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모임 ‘투명가방끈’(구 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들의 모임)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2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4명의 청소년과 함께 ‘대학입시 거부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
투명가방끈은 기자회견에 앞서 동요 ‘곰 세 마리’와 만화영화 ‘카드캡터 체리’ 주제가를 ‘입시는 이제 잘 가라’는 뜻의 ‘입시즐’로 개사해 부르고 손뼉을 치며 대학거부 선언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5명의 청소년이 “우리를 거부하는 교육을 거부한다”며 “입시경쟁과 학벌사회를 비판하고 낙오자를 양산하는 교육시스템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날 수능거부 선언을 한 김한률군은 “누군가가 죽어야만 끝이 나는, 누군가의 등을 떠밀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 미친 치킨 게임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김한률군은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이미 누군가의 등을 떠밀어버린 후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서, 남아있는 우리들의 생존을 간절히 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능 거부자 양지혜양은 “나는 앞으로도 이 사회에서 거부당하는 자리에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거부당하는 위치에서 이 사회의 학벌에 의한 부조리를 거부하며, 모두가 탈락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꿈꿀 것”이라고 말했다.
투명가방끈은 경쟁교육과 무한경쟁으로 낙오자를 양산하는 기성체제에 저항하기 위해 2011년 대학거부선언과 대학입시거부선언을 하면서 시작된 모임이다. 이 모임을 통해 그동안 58명이 대학거부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