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이 말하는 것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를 받아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45.0%, 민주당은 39.9%였다.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게 나타난 것은 약 8개월 만이다. 지난주 한국갤럽 정례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와 같은 37%, 민주당은 1%포인트 내린 30%를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퇴행과 국민의힘 내분 등 여당에 악재가 많은데도 민주당이 뒤처진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묶여 여권을 견제하지 못하는 제1야당에 시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당의 대응이다. 검찰이 제1야당 대표와 그 측근들에 대해 집요하게 수사의 칼날을 들이대고, 도주 위험이 없는데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 점에서 민주당이 반발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의 천문학적 개발 수익 분배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이 크고, 의문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다. 이 대표의 유무죄에 대한 판단은 법원에 맡긴다 해도 당이 할 일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모든 힘을 이 대표를 방어하는 데 쏟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오는 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을 앞두고 부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냉정히 대응해야 한다. 체포동의안 처리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더욱 절실한 것은 당사자인 이 대표의 분명한 처신이다. 다수의 시민들은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으로 불순하다고 보면서도 이 대표가 조금 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파괴”라며 단일 대오를 독려하고 있지만, 개인의 문제에 민주당 전체를 끌어들이려 해서도 안 된다. 이 대표는 앞서 대선 패배 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와 당대표 출마를 하면서 민주당의 입지를 좁히지 않았나. 정치공세 프레임이라고만 할 게 아니라 이 대표 스스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는 말이다.

경제와 안보, 민생이 모두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도 정치권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연일 싸우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사회 각 분야에서 퇴행이 거듭되고 있다. 권위주의 시절로 되돌린 듯하다.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제1야당 민주당이 할 일은 분명하다. 윤석열 정권의 퇴행과 독주에 제동을 걸고, 민생 현안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심기일전해 본래의 역할로 되돌아가야 한다. 지지율 하락으로 경고한 시민의 뜻을 더 이상 외면한다면 민주당의 종착역은 어디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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