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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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법의 도리, 고통 따르지만 오래도록 이롭다”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법지위도전고이장리).”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 탄핵심판의 재판장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이 13일 퇴임식에서 중국 고전 의 한 소절을 소개하면서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권한대행은 퇴임식에서 파면 선고 당시의 고뇌를 털어놨다. 그는 “헌재는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이 권한대행은 이어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그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 -
어이없는 ‘박의 불복’ 한국당도 당혹…야 “반드시 정권교체”
조기 대선판에 13일 ‘박근혜 폭탄’이 떨어졌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에 불복하고 일부 친박 의원들과 함께 검찰 조사와 민심에 저항하는 등 장기전 태세를 분명히 한 것이 조기 대선 변수로 부상하면서다. 박 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버티기가 개헌을 고리로 한 반문재인 연대의 성립 여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주도권 경쟁 등 쟁점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야권은 일제히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정권교체 당위성을 부각했다. 범여권인 바른정당도 비판에 가세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선을 그었지만, 탄핵에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부글부글 끓었다.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뉘앙스 그대로 불복이라면 그 책임은 몇 갑절 더 커질 것”이라며 “촛불 행진이 대통령 탄핵까지 가는 게 첫 결실이었다면 새로운 정권을 세우는 일이 남은 것”이라고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 -
민심과 맞서는 ‘친박 호위대’
자유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이 13일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보좌진을 자처하고 나섰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진지 삼아 탄핵 불복 투쟁에 돌입한 박 전 대통령 ‘친위대’로 나선 것이다. 국정농단 비호를 반성해도 부족한 친박이 ‘폐족’을 면하고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민심과 맞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박계 의원들은 이들을 ‘꼴박’(꼴통 친박)이라고 비판했다.친박들은 업무를 분담해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맏형’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조직 총괄, 윤상현·조원진·이우현 의원이 정무, 김진태 의원이 법률, 박대출 의원이 수행을 맡기로 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대독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의원이 대변인 격 역할을 한다.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간인 박근혜에 대한 수사는 대선 이후로 연기하라. 어디 도망갈 것도 아니고 피할 것도 아닌데 대선 이후에 차분히 수사를 진행하자”고 검찰을... -
“몸 안 좋고, 거실 추워 힘들어하신다” 지지층 동정 자극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온 지 이틀째인 13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친박계 조원진 의원(사진)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만난 뒤 “조금 몸이 안 좋은 것 같다. 다리, 발목을 다치셨다”며 “보일러가 거의 작동 안돼 거실이 추운 것 같다. 조금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를 나서기 전 직원들과 인사하다 발목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조 의원은 전날 박 전 대통령의 헌재 선고 결과 불복을 시사한 발언에 대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한 말에 다 포함된 것 아니냐”며 “현실적으로 법적 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비하신 게 아닌가 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씀이 없으셨다”고 말했다.박 전 대통령 지지자 10여명은 전날 자택 주변에서 밤을 새웠다. 이날 지지자들은 “탄핵은 빨갱이들의 조작이다” “탄핵 ... -
불구속 기소된 이영선, 경호팀 합류…윤전추는 사표 안 내고 개인 비서로
청와대는 13일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과 윤전추 행정관이 보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호관과 윤 행정관은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음에도 공무원 신분으로 박 전 대통령 자택에 파견돼 논란을 빚고 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기소될 경우 해당 기관장이 직위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이 경호관은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자택에 파견된 20여명의 대통령경호실 소속 경호팀 일원이다. 하지만 그는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등이 사용한 대포폰을 대신 개통하고 비선 진료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경호실 관계자는 “오늘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통보 받았고 (직위해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윤 행정관은 사표를 내지 않고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청와대 관계자는 “연가 상태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윤 행정관은 곧 사표를 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헌법의 발견, 그리고 박수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어제 30년 공직 생활을 마감하고 퇴임했다. 한국 헌정 사상 처음 대통령 탄핵 재판을 이끈 그는 퇴임사에서 헌법과 법치주의, 그리고 민주주의 가치를 다시 역설했다. 이 권한대행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놓고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올 때 “진실은 밝혀진다”면서 마치 거짓에 근거해 탄핵된 양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인 셈이다.그는 “우리가 현재 경험하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 -
‘이정미 재판관 헤어롤’…헌재에 보관될까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선고가 있던 지난 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이 출근길에 사용한 ‘헤어롤’을 보관하는 방안을 헌재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13일 헌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헌재는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결정문 등을 보관·전시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헌재 본관에는 전시 공간이 여의치 않아 공간이 확보되면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헌재는 이 권한대행이 사용한 헤어롤도 확보할 예정이다. 헤어롤은 이 권한대행의 자택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실제 이 권한대행의 헤어롤을 헌재가 보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당초 헌재는 이 권한대행이 헤어롤을 하고 있는 모습이 화제가 되는 것을 꺼려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사회 안팎에서 ‘일에 헌신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 등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관련기사 :AP “이정미 헤어롤 ‘해프닝’은 한국 여성노동... -
이정미 퇴임 축하 꽃을 든 여성들 "헤어 롤, 너무 귀여우셨어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식이 열린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는 전에 없던 꽃들이 눈에 띄었다.홍콩에서 34년을 살다 국내에 들어온 크리스틴 박씨가 헌재 앞 인도에서 꽃들을 매만지고 있었다. 이날은 박씨의 두번째 헌재 앞 방문이다. 박씨는 “지난주 재판관들을 응원하기 위해 헌재 앞에서 꽃으로 작품을 만드는데 태극기 집회에서 찾아와 망가뜨렸다”며 “오늘은 이 권한대행을 위해 꽃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얼마나 긴장하셨으면 핑크색 헤어롤을 한 것도 잊은 채 출근하셨겠어요. 너무 귀여우셨어요. 아름다운 판결,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오늘 꽃을 준비했다”고 말했다.박씨는 준비해온 의자를 금잔화, 튤립 등의 꽃과 리본으로 꾸몄다. 또 백합, 수국, 장미 등으로 만든 꽃다발도 4개도 헌재 앞 나무 밑에 두었다. 꽃다발을 묶은 리본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이정미 퇴임 축하 위해 전국에서 꽃을 들고 온 여성들... -
헌재 떠나는 이정미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탄핵 심경 밝혀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55)이 헌재가 만장일치로 내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에 대해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이 권한대행은 1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언제나 그랬듯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힘을 다했다”고 말했다.박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두동강 난 사회갈등상에 대해서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진단했다. 이 권한대행은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法之爲道前苦而長利, )는 옛 중국의 고전 한 소절을 읊었다.앞서 ... -
‘탄핵 주역’ 이정미 헌법재판관 퇴임사 전문
사랑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저는 오늘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지난 6년, 그리고 30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흔히 얘기하듯이, 큰 과오 없이 무사히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점,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여러 재판관님들과 헌법재판소의 모든 가족 여러분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는 부족한 저에게 참으로 막중하고 무거웠습니다.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 그 자리가 실은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 가운데였습니다. 또한 여성 재판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여성이 기대하는 바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그런 때, 어떤 판단이 가장 바르고 좋은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저의 그런 고민이 좋은 결정으로써 열매 맺었기를 바랄 뿐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