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회장 오른 이재용, 사회적 책임 다하라

삼성전자가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회장은 61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그룹 회장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18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을 삼성그룹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미 10년 가까이 총수 역할을 해오다가 이번에 명실상부한 회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승진 이후 이 회장의 장악력이 강화돼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변화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국가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총매출은 삼성전자 279조원을 포함해 약 380조원이다. 국내총생산(GDP)의 20% 가까이를 삼성이 생산했다. 주식시장 비중은 더 커 삼성그룹 상장사 시가총액 약 600조원은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주식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만 561만여명, 계열사를 합하면 8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직원 수는 26만7300여명인데, 관련 하청업체 직원까지 합하면 2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금융과 의식주 등 전 분야를 사업영역으로 둔 삼성과 무관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회장은 할아버지 고 이병철 회장이 창업했고, 아버지 때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을 물려받았다. 삼성전자 지분은 1.69%에 불과하지만, 계열사와 일가 지분을 더해 그룹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이 회장이 오늘날 그 자리에 오른 주된 이유는 삼성가의 장자로 태어난 덕분이다. 더구나 승계 과정에서 편법 시비가 일었다. 이 문제는 여전히 삼성에 리스크로 남아 있다. 총수 혼자 힘으로 기업을 성장시킬 수는 없다. 이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국민에게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고 한 것처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

이 회장은 최근 계열사 사장단과 만나 “절박하다.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31% 급감했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침체 그늘은 짙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4세 경영 포기 선언에 따른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지배구조 전환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재용 시대 삼성’의 쇄신과 변화, 책임을 기대한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