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경다양성 축하’ 주간…증상이 아니라 독특함이다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정신과 전문의

‘약함은 새로운 가능성이다’ ‘빠른 학습자가 있다면 느린 학습자도 있다’는 주제로 지난 2월 국회에서 신경다양성에 관한 행사가 있었다. ‘청소년과 가족의 좋은 친구들’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행사였다. 그리고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세계 신경다양성 축하 주간’(Neurodiversity Celebration Week)이 개최됐다. 영국의 한 청년이 제안하여 2018년 시작된 행사다. 주요 국제기구에서 인정을 받고 확대돼 올해에는 세계 1500여개의 학교와 70만명의 청소년과 청년, 교사, 부모, 기업과 취업지원 전략가가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발돋움했다.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정신과 전문의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정신과 전문의

각국의 신경다양성 운동가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SD)과 ESG 경영의 모토에 포함된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주제에 신경다양성도 함께 들어가야 함을 주창하고 있다. 이 요청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휼렛패커드, SAP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호응하기 시작했고, 여러 나라의 대학들이 참여하여 신경다양성 취업지원센터가 구축되고 있다.

신경다양성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 자폐증, 느린 학습자 및 지적 발달장애, 학습질환 등 뇌신경계의 변형 상태를 오직 질환으로만 보는 경향에 반대하고 긍정적 기능에 주목하자는 개념이다. 1998년 하비 블룸이라는 언론인이 제안하고, 주디 싱어라는 사회학자가 논문으로 발표하며 사용이 확대되었다.

특히 2017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신경다양성 개념에 기초한 기업들의 취업 실태와 현황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화두가 되었다. 뇌신경 질환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독특한 개성을 지닌 신경다양성의 일원으로 보는가, 아니면 환자의 정체성으로만 보는가에 따라 사회성, 학습 성취에서 다른 결과를 보인다는 영국 그리핀 박사 연구 결과도 큰 시사점을 주었다.

발레리 시나손이라는 발달장애 치료자는 타고난 1차적 장애보다 사회가 기회를 주지 않는 2차적 장벽이 더 장애를 고착화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증상을 독특함으로, 약함을 가능성’으로 바라보자는 변화는 구호에 그치고 있지 않다. 신경다양성 상태의 청년 취업을 개발하고 구체화하여, 사회와 기업에 기여하는 방식을 만들어내는 ‘스페셜리스테른’ ‘디서빌리티 인’ 등 지원단체들이 만들어지며, 지원과 채용이 늘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사회 ‘밖으로’ 더 내보내고 있는가? 혹은 ‘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가기를 추구하는가?”라는 디서빌리티 인의 질 호튼의 질문은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우리도 묻고 싶다. 10명 중 4명이 인생에 한번은 정신과 진료를 받고, 학교 교실의 학생 10명 중 3명은 정서위기와 함께 수업 집중이 어려운 상태이다. 신경다양성이라 부르는 15~20%에 해당되는 청년들을 어찌할 것인가?

이 청소년과 청년들을 계속 사회 밖으로 내몰 것인가? 우리 사회와 그리고 기업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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