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먼 우주의 모습을 찍어 보냈다. 우주로 떠난 지 6개월 만에 가시광 사진에서는 전혀 잡히지 않던 별들과 그 움직임을 처음으로 잡아냈다. 마침내 135억년 전 태초의 빛을 관측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11~12일(현지시간) 공개한 제임스 웹 망원경 촬영 사진을 보면 찬탄이 절로 나온다. 지구에서 46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수천개의 은하들이 검은 종이 위에 흩뿌려진 곡식 알갱이처럼 나타난다. 그 알갱이 하나하나에 태양계 같은 행성계가 수백 수천개씩 있고, 행성들이 무수히 들어 있다니 우주의 광활함에 경외심을 금할 수 없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우주로 보내진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금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2 라그랑주 점’에 자리잡고 있다. 우주먼지 너머를 관측할 수 있는 고감도·고해상도 적외선을 이용해 우주의 심연을 찍어 보내고 있다. 인류가 이 망원경을 통해 이뤄낼 발견과 연구에 천문학계는 벌써 흥분하고 있다. NASA는 우주 형성 직후에 생성된 별빛을 잡아낼 계획이다. 성공하면 우주의 과거 규명은 물론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망원경에는 생명체가 있는 별을 찾기 위해 외계 행성의 대기 물질을 파악하는 관측 장비도 실려 있다. 노벨상 수상자 존 매더는 “제임스 웹이 찍은 사진을 보면 어딘가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고 했다.
오늘의 성과는 인류의 우주를 향한 호기심과 노력이 쌓인 결과이다. 앞으로 갈 길은 더 멀다. 한국도 지난달 성공적으로 발사한 누리호의 신화를 이어가야 한다. 정부는 2027년까지 네 차례의 추가 발사를 계획하고 있고, 2031년에는 달에 착륙선을 보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주 연구는 인간 정체성과 그 근원을 찾는 길이기도 하다. 막연히 동경하는 대상에서 우주가 인간의 삶으로 다가오고 있다. 광활한 우주 앞에서 겸손하게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