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 둔화 공포에 요동치는 금융시장, 완충 대책 세워야

원·달러 환율이 14.4원 폭등하고 코스피지수는 29.25포인트(1.1%) 급락하는 등 27일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의 강력한 돈줄 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봉쇄 조치 확대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공포가 확산한 탓이다. 물가와 금리 오름세가 지속되고 성장률은 낮아진다는 암울한 국내 경기 전망에 더해 대외 환경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분출하는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는 듯하다. 경제주체들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할 대책이 절실하다.

달러당 1265.2원까지 치솟은 환율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데다,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상을 뛰어넘는 환율 변동은 수출입 기업의 경영에 차질을 준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 가격 및 국내 물가를 연쇄적으로 밀어올린다. 3월 수입물가는 1년 전보다 35.5% 급등했는데, 당분간 고공행진할 우려가 크다. 4월1~20일 52억달러였던 무역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가 확대되면 달러화가 부족해져 원화가치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구매력을 감소시켜 수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은행은 최근의 식량·에너지 가격 급등이 50여년 만의 물가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로 비교적 선방한 것은 소비·투자 부진 속에서도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한 덕분이다. 그러나 전 세계 경제는 2분기 이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수요 부진에 시달리게 되고, 한국의 수출도 증가세가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금융시장이 더 큰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수출뿐 아니라 내수에서도 경제 활력 돌파구를 찾는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주점과 외식업체, 노래방, 놀이공원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상당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 추경은 침체한 내수와 민간소비를 회복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특히 정권 교체기에 경제정책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은 정쟁을 중단하고 힘을 합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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