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후보 9명 결정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에 나갈 최종 후보 9명이 결정됐다.
2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김부겸 의원(53),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58), 박영선 의원(51), 박용진 전 시민통합당 지도위원(40), 박지원 전 원내대표(69), 이강래 의원(58), 이인영 전 최고위원(47), 이학영 진보통합시민회의 상임의장(59), 한명숙 전 국무총리(67)가 본선에 올랐다. 1인3표로 진행된 예비경선에는 중앙위원 762명 중 729명(투표율 95.7%)이 참석했다.
예비경선 통과자 9명은 정치세력·세대·지역별로 고르게 구성됐다. 시민사회 진영 후보 4명 중 3명이 당선됐다. 중앙위원 300명이 뭉쳐 전략적 투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는 11명이 출마해 6명이 당선됐다.
그룹별로 보면 ‘친노’ 진영에선 한명숙 전 총리와 문성근 대표가, ‘세대교체론’을 대표해서는 이인영 전 최고위원과 박영선 의원, 박용진 위원이 올라왔다. 호남의 구 민주당 지지세력을 대변한 박지원 전 원내대표·이강래 의원도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전국정당화를 앞세워 총선 대구 출마 카드를 던진 김부겸 의원도 1차 관문을 통과했다.
내년 1월15일 본선에서는 경험과 연륜을 앞세운 후보들과 새 인물·세대교체론 간의 경쟁이 본격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 연설에서도 기싸움이 뜨거웠다. 이인영 전 최고위원은 “김대중의 사람들, 노무현의 사람들이 들어와 똑같은 정치를 반복한다고 승리가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세론은 무너진다. 한나라당보다 더 크고 빠르게 혁신하고 간판·리더를 모두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이번 전대의 ‘대세’로 불리는 한 전 총리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용진 위원도 “음식점이 새로 문을 열었는데 주방장도 메뉴도 그대로라면 그 음식점에 가고 싶겠느냐”고 했다.
한 전 총리는 “한나라당의 대표는 독재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박근혜다. 그 대항마가 독재의 피해자인 한명숙이면 이겨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박근혜 대 한명숙’의 대결구도로 맞받았다.
‘정치 신인’인 문성근 대표와 후발주자인 박영선 의원의 경쟁력도 주목된다. 이날 총선 부산 출마 선언과 함께 경선에 나선 문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겠다”며 “통일을 생각하는 당대표가 되겠다. 당대표가 되면 방북신청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감 두 시간 전에 출마를 결심해 선거사무실도 없이 막판 추격에 나선 박 의원은 “제2의 억울한 정봉주가 생기지 않도록 ‘정봉주법’을 만들겠다”며 “재벌개혁, 한·미 FTA와 론스타 재협상, 검찰개혁, 공천혁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통합과정에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박 전 원내대표와 전북 지역의 지지세를 업은 이강래 의원은 ‘호남의 맥’을 이어갔다.
1인2표제로 9명 중 6명을 뽑는 최종 경선은 70%가 반영되는 시민투표가 관건이다. 후보들은 28일부터 전국 지방유세에 나서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