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격행보 이준석, 여·야·정 협의체 가동으로 진정성 보이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참배를 마친 후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참배를 마친 후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파격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희생장병 묘역을 참배한 뒤 광주를 방문해 학동4구역 철거 현장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했다. 과거 당직자들이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먼저 방문한 것과 다르다. 보수정당 대표가 첫날부터 광주를 찾은 것도 눈에 띈다. 천안함 유족을 만나 소통을 시도하고, 광주에 손을 먼저 내민 것 모두 신선한 행보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첫 회의에서 “오늘부터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대전환을 이끌라는 여론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태도가 보인다. 이런 시도가 정치권의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 대표가 당 인선에서 개혁보수 성향 초선과 여성을 전면 배치한 점도 평가할 만하다.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원외 여성 전문가를 모시겠다”고 했는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여성 최고위원 3명을 합치면 최고위원 9명 중 4명이 여성이다. 50~60대 남성이 주류였던 당 지도부의 구성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도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말과 행동에 의구심이 인다. 이 대표의 행보가 지나치게 이벤트성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 대표가 전날 자전거를 타고 국회에 출근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그 자신이 말한 대로 “젊은 세대에게는 친숙하지만, 주류정치인들에게 외면받았던 논제들을 적극 선점하고 다루겠다”는 말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나아가 책임 있는 국정 파트너로서 그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 대안을 놓고 여당과 협상과 투쟁을 병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대표의 파격행보가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대표를 향해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조속 가동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른 시일 내에 합의해 정례화할 수 있도록 말씀드리겠다”고 화답했다.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018년 8월 합의한 회의체로, 여야 간 생산적 협치와 원활한 소통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그해 단 한번 열린 후 2년반 넘게 공전해왔다. 여·야·정 협의체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코로나19 손실보상법을 비롯해 산업재해 방지대책, 백신 개발 등 민생 현안이 원활하게 논의될 수 있다. 이 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국가적 위기 상황인 만큼 야당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다짐이 실현되는지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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