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후보 부부의 ‘무속 연루설’, 시민은 진상 알 권리 있다

국민의힘 대선캠프의 ‘무속 연루’ 시비가 이어지고 있다. 23일에는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굿을 했다’고 지목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거짓말이라고 공개 반박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와 7시간 넘게 통화한 녹음파일 중에 전날 MBC가 추가 공개한 대화록에서 “이 바닥에선 누구 굿하고(하는지) 나한테 다 보고 들어와. 누가 점 보고 가고 이런 거”라며 한 말이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홍 의원은 “내 평생 굿한 적 없고 나는 무속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고, 유 전 의원도 “모두 허위 날조”라고 선을 그었다. 당내 경선 때 윤 후보의 손바닥 ‘왕(王)’자와 “천공 스님을 뵌 적 있다”는 말을 두고 후보 간에 벌어진 주술·무속 설전이 재연된 셈이다.

김씨는 추가 공개된 녹취록에서 윤 후보가 사법시험과 검사 직업을 선택할 때도 ‘무정 스님’의 말을 따랐다면서, “(그분이 남편을 소개할 때 한 말이었는데) 결혼해보니까 내가 남자고 남편이 여자인 거야. 진짜 도사는 도사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웬만한 무속인보다 낫다…점쟁이 점을 쳐준다니까”라며 직접 유튜브 기자의 손금과 관상을 봐주기도 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윤 후보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건진 법사와 그의 스승인 혜우 스님이 2015년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가 예술의전당에서 주관한 ‘마크 로스코 전시회’ VIP 개막식 행사에 참석했다”며 관련 사진·영상을 공개했다. 그간 “김씨 초청을 받아 3차례 전시회에서 축원해줬다”는 혜우 스님 발언과 세 사람의 만남이 최소 7년 전부터 시작됐음이 확인된 것이다.

법원은 김씨 녹음파일 속 무속 관련 발언의 공개를 허용하며 공적인 검증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23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부부의 무속인과의 관계에 대해 응답자의 60.7%가 부정적으로 봤다. 법원도 시민도 정치 속으로 들어온 무속이 국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 캠프는 “후보·부인·선거본부 모두 무속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윤 후보 부부가 직접 무속인들과 교류하고 주술적 행동을 한 정황이 이어지는데 자초지종에 대한 설명 없이 덮기만 하려는 것은 온당치 않다. 윤 후보는 국민적으로 제기된 의혹과 진상에 대해 진솔히 밝힐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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