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영화의 힘 보여준 칸영화제 감독상·남우주연상 수상

세계적 권위의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들이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배우 송강호씨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각각 거머쥐었다. 감독·배우로서 개인적 영예이자 한국 영화의 저력과 가능성을 세계에 다시 한번 당당하게 드러낸 것이다. 한류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속에 국민적 자부심을 갖게 하는 자랑스러운 쾌거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2개 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1984년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 공식 진출한 지 38년 만이다. 앞서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전도연(칸영화제), 김민희(베를린영화제), 강수연(베니스영화제)씨 등이 여우주연상은 받았지만 남우주연상 수상은 송씨가 처음이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와 <박쥐>로 심사위원대상·심사위원상을 받은 이래 감독상을 수상했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된 한국 영화 2편이 모두 본상을 받은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년)과 지난해 윤여정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이은 쾌거이다. 한국 영화가 변방을 넘어 세계의 주류임을 보여준다. 영화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헤어질 결심>에서는 중국 배우 탕웨이가 열연했다. 한국 영화가 일본과 중국의 자랑인 감독·배우를 칸영화제에 입성시킨 것도 주목된다.

이번 수상은 한류 확산에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한 K팝은 물론 <오징어 게임> 등의 드라마, 웹툰 등 K콘텐츠의 영향력을 더 높이는 데 영상문화의 핵심인 영화가 큰 힘을 보태는 셈이다.

한국 영화의 개가는 세계인들의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창의적 작품성과 영화인들의 열정, 수준 높은 관객 문화 등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더욱 수준을 높여야 한다. 역량 있는 젊은 영화인을 양성하면서 스크린 독과점과 이에 따른 독립·예술영화 등 다양성 확보, 코로나19 사태로 생존위기에 처한 영화관 살리기, 법적·제도적 장치의 개선 등 당면한 과제들을 풀어내야 한다. 산업적으로는 정부가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는 기조를 정립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처럼 블랙리스트로 영화인들을 편 가르기해서는 안 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 영화계가 더욱 내실을 다짐으로써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선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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