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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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문과의 눈물’ 이대로 놔둘 건가
교육현장에서 인문학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이 5회에 걸쳐 연재한 ‘문과(文科)의 눈물’ 시리즈는 학교 교육 현장 전반에서 ‘인문학 인프라’가 붕괴될 위기에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학에서 문(文)·사(史)·철(哲) 중심의 순수 인문계열 학과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고교에서도 ‘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인문학 위기론이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더 구체적이다. ‘문과의 눈물’ 보도에 따르면 2003년 이후 대학의 전체 학과 수는 16.6% 늘었다. 반면 인문계열 학과 수는 1.7% 줄었다. 게다가 2011~2013년 통폐합된 인문계열 학과도 43개에 이른다. 통폐합 후 ‘문화콘텐츠학과’ ‘디지털콘텐츠학과’ ‘역사콘텐츠학과’ 등으로 이름을 바꾼 학과들은 소설, 시, 근현대사 같은 순수 인문학 대신 ‘공연예술기획론’ ‘출판기획론’ ‘만화산업이론’ 등 이른바 ‘응용인문학’을 가르친다.문제는 이 같...
201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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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조정 시장논리에 맡기면 인문학은 고사”
한국대학학회는 대학 구조조정에 학술적으로 대응하고, 대학의 지향점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6월 설립됐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등이 고문을 맡았고, 200명이 넘는 교수들이 창립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초대 학회장을 맡은 윤지관 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60·사진)를 만나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점과 대안을 들어봤다.- 대학이란 무엇인가.“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는 곳이다. 합리적인 사고와 사회에 대한 봉사의식을 지닌 시민을 길러내는 고등교육 기관이다.”- 기업은 대학 졸업자의 업무 숙련도가 떨어진다고 비판한다.“이명박 정부 때부터 기업들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인력을 대학이 길러내야 한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학을 취업을 위한 중간단계로만 여겨 학생들은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공부다운 공부는 멀리하게 됐다.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만들어내는 곳이 아니다. 사고력... -
인문학 장기 투자, 문·이과 융합교육, 학자들이 대안 마련… 인문학 길을 찾자
1996년과 2006년에 제기된 인문학 위기론의 배경에는 인문계열 교양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과 대학원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인문학의 위기는 더 구체적이고 더 극단적이다.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까. ‘문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대안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1) 대학 평가지표에서 취업률을 빼자2003년 이후 대학의 전체 학과 수는 16.6% 늘었다. 인문계열 학과들만 1.7% 줄었다. 2011~2013년 통폐합된 인문계열 학과만 43개에 이른다. 주된 원인은 취업률이다. 교육부는 2011년부터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과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을 선정하고 있다. 평가지표 중 배점이 가장 큰 항목은 재학생 충원율이고, 취업률은 그 다음이다. 그러나 재학생 충원율에는 졸업 후 취업 가능성에 대한 재학생들의 평가가 반영된다. 사실상 취업률이 결정적 지표다. 대학들이 인문계열 학과를 구조조정 1순위에 올려놓는 것은 인문계열이 ...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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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 줄어든 연구자·강사는 고용 불안… 설 자리 늘어난 전임교수는 연구 위축
사회 전반의 ‘인문계열’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인문학 연구자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 통폐합과 정원 축소는 고용불안에 떠는 비정규직 인문학 연구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다. 인문학 연구자들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마지못해 매달리면서 정작 자신만의 연구는 하지 못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대학에서 인문학 강의가 축소돼 전임교수의 강의 담당률이 높아지면서 석·박사급 시간강사는 강단에서 밀려나고 있는 반면 전임교수들은 늘어난 강의 시간에 제대로 된 연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불안한 미래로 인해 인문학을 계속 공부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젊은 인문학도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연구와 교육, 후속 학문세대 양성이라는, 인문학이 존속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토대가 통째로 침식되고 있다. ‘인문학과’의 위기가 ‘인문학’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논문 쓰는 기계가 된 느낌이에요”서울에 있는 대학 연구소의 ... -
인문서 출판 ‘필자’가 없다
대학 내 인문학 연구자들이 ‘논문 쓰는 기계’가 되면서 한 사회의 지적 성과물들을 축적하고 유통시켜야 할 인문서 출판은 ‘필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인문서 출판사 관계자들은 “필자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출판사 ‘천년의상상’ 선완규 대표는 27일 “책 하나를 제대로 만들어내려면 집필하는 데만 1~2년은 걸린다. 그런데 대학 연구자들에게 청탁을 하면 그 시간에 논문도 써야 하고, 콘퍼런스 준비도 해야 해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사월의책’ 안희곤 대표는 “전문적인 분야에서는 책을 쓸 수 있는 필자들이 국내에 몇 사람밖에 없다. 인력 자체가 한정돼 있는데 그 한정된 인력들도 논문에 매여 있다”고 밝혔다.논문 작성에 짓눌려 있는 연구자들이 대부분 왕성하게 지적 생산물을 내놓아야 할 30~40대 소장학자들이라는 점에서 이런 현상은 출판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서출판 길’ 이승우 실장은 “한 가지 주제를 집요하게 천착해야 일가를 이룰 수 있는데 ...
201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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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도 문과 기피… 이과 선호도 2배나 높아
취업 걱정에 따른 ‘문과 기피’ 현상은 고등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의 인문계 전공자 ‘채용 기피’가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 통폐합, 고등학생의 ‘문과 기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경향신문이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일반고인 ㄱ고교 1학년 한 반 학생 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추세가 여실히 드러났다.▲ 문과 선택 학생 29%뿐 “수학 어려워 어쩔 수 없이”조사 결과 학생들의 이과 선호도가 문과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문과와 이과 중 어떤 계열을 선택할 예정인가’란 질문에 19명(50%)이 이과를 선택했다. 문과를 선택하겠다는 학생은 11명(29%), 예체능을 선택하겠다는 학생은 3명이었다. 5명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해당 계열을 선택한 이유도 문·이과에 따라 달랐다. 이과를 선택한 학생은 취업과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해당 계열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복수... -
수능 이과 선택 고교생 울산 강남고 96%·부산 장안고 75%
갈수록 심화되는 고등학생들의 ‘문과 기피’ 현상은 통계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24일 경향신문과 하늘교육이 2010학년도부터 2014학년도까지 5년간 전국 일반고 1525개교, 서울 일반고 184개교, 전국 자사고 50개교 학생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이과 선택 비율을 분석한 결과 이과 선택자 비율이 높아졌다. 전국 일반고의 이과 선택자 비율은 2010학년도 37.2%에서 2014학년도 41.5%로 높아졌고, 서울 일반고(31.1%→35.3%)와 전국 자사고(42.0→56.2%)도 이과 선택자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전국 일반고 중 이과 선택자 비율이 가장 높은 울산 강남고의 경우 2014학년도 이과 선택자가 96.3%에 달했다. 2010학년도에는 전교생의 27.4%만 이과를 선택했던 부산 장안고도 2014학년도 이과생 비율이 74.8%로 3배가량 늘었다. 서울 일반고 184개교 중 이과생 비율이 50%를 넘어서는 학교는 17곳(9.2%)으로 이 중 대... -
서울대 편입생, 인문계열은 3%… 3년간 68%가 의약계열로
최근 3년간 서울대에 편입학한 학생 10명 중 7명가량은 취업이 잘되는 의약계열로 몰렸고, 인문계열 편입생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2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2012∼2014년 서울대 편입학 모집단위별 합격자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서울대 편입생 366명 중 248명(68%)이 의학과·간호학과·약학대학 등 의약계열로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인문계열 편입생은 12명(3%)에 그쳤다. 인문계열은 중어중문과·종교학과·동양사학과·언어학과에서 1명씩, 불어불문과·미학과·서양사학과·서어서문학과에서 2명씩 편입생을 받아들인 것이 전부였다. 사회과학 계열도 15명을 뽑은 데 그쳤는데 그나마도 절반가량인 7명은 경제학부로 편입했다.편입생의 직전 학교 전공은 영어·경영 등 인문계열이 19%(69명)에 이르러 인문계열 출신 학생들이 취업이 잘되는 의약계열 등으로 몰리고 있음을 방증했다. 현행 제도상 인문... -
문·이과 통합교육 ‘이과 쏠림’ 줄일까
고교에서 문·이과 통합교육이 이뤄지면 ‘문과 기피’ 현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안’을 발표했다. 교육부 방안대로라면 2017년부터 고교생들은 문·이과에 관계없이 공통사회, 공통과학 과목을 함께 배우고, 두 과목 모두 수능을 치르게 된다. 현재는 문·이과생들이 각각 사회탐구·과학탐구 과목만 배우고 수능을 치르게 돼 있다.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영효 전교조 참교육실장(서울 방원중 교사)은 “2009년 교육과정 개편이 이뤄진 이후 현재 교육과정은 ‘선택형 교육과정’ ”이라며 “다양한 선택과목을 두고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선택하도록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수능에서 국·영·수 비중이 높은 데다 대학들이 문과계열은 사회탐구를 배운 학생만을, 이과계열은 과학탐구를 배운 학생만을 선발하면서 교육과정의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고 설...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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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과 2학년 ‘취업’ 고민에… “편입하거나 재수하는 게 어때”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 영어영문학과에 다니는 장모씨(20)는 최근 이공계열 복수전공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학점에 스펙 채우기에도 빠듯하지만 졸업 후에도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선배들을 보면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취업 얘기를 꺼내면 아예 편입이나 재수를 하라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면서 “이제 2학년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려니 불안하다”고 말했다.채용 현장에서 대학 인문계열 출신이 홀대받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문학 전공자는 매년 쏟아져 나오는데 괜찮은 책상머리 일자리는 늘 부족했다. 그래도 눈높이를 낮추면 취업할 만한 곳도 있었고, 해볼 만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인문학 전공자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은 “어떻게 해도 안된다”는 비명에 가깝다. 최근 들어 주요 대기업들은 인문계열 전공자들의 채용 문을 더욱 좁혀놓았다. 그나마 인문계열 출신들에게 발 뻗을 공간을 만들어주던 금융권이 유례없는 인력 구조조정에 몸살을 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