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의 기록적인 물가 충격, 인플레·공급망 대책 시급하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2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 속에 한국의 경제의존도가 높은 두 경제대국(G2)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세계 경제의 우려를 낳는다. 밖으로부터 커져가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별하고도 선제적인 대비가 요구된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6.2% 올라 1990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1년 전보다 13.5% 뛰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소비자물가는 1.5%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나라 모두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원자재·물류·인력 등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장기화되고, 국제유가 등 각종 에너지 가격은 상승하고, 소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게 핵심 이유로 손꼽힌다. 특히 미국의 물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예측을 깨 시장에 큰 충격을 준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물가 상승) 추세를 뒤집는 것이 나의 최우선 사안”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그 여파로 한국의 실물경제와 금융·외환 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3.2% 올라 201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여 이미 심상치 않은 국면이 됐다. 당장 심각한 위험은 아니라지만, 시민들의 생활고를 높이는 물가는 중장기적으로 세심하게 점검해야 할 위험요소라는 점에서 당국은 철두철미한 관리를 해야 한다.

미·중의 인플레이션 압력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 위축과 미·중을 비롯한 각국 사이의 통상 갈등,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탄소중립 추진과 같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외생 변수는 많다. 세계경제가 밀접하게 얽히고설켜 있어 이번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 작은 자재·부품 하나라도 그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말처럼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디지털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하며 전환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이날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다양한 대외 변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산업구조 특성상 제조업 비중이 크고, 대외 의존도도 높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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