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배달앱 별점·리뷰, 이젠 운영의 묘 찾아야

김동석 직업상담사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외식업체의 배달앱 이용률이 급속히 늘고 있다. 배달앱에서 소비자가 부여하는 별점이나 리뷰가 광고·마케팅의 주요 수단이 되고 있어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매우 예민한 존재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경험해보지도 않은 외식업체의 평판과 신뢰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김동석 직업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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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이 필요 이상의 비용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까지 높은 별점과 좋은 리뷰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별점이나 리뷰가 매출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이 74.3%였다고 한다. 배달앱 이용 자영업자 중 63.3%가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 피해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처럼 악성 소비자들이 배달앱의 별점·리뷰 제도를 악용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별점 테러(악의적인 별점 부여)’로 환불이나 물질적 대가 등 무리한 요구를 주장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별점 테러, 악성 리뷰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자영업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외식업체를 하던 한 자영업자가 별점 테러로 폐업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어느새 별점과 리뷰가 새로운 ‘권력’이 되었고, 별점 테러와 악성 리뷰는 신종 ‘갑질’로 변질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별점·리뷰 제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였고,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제도 자체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제도를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리뷰·별점 제도는 서비스 개선과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다. 실제로 리뷰 제도를 통해 배달앱 서비스가 많이 개선돼왔고, 소비자도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자영업자 역시 리뷰를 토대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순기능도 많았다. 순기능 못지않게 끊임없이 제기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악성 소비자들의 활동에 무방비로 노출된 자영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적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현재의 명확하지 않은 별점 부여 기준을 재정립하고, 효율적으로 악성 소비자를 제재할 방안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리뷰 실명제 또는 이용자가 리뷰를 조작하거나 댓글로 갑질을 일삼는다면 앱 사용을 정지시키거나 리뷰를 못 쓰게 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결국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운영 방법상 문제라는 관점에서 해결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별점·리뷰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순기능은 강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배달앱 업체,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리뷰·별점 제도가 하루속히 자영업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유익한 제도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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