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민주당 전체의 실천 이어지길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8일 기자회견에서 “이 순간부터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며 실력·정책 논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캠프에는 의혹 제기에 앞서 후보들의 신상과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상황실장급 소통 채널’을 두자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허위사실로 음해나 의혹이 제기될 때는 당이 신속히 대응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본인, 캠프, 당 선관위가 네거티브 중단을 위해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다.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그런 다짐이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흠집내기나 의혹만 부풀리는 네거티브가 여당 경선에서 퇴출되는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 지사는 “지역 순회 중에 ‘민주당이 집안싸움 너무 심하게 한다’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네거티브가 후보끼리 상처 주고, 당 경선에는 실망만 키우고, 국민들에게 불편을 드린 것이라고 짚었다. 여권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여론조사에서 높아지고, 당에서 맺은 ‘원팀 협약’마저 길을 잃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본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네거티브 피로감은 ‘명낙대전’으로 불리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에 쌓여왔다. 경선 초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행적과 ‘백제’ 논쟁에 파묻히더니, 두 후보가 과거 5·18 구속자부상자회장과 찍은 사진을 서로 들이대며 ‘조폭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조폭 연루설을 모른 채 5·18 관련 단체장과 사진 한 장 찍었다’는 말은 상식적인데, 두 경선 캠프는 ‘나는 그렇지만, 너는?’이라고 부딪쳤다. 아니면 말고 식 할퀴기나 지엽말단적 말꼬리 잡기는 정치혐오와 지지층의 반목만 키울 뿐이다. 역대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갉아먹고, 비전과 공약을 가리는 독버섯이었다.

네거티브는 악순환한다. 한쪽에서 제기하면 맞대응하고, 싸우면 이기고 보려는 심리가 작동하며 수위가 높아진다.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이재명·이낙연 후보는 결자해지에 나서고, 추격하는 후보들도 선 넘지 않는 사실 검증에 주력해야 옳다. 민주당 선관위는 네거티브의 사실관계와 책임소재를 조기에 가려 유권자의 판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대선판에서 경쟁하는 미래 구상은 지금도 부족하다. 후보들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두고 경쟁을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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