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실화한 대장동 특검 논의, 대선 혼선 최소화해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세번쨰)가 10월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기현 원내대표등 최고위원들과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피켓팅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세번쨰)가 10월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기현 원내대표등 최고위원들과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피켓팅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장동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 도입에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장동 특검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했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특검 논의를 위한 원내대표 회동을 즉각 제안했다. 정치권에서 사실상 특검 도입 논의에 불이 붙는 형국이다.

특검 도입 논의는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데서 비롯됐다. 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40일이 지나도록 대장동 사업의 관리·감독권을 가진 성남시 개입 여부와 토건세력들을 도운 배후 수사는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야당에선 검찰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사건이라 수사에 미적댄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 안팎이 특검을 지지했다. 이 후보의 특검 수용 입장에는 이런 의혹을 돌파하지 못하면 대선 승리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은 “검찰 수사가 끝나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특검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한 의혹도 터져나왔다. 대장동에서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긴 세력들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때도 등장했는데, 대검 중수부가 이들의 불법대출을 알고도 봐줬다는 것이다. 당시 주임검사가 윤 후보다.

하지만 대장동 특검은 성사 여부조차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여야 모두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번 특검은 이 후보가 배임을 했는지, 윤 후보가 대장동 세력을 봐줬는지를 규명해야 한다. 토건세력을 도운 ‘50억 클럽’ 등에 대한 의혹도 밝혀야 한다. 특검이 규명해야 할 부분이 방대해 여야의 협상에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우여곡절도 예상된다. 검찰 수사 후 아무리 빨리 꾸려도 보통 3개월 이상으로 잡는 특검이 대선 전 수사를 마무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특검을 하게 되면 대선 정국이 수사 국면으로 흐를 개연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 도입 논의가 시작되자마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고발 사주 의혹 특검 임명권을 여당이 갖는 대신 대장동 특검 임명권은 야당에 넘기라고 말했다. 여당이 받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번 특검은 특정 정당의 추천이 아니라 중립적으로 수사할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 대선 유불리에 관계없이 진실을 밝히는 게 특검의 목적이어야 한다. 여야는 특검 협상을 벌이더라도 이런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정식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음에도 특검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검찰이 자초한 것이다. 정치권의 특검 논의와 관계없이 검찰은 당초 공언했던 대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대장동 특혜 의혹의 전모를 규명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할 것이다.

[사설] 현실화한 대장동 특검 논의, 대선 혼선 최소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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