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먹는 코로나 치료제 국내 승인, 충분한 확보가 관건이다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AP연합뉴스

미국 화이자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AP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7일 화이자사가 개발한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국내에서도 먹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처음으로 승인된 것으로, 식약처는 다른 치료제 머크사의 ‘라게브리오’에 대해서는 안정성·효과성을 추가 확인하고 있다. 먹는 치료제 승인은 코로나 19의 중증진행을 막는 효능이 있는 만큼 코로나 사망률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두 치료제의 사용을 승인했으며 세계 주요 각국들도 속속 사용 승인과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먹는 치료제는 코로나19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사망 위험을 88% 감소시키는 효능을 인정받았다. 주사형 치료제에 비해 보관과 사용이 훨씬 편하다. 병원에서 60분간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렉키로나주와 달리 팍스로비드는 환자 스스로 복용이 가능하다. 이르면 내년 1월 중순부터 국내 환자들이 이 약을 처방받을 수 있게 되는데, 환자의 치료 선택권이 넓어질 뿐 아니라 재택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방역방침 전환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상치 않다. 신규 확진자는 주춤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가 일주일째 1000명대에 달하고, 하루 사망자 수도 줄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도 빠르게 전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먹는 치료제가 도입되면 백신에 치중해온 코로나19 대응이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과 치료제 투여를 통한 완치라는 양대 축으로 재편된다. 방역에서 강력한 무기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관건은 먹는 치료제의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다. 정부가 이날까지 선 구매 계약을 완료한 물량은 총 60만4000명분(머크사 24만2000명분과 화이자사 36만2000명분)이다. 40만명분에 대한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지만, 미국(1000만명분), 영국(275만명분), 일본(200만명분) 등의 화이자 확보분에 비하면 물량이 적다. 더욱이 치료제는 내년 초에나 제조해 배분할 예정이라니 그때 가서 어떤 일이 생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원자재 부족이나 유통망 이상 등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당국은 어떤 일이 있어도 치료제 확보에 늦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이 걸린 사안인 만큼 약이 다소 남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히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게 맞다. 올 초 백신 확보에 뒤처져 우왕좌왕한 일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당분간 물량 부족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에 치료제가 들어왔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배분의 순위도 정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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