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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말씀 기다리기 앞서 우리가 무엇을 물을지도 고민해야”
최근 교황청은 교황 방한과 관련된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방한 행사는 교황의 메시지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교황이 전하는 메시지 자체에 귀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이런 성명이 나온 사실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몇 가지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다. 우선 교황 방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의 표시일 가능성이 있다. 경호와 의전을 내세워 교황의 행보를 사실상 통제하려는 정부의 욕심을 지적하는 것이다. 또 교황의 방한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가톨릭 신도와 한국인들에게 적절한 관심과 이해를 부탁하는 성명일 수도 있다. 방한 일정과 그 준비 과정에서 나오는 잡음을 보면 천주교 방한준비위원회를 질책하는 성명일 가능성도 높다.여기서 교황의 방한 의도를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부활절 메시지에서 “아시아,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빈다. 평화가 회복되고 새로운 ... -
교황이 한국에 보낸 영상 메시지 “사랑과 희망 나누려 여러분에게 갑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며칠 뒤, 저는 하느님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보여준 환대에 감사드리며 여러분이 저와 함께 이 사도적 여정이 한국의 교회와 사회를 위하여 좋은 결실을 맺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초대합니다.“일어나, 비추어라!”(이사야 60:1) 예루살렘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선포한 이 말씀과 함께 저는 여러분에게 나아갑니다. 주님께서는 여러분이 당신 빛을 기쁘게 받고,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가득 찬 삶으로, 복음의 기쁨이 가득 찬 삶으로, 마음속 깊이 받아들이도록 초대하십니다.여러분이 잘 알고 있듯이 저는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가는 것입니다. 특별히 저는 청년들에게 주님의 부르심을 전합니다. “아시아 젊은이여 일어나라! 순교자의 영광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빛이,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 동료, 모든 신앙의 순교자들의 증거를 거울삼아 빛납니다. 저는 다가오는 8월16일... -
‘아시아·청년·순교’ 전파 순례길… 이례적으로 시복식 직접 주재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결정이 발표되었을 때 사실 교회 내 많은 인사들은 이 결정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세계청년대회가 아닌 아시아청년대회에 교황이 참석한 적이 없고, 교황청 밖에서 열리는 시복식 행사에 교황이 참석하는 사례도 드물기 때문이다. 더구나 8월은 교황에게 휴가철이다. 교황뿐 아니라 교황 방한을 준비하는 교계 인사들도 휴가를 반납해야만 한다. 바티칸은 이미 바캉스 시즌에 들어갔다. 역대 교황들은 로마에서 기차로 25분 거리인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 별장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는 때다. 그러나 현재 바티칸은 방한 준비로 분주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는 국무성 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 등 고위 성직자 20여명을 비롯해 대규모 순방단이 동행한다. ▲ 바티칸시국 국가원수로 방문 요청한 청와대 방문세계 가톨릭 수장으로서 사회주의 익숙한 아시아‘가난한 복음’ 선교 나서프란치스코 교황의 해외... -
“한국 교회 중산층화… 더 가난해져야”
교황청 가까이 있는 우르바노대학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소속 대학이다. 선교사 양성과 교육을 주로 맡는 이 대학에서 선교 지역의 주교들이 다수 배출되었다. 우르바노대학교 총장 로베르토 트레비시올 신부(사진)와 지난 6월19일 그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방문지가 한국이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아시아 선교에서 한국천주교회의 역할을 중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역동적인 한국 교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아시아 선교에서 무엇이 중요한가.“아시아에서 모든 고등종교가 탄생했다. 그만큼 철학적·윤리적 수준과 요구가 높은 곳이다. 인도는 이웃 종교와 철학에 대한 깊은 연구와 존중이 요구되는 곳이다. 중국과 러시아에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종교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다.”- 과거 일본과 중국에서 가톨릭교회는 선교에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일본에서 가톨릭교회가 정권다툼에 개입하고, 중국에서 대토지를 소유한 적이 있... -
“순교의 땅·분단의 땅… 한국에 대한 교황 관심 특별해”
교황청 인류복음화성성은 선교지역 교회를 관할하는 부서다. 한국천주교회는 인류복음화성성의 지도 감독을 받고 있다. 이 부서 차관인 홍콩 출신 사비오 혼 대주교와의 인터뷰는 지난 6월22일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이뤄졌다.- 한국천주교회를 잘 아는가.“평신도가 천주교를 한국에 도입했고 수많은 순교자가 나온 땅이다. 선교 의욕이 강하고 신자수가 늘어나고 활기 넘치는 교회로 알고 있다.” - 교황이 한국에 특별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군사독재, 경제위기 등 교황의 모국 아르헨티나와 한국은 비슷한 고통을 겪었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 대한 교황의 관심은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교황은 인간이 사는 모든 곳에 관심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특징은 무엇인가.“성서를 깊이 묵상하시는 분이다. 그 깊이에서 꺼낸 말씀을 현실에 적응하는 단순명쾌함이 탁월하다. 성서와 현실을 두루 아시는 분이다.”- 교황은 한반도에 ... -
“가난한 사람을 위해, 스스로 가난해져야” 교회개혁 최우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왜 가톨릭교회의 개혁을 촉구하고 가난한 사람을 편드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얘기할 때 예수회,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르침, 모국 아르헨티나의 정치·경제·사회 환경을 언급해야 한다. 루터와 츠빙글리가 주도하는 종교개혁운동이 유럽을 휩쓸었을 때 개혁을 부르짖는 목소리들이 가톨릭 내부에서도 나왔다. 예수회는 그 결실 중 하나다. 그러나 교황 바오로6세(재위 1963~1978)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라는 이름의 교황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성 프란치스코는 인간이 만든 규칙을 깨고 오직 복음에만 순종하려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해 탄생한 새 교황 이름은 프란치스코였다. 교황 역사에 최초로 등장한 이름이다.“브라질의 우메스 추기경은 나에게 ‘가난한 사람들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말이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곧 아시시의 프란치스코가 떠오르더군요. 나는 지난 세월 있었던 많은 전쟁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 -
개발도상국이 가톨릭의 새 터전… 보수파 추기경들도 인정
인간이 만든 가장 오랜 조직이 로마가톨릭교회다. 그 대표자인 교황이 스스로 사임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작년 2월 베네딕토 16세가 자진 사임을 발표했다. 그 충격과 의미는 아직도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대체 가톨릭교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13년 2월11일 월요일 아침 추기경회의가 끝날 무렵 베네딕토 16세가 자진 사임을 발표했다. 가톨릭교회는 충격에 빠졌다.“하느님 앞에서 여러 번 양심 성찰을 했습니다. 또 나이가 많아 제 몸이 더 이상 베드로 사도직을 수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베드로의 직무는 그 영성적 본질에서 행위와 말뿐 아니라 고통과 기도를 통해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체력뿐 아니라 정신력도 중요합니다. 제게 맡겨진 직무를 더 잘 수행하기에는 제 무능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완전한 자유에서 로마 주교직과 베드로의 후계직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베네딕토 16세의 자진 ... -
“한국·아르헨, 비슷한 시대적 아픔… 8월 방한 때 개혁적 메시지 줄 것”
‘바티칸을 가다’ 취재를 위해 로마를 방문한 지난달 24일, 바티칸궁에 있는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서 편집국장 지오반니 마리아 비앙(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저명한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왜 교황이 바뀌었는가.“베네딕토 16세가 위대한 결단을 내렸다.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자진 사임했다는 사실은 겸손과 용기가 없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교회에 애정이 많은 분이었다.”- 교황이 교체된 사건의 의미는 무엇인가.“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라는 시대적 요구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내년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폐막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교회를 보수적인 노선으로 이끄는 시대는 일단 끝났다.”- 두 교황의 차이는 무엇 이라고 생각하나.“베네딕토 16세는 학생들에게 믿음의 내용을 학문적으로 해설하는 신학교수 같아 보인다. 그에 비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자들에게 복음에 대해 소박하... -
교황의 스승 “교황 방한 때 평화 메시지 전할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잘 압니다. (8월 한국 방문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것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의 스승인 아르헨티나의 해방신학자 후안 카를로스 스카노네 예수회 신부(83)는 최근 경향신문 통신원으로 바티칸을 찾은 평신도 신학자 김근수씨(평신도 단체인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공동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스카노네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회 신학교에 다닐 때 그리스어와 문학을 가르쳤다. 신학교의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은 스카노네 신부와 교황은 이후 55년간 친분을 유지하면서 아르헨티나 군사독재, 경제위기 등 격동의 시절을 함께 지냈다. 스카노네 신부는 인터뷰에서 “그러나 한국인들이 바라지 않고, 한국 교회가 원하지 않는 것을 교황이 줄 수는 없다”며 “먼저 한국 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된 이후 ‘규... -
프란치스코가 연 ‘개혁 교황’ 시대… 로마엔 ‘순례객 특수’
지난 6월 하순 어느 날 자정 무렵, 인천에서 뮌헨을 거쳐 로마 피우미시노 공항에 내렸다. 여름밤의 무더운 밤공기가 확 밀려왔다. 공항을 빠져나와 택시에 올랐다. 기사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물었다. 인심 좋은 얼굴의 그는 “교황은 훌륭한 분”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교황이 로마 경제를 다시 살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쓸쓸한 초상집 같던 교황청 분위기가 순식간에 시끌벅적한 결혼식 잔칫집으로 바뀌었단다. 교황이 취임한 후 로마에 오는 순례객 숫자가 베네딕토 16세 재임 시절보다 배 이상 늘어났다. 항공사, 여행사를 비롯해 호텔, 식당, 기념품 가게, 택시 등 여행 관련 업체들이 모두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한마디로 지금 로마는 교황 특수를 누리고 있다.▲ “관광객 급증, 로마 경제 살렸다”대중적 인기도 연예인 못잖아50년 만의 ‘개혁 교황’에 가톨릭 안팎 기대다음날이 마침 수요일이었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 베드로광장에서는 교황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