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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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파 이병기, 청 중심서 밀려… 우병우 등 강경파 득세
청와대 내부의 당·청관계 ‘근본주의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서 ‘득세(得勢·세를 얻음)’하고 있다는 말들이 들린다. 여론을 살피고 정치권과의 대화·타협을 중시하는 온건파들의 입지는 축소되고, 대통령 심기만 살피고 ‘충성’만 강조하는 강경파들의 활동반경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하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찍어내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이런 기류가 드러났다는 분석도 나온다.무엇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온건파’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사진)이 소외됐다는 소문이 대표적이다. 이 실장이 박 대통령과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졌으며, ‘문고리 권력 3인방’은 물론 몇몇 강경파 수석들과 불화를 겪으며 입지가 축소됐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아직까지 3인방이란 말이 나오는데 저로서도 자괴감을 느낀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이병기 소외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실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과 매일 ...
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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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 엎드린 85명 초선들, 김태호·이인제는 ‘신친박’, 뭉친 충청권 ‘영남’ 품에
여당 원내대표가 사실상 ‘숙청’되는 ‘유승민 파동’ 동안 여권의 속살이 여실히 공개됐다. 여당을 바라보는 과거의 ‘틀’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현상들도 눈에 띄게 나타났다. 풍파를 겪는 동안 변화된 ‘새누리 지형도’를 되짚어봤다.■ 풀보다 빨리 누운 초선들우리 정당사에서 쇄신·정풍 운동이 벌어질 때마다 익숙하게 등장했던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모습은 이제 새누리당에서 찾아보기 힘든 유물이 됐다. 새누리당 의원 160명 가운데 초선은 85명으로 53.1%(새정치민주연합 46.9%)에 이르지만 이들이 이번 원내대표가 축출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다거나 존재감을 보였다는 이야기는 없었다.김성태·박민식·황영철 의원 등 ‘재선 그룹’이 청와대에 맞서나 했지만 미풍에 그쳤다. ‘바람보다도 빨리 눕는다’는 풀보다 ‘박근혜 키즈’ 초선 의원들은 더 빨리 누웠다는 평이다.18대 국회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출신의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일 지역... -
김무성 “더 거론 말자”… 유승민, 측근에 “총선 잘되길”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적 숙청’ 작업을 끝낸 다음날인 9일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김무성 대표는 다시 ‘함구령’을 내렸다. 대신 당 지도부는 일제히 ‘국민’과 ‘민생’을 입에 올렸다. 여권 내홍을 봉합하는 데 부심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 일부와 친박계는 이날도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한국 정치사의 오점으로 남을 이번 사태에 대해 집권여당 누구에게서도 책임지는 자세를 볼 수 없었다.■ 함구령 속 봉합 시도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유 전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7명 전원이 참석했다. 김무성 대표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이 일을 계기로 당이 더욱 단단하게 하나로 결속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펴나가는 데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묵언이다. 애당심으로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태를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 -
새정치 김상곤 혁신위원장, 유승민 사퇴에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9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와 관련해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가정맹호·苛政猛虎)는 말이 떠오른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어제 새누리당 의원총회를 보고 느낀 것이 바로 이 네 글자”라며 이 같이 말했다.‘가정맹호’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사납다는 뜻으로, 가혹한 정치의 폐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엄청난 폭탄 발언 이후 모든 새누리당 당직자들이나 의원들이 납짝 엎드리는 상황이 2주만에 다시 연출됐다”며 “대통령제가 갖고 있는 한계를 드러낸 면이기도 하지만 박 대통령의 본질을 드러낸 사건이라고도 봤다”고 말했다.이어 “이런 상황에서 우리 새정치연합이 더 올곧게 서서 제대로 의원과 국민 위한 정치를 해주길 많은 분들이 원할 것이다”면서 “새정치연합이 미래를 향해 혁신을 제...
2015.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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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유승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57)가 8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퇴임의 말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정신’이었다.유 원내대표 사퇴로 여권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한 집권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적 숙청’을 마무리했다. 지난 6일 국회법 개정안 재의 표결 보이콧과 함께 한국 정치사의 오점으로 남을 두 가지 독단을 힘으로 관철한 것이다. 국민도, 비민주적 리더십의 상징이 된 대통령도, 정부 하부기관으로 전락한 국회도, 권력에 무릎 꿇은 여당도 모두 ‘패배자’라는 지적이 나온다.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당 중심’ 국정운영을 내세우며 취임한 지 156일,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6월25일 국무회의) 발언 이후 13일 만이다.유 원내대표는 사퇴 표명까지 시간이 걸린 것을 두고는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법과 원칙, 그리... -
유 “정의로운 보수의 길 계속 가겠다”… 끝 아닌 시작에 방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57)가 8일 사퇴하면서 155일간의 ‘유승민 체제’를 마무리했다. 그는 “정의로운 보수의 길을 계속 가겠다”는 말로 사퇴의 변을 마무리했다. 원내대표 자리는 떠나지만 정치인 유승민으로서 ‘끝이 아닌 시작’을 선언한 셈이다. 13일간 사퇴 압박에 버텨 온 이유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유 원내대표 사퇴로 당분간 새누리당의 ‘좌클릭’ 실험은 표류하게 됐다. 하지만 ‘정치인 유승민’과 박근혜 대통령을 필두로 한 ‘현재권력’ 간 충돌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1시24분 정론관에 결연한 표정으로 들어섰다. 이어 3분36초간 직접 작성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며’를 읽었다. “저는 오늘 새누리당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납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저의 거취를 둘러싼 혼란으로 큰 ... -
‘찍어내기’ 그 후… 친박 “원내대표 추대하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사퇴하면서 ‘찍어내기 그 후’에 관심이 쏠린다. 멀어졌던 청와대와 여당의 ‘당·청관계’는 정상화될지, 새누리당 내부 계파 갈등은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등 여권 ‘권력 지형’에 일대 변화도 예상된다.여권의 앞날을 내다보려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제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의원들 스스로 퇴출 결의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의지를 거슬러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바탕에 있다.이날 의원총회에서도 수도권·영남, 친박·비박 등 지역·계파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을지언정 ‘역린’을 제대로 건드린 의원은 드물었다. 김무성 대표가 “책임 여부를 떠나 이유를 막론하고”라고 한 것도 다수 의원들 심경을 반영한 호소였다.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는 서슬퍼런 대통령 앞에서 ‘희생양 유승민’을 먼저 심판하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옳고 그름’에 앞서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여당 입장에서는 ... -
“청와대, 이겨도 이긴 게 아냐”
청와대는 8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 ‘찍어내기’라는 목적을 달성한 만큼 더 이상의 발언으로 다른 시빗거리를 만들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이다.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와중에 청와대가 정쟁에 몰두하고, 대통령이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말 한마디’로 들어낸다는 비민주적 발상을 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등 부작용도 크다. 여권에선 “청와대가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온다.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민경욱 대변인은 통화에서 “청와대가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 압박이 헌법가치에 어긋난다는 유 원내대표 사퇴회견을 두고 “평가할 것이 없다”고만 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전국의 시장, 군수,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앞으로 4대 개혁을 비롯한 국가혁신 과제들을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 -
비박 “표결을” 친박 “한가한 소리” 김무성 “옳고 그름 따지지 말자”
새누리당이 8일 의원총회라는 형식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유승민 찍어내기’를 끝내 성사시켰다. 박 대통령의 ‘6·25 국무회의 발언’ 당일 열린 의총에서 내렸던 결론은 13일 만에 번복됐다. 여당 소속 국회의원 160명 가운데 120명이 의총에 집결했다. 최경환·황우여 부총리 등 내각의 친박계 의원 5명은 모두 불참했다. 표 대결로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를 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암시와도 같았다. 당사자인 유 원내대표도 의총장이 아닌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견된 결론을 기다렸다.■ “옳고 그름 따지지 말라”오전 9시15분. 김무성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경험에 비춰보건대 정치인의 거취는 반드시 옳고 그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른 일이지만 물러나라’는 것인지, ‘따지지 말고 물러나라’는 것인지 모호했지만 ‘사퇴하라’는 요구는 매한가지였다. 김 대표는 “선당후사 정신”을 들며 “나보다는 당을, 당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차... -
오그라든 친박… ‘친위 쿠데타’ 14일 동안 내내 끌려가다 ‘반쪽 승리’
새누리당 친박계가 ‘수적 열세’라는 평가에도 8일 ‘유승민 찍어내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친박계가 당내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의 벼랑 끝 정치 덕에 목적은 달성했지만, ‘여권 내전’을 통해 오그라든 천덕꾸러기 친박의 실상이 낱낱이 드러난 때문이다.친박계는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 발언 이후 유 원내대표 사퇴를 밀어붙였지만 당내 반발에 오히려 막다른 골목까지 몰렸다. 이 과정에서 당내 소수로 전락한 사실과 함께 내부 갈등도 확인했다. 향후 친박계 주도의 당내 권력 재편을 도모할 경우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지난달 25일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후 지난 7일까지 친박계의 ‘친위 쿠데타 14일’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3번의 분기점에서 번번이 판정패만 했다.첫 번째 분기점이던 지난달 25일 긴급 의원총회에선 발언자 40명 중 4명만 유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해 사실상 재신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