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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느러미 잘린 채 바다에 떠다니다 죽는 상어… 왜인지 아니?
“사람들이 그물에 걸린 상어를 지느러미만 잘라 간대요. 그리고 다시 바다에 던져 버린다지 뭐예요. 상어가 몸부림쳐도 사람들은 본 척도 안 해요. 상어 지느러미 요리만 생각하지요. 해마다 상어 칠천삼백만 마리가 지느러미 요리 때문에 죽어 가요. 지느러미가 없는 상어는 둥둥 떠다니다 결국 죽게 된답니다.”- 호랑이, 코끼리, 앵무새, 코뿔소, 거북이, 상어, 고래, 악어, 여우, 북극곰 등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놓은 지식정보 그림책 <명품 가방 속으로 악어들이 사라졌어> (유다정 글·민경미 그림 | 학고재) 중에서. -
다투지 않고 흐르는 물이 강한 것을 이긴다
“물은 세상 모두를 도와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면서 말이야. 가다가 큰 바위가 막아서면 클클클, 작은 바위가 막아서면 잘잘잘, 돌아서 내려가지. 다투지 않고 흘러가.”각박하고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미래를 슬기롭게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주기 위해 만든 어린이용 ‘노자’다. 오천 마디 지혜의 말 가운데 물의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8장 상선약수(上善若水) 편(그림)과 그릇이 비어 있을 때 비로소 쓰일 수 있다는 11장 당기무 유기지용(當其無 有器之用) 편, 작은 물방울이 단단한 바위를 뚫는 것처럼 약한 것이 세상을 이루게 하고 모든 것은 반복돼 되돌아간다는 순환의 이치를 노래한 40장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 편을 가려 뽑았다. 직접 수놓은 그림이 고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노자 할아버지 같이 놀아요!> -
메마른 아프리카에 초록빛 희망이 돼준 맹그로브 나무
아프리카 수단과 에티오피아에 접해 있는 신생 독립국가 에리트레아의 주민 대부분은 양과 염소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간다. 그런데 다른 아프리카 지역처럼 이곳에도 거의 비가 오지 않아 잎이 풍성한 나무들이 없고 양과 염소들은 배불리 먹지 못해 늘 앙상하게 말라 있다. 에리트레아를 방문한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사토 박사는 1990년대 초반, 맹그로브 나무를 심기 시작한다. 맹그로브는 두툼한 잎사귀로 소금기를 뽑아내기 때문에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돌보면서 맹그로브 나무들은 6400m의 숲을 이루고 양과 염소들은 잎사귀를 배불리 먹는다. 집집마다 양과 염소들이 늘어 사람들은 고기와 우유를 실컷 먹을 수 있고 맹그로브 뿌리에는 물고기들이 서식해 어획량도 늘어난다. 사토 박사의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종이 콜라주 그림은 생명력이 강한 아프리카 자연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맹그로브: 마을을 ... -
바깥 세상은 사람들의 꿈으로 두근거리고 있었어
주인공 두림이는 맞벌이하는 엄마, 아빠를 밤 늦게까지 기다리면서 집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텔레비전만 본다. 어느 날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열어보니 알록달록하고 커다란 우산이 놓여 있다. 그 우산을 펼치는 순간 두림이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면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공원으로 간 두림이. 그곳에는 소풍을 나온 가족들이 많다. 한가로이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다. 두림이는 한쪽 구석에 있는 의자에 조용히 앉았는데 아코디언을 든 아가씨가 다가와 말한다. “꼬마야, 안녕? 우산이 정말 예쁘구나! 네 우산을 보니 흥겨운 음악이 저절로 떠오르는 걸.” 우산을 펴들고 새로운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가슴속 깊은 곳에 담겨 있던 꿈 이야기를 듣는 동안, 두림이는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게 된다. -<꿈꾸는 우산>(장윤경 글·그림 | 푸른숲주니어) -
제주 돌섬에 비가 내리면
“제주 돌섬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산을 적시고 바위를 적시고 자잘한 돌 틈 사이를 파고들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갑니다. 낮은 곳으로 모여든 빗물이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요? 모래를 비집고 여기저기서 퐁퐁 솟아나네요. 어떤 빗물은 산 계곡을 타고 내려오다 폭포수가 되어 갑작스럽게 아래로 떨어지지요. 정방폭포에 모인 빗물은 곧장 바다로 뛰어들어요.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네요. 꼭 심벌즈를 울리는 것 같네요. 물허벅을 등에 지고 돌계단을 올라요. 돌 틈을 뚫고 솟구치는 용천수는 짠물뿐인 제주 섬에서 참으로 고마운 샘물이지요.”- 최근 제주에 둥지를 튼 방송인 허수경씨가 글을 쓰고, 제주 출신의 화가 김재홍씨가 그림을 그린 <너, 제주도에 있니>(밝은미래). 한라산, 성산 일출봉, 쇠소깍, 용머리 해안과 형제섬 등 제주 14경을 직접 선정하고 함께 답사한 뒤 그림책으로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움을 소개한다. -
열일곱 고만녜는 열여섯 신랑을 만나 김신목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1899년 겨울 함경도 회령에 살던 고만녜 가족은 압록강을 넘어 북간도로 간다. 고향은 산이 험해서 농사 짓기 힘든데 북간도는 땅이 기름져서 어른 주먹만한 감자가 주렁주렁 열린단다. 아들 셋에 딸 여섯인 집안의 넷째딸 고만녜는 ‘딸은 지겹다고, 이제 고만 낳으라’고 고만녜다. 서당 훈장인 아버지는 딸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아 고만녜는 학교에 들어간 남동생에게 한글을 배운다. 마을에 여학교가 세워진다는 소식에 기쁨에 들뜬 것도 잠시. 고만녜는 열일곱 살의 나이로 열여섯 살의 신랑에게 시집을 간다(그림). 그런데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여학교에 보내준다. 그리고 남편은 고만녜에게 김신묵이란 이름을 지어준다. - 문익환·문동환 목사의 어머니이자 작가(문동환 목사의 딸)의 친할머니인 김신묵 여사의 삶을 그린 책 <고만녜>(문영미 글·김진화 그림, 보림) -
‘나쁜 말’ 괴물의 습격
어느 날 오후, 우아한 정원 파티에 간 꼬마 엘버트는 난생처음 나쁜 말을 듣는다. 나쁜 말은 온 몸에 가무잡잡한 털이 덥수룩하게 난 흉측한 녀석으로, 작은 먹구름처럼 공중에서 둥둥 떠다닌다. 엘버트는 재빨리 녀석을 붙잡아 뒷주머니에 꾹꾹 쑤셔 넣는다. 엘버트가 파티를 즐기는 사이, 나쁜 말은 자기 몸을 모기처럼 조그맣게 만들어 엘버트의 입속으로 쏙 들어간다. 파티의 집사가 음식 그릇을 쏟으면서 소동이 벌어지고, 나무망치에 발을 맞은 엘버트가 비명을 지르자 무척 크고 흉측해진 나쁜 말이 입에서 불쑥 튀어나온다. 사람들은 모두 화들짝 놀라고, 자신들의 귀를 의심한다.- 주인공 엘버트가 나쁜 말에 오염됐다가 거기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린 책 <나쁜 말이 불쑥>(오드리 우드 글, 오드리 우드·돈 우드 그림, 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 중에서 -
깜씨 사총사의 버들치 잡이
일 년 열두 달 얼굴이 새까맣도록 자연에서 뛰노는 깜씨 사총사. 더운 여름날, 책가방 들어주기 내기로 물고기 달리기 시합을 벌인다. 새참을 내가는 동네 아주머니에게 된장을 얻은 뒤 병에 넣어 어항을 설치하자(위 그림) 잽싸기로 유명한 버들치들이 잡힌다. 모래바닥에 경기장을 만들어 버들치 암컷과 수컷의 달리기 시합을 시키는데 잠시 숲에 오줌 누러 다녀온 사이, 검은댕기해오라기가 한 마리를 채간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은 남은 버들치를 냇물에 다시 놓아준다(아래). - <버들치랑 달리기했지>(곽미영 글·윤봉선 그림 | 웅진주니어) -
태풍, 너에게 내 소풍을 뺏길 순 없어
뚝, 뚝, 후드득 쏴아 - 태풍이 왔다!커다란 배에 프로펠러를 잔뜩 달고 태풍보다 센 바람을 만드는 거예요. 난 배를 타고 태풍을 향해 떠나요.“오늘은 기다리던 금요일, 내일 엄마 아빠와 바다에 놀러 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뚝, 뚝, 후드득 쏴아- 태풍이 왔다!”태풍을 몰아내고 싶은 아이는 커다란 배에 프로펠러를 잔뜩 달고 태풍보다 센 바람을 일으키는 상상에 빠진다. 태풍과 싸우다 녹초가 돼 잠이 들었던 아이가 다음날 아침 깨어났을 때 하늘은 청명하게 갰다. 변화무쌍한 태풍의 모습, 엄마 아빠와의 소풍이 취소될까봐 불안해하는 아이의 심리를 목탄으로 대담하면서 세밀하게 그려 제25회 오사카 국제아동문학상 어린이 그림책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태풍이 온다> (미야코시 아키코 글·그림, 송진아 옮김 | 베틀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