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TS 입대 결정, 병역특례 축소 공론화 계기로

‘K컬처’의 도도한 흐름을 상징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군 입대 의사를 밝혔다. 가장 나이가 많은 진(본명 김석진)이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다른 멤버들도 이후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것이라고 소속사 빅히트뮤직이 지난 17일 발표했다. BTS는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만 30세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였다. 그러나 병역특례 여부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자 스스로 매듭지은 것이다. BTS는 K팝 스타를 넘어 유엔 연설과 백악관 방문 등을 통해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파해온 글로벌 아이콘이었다. 이제 한국 시민으로서 국방 의무를 다하기로 한 결정 역시 BTS다운 선택으로 평가한다.

BTS의 음악적 성취가 K팝과 한류 확산에 미친 영향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BTS는 2018년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를 통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이후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정상도 차지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빌보드 뮤직 어워드’를 휩쓸고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 때문에 이들이 군 복무를 하기보다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클래식음악 국제콩쿠르 입상자는 예술·체육 요원으로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데도 대중예술인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하지만 병역 문제는 정의·공정·형평 같은 가치와 직결되는 만큼 논란은 계속됐고, 결국 당사자들이 마침표를 찍었다.

차제에 예체능분야 병역특례 제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체육·예술대회 입상을 통한 ‘국위선양’이라는 개념 자체가 변화한 시대상에 걸맞지 않다. 저출생 현상으로 병역자원이 부족한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성한 병역 의무를 두고, 재능 있는 젊은이는 피해갈 수 있는 ‘멍에’라는 인식이 퍼져선 곤란하다. 사회적 공론화 작업을 통해 특례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하고, 대상자 규모를 축소하는 일이 우선이다. 장기적으로는 예술·체육 요원 특례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정도라고 본다.

BTS의 완전체 활동은 2025년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이 그룹을 사랑해온 세계인 모두 아쉬움이 크겠지만, 더욱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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