를 할 때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러 걸어가는데 심장이 툭... -
교황 “세월호 유족 고통 앞에서 중립지킬 수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세월호 유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교황은 18일(현지시간) 한국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 안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교황은 “(세월호 추모)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실제 그는 방한 기간 내내 노란 세월호 리본을 착용한 채 미사 등 각종 행사에 나섰다. 앞서 교황은 지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하고서 세월호 추모의 의미가 담긴 노란 리본을 선물 받았다. 이날 귀국 길 기자회견에도 세월호 리본은 교황의 왼...
20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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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파파… 교황, 방한 마치고 로마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18일 “아직도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에게 교황이 편지와 묵주를 선물했다”며 교황이 자필로 직접 서명한 한글 편지를 공개했다. 교황은 편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내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희생자들을 품에 안지 못해 크나큰 고통 속에 계신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위로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교황은 편지에 10명의 실종자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이들이) 하루빨리 부모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보살펴주옵소서”라며 주님께 간구했다. 이어 “실종자 가족 여러분, 힘내세요! 실종자 가족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