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여행 때 혼자 앉을까 걱정한 적 있다면···90년대 고등학생 이야기로 돌아온 수신지 작가
[이 사람을 보라]2024년 남다른 생각과 단호한 행동으로 없던 길을 내는 문화인들을 만납니다.“엄마에게 영광의 1등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2등도 못한다면 엄마 볼 면목이 없다.”수신지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런 일기를 쓰는 학생이었다.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반장을 도맡아 하는 학생.<며느라기> <곤> 등 현실 비판적인 작품을 선보여온 수신지 작가가 이번엔 고등학생들의 일상 이야기를 그린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로 돌아왔다. 그를 지난 16일 서울 연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의 등장인물은 이렇다. 전교 1등이자 자타공인 모범생인 반장 이아랑, 아랑 못지않게 공부를 잘하지만 ‘공부만’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진 않은 곽연두, 성적과 관계없이 성실하게 공부하는 하은. 작가는 1990년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세 사람의 학교생활과 이들... -
지질하고 상스런 ‘하남자’ 역으로 세상에 던지는 질문···배우 김세환
[이 사람을 보라]2024년 남다른 생각과 단호한 행동으로 없던 길을 내는 문화인들을 만납니다.하남자 컬렉터. 배우 김세환(36)에게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멋진 ‘상남자’가 아니라 지질하고 옹졸하고 상스러운 ‘하(下)남자’를 주로 연기해왔다. 여성혐오에 찌든 남자친구(연극 <한남의 광시곡>), 동성 연인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리자 도망치는 남자(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 시인의 재능이 넘치는 아내를 자살로 몰아넣는 가부장적 남편(뮤지컬 <실비아, 살다>), 친구의 연인에게 몰래 청혼하는 ‘환승남’(연극 <키스>)으로 변신했다. 김세환이 변신한 하남자들은 잔잔한 세상에 첨벙, 파문을 일으키는 질문을 던진다.김세환은 2월17일~3월2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서울에서 공연하는 연극 <비(BEA)>에선 존엄사를 돕는 게이 간병인 ‘레이’ 역으로 출연한다. 김세환은 지난 ... -
깡패 혹은 소인배···김수영문학상 수상시인 박참새의 자평
[이 사람을 보라]2024년 남다른 생각과 단호한 행동으로 없던 길을 내는 문화인들을 만납니다.“누가 시 왜 쓰냐고 하면은, 내 깡패 되려고 그렇소,라고 답하면 되겠습니다.”지난해 제42회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이의 수상소감이다. “깡패”가 되겠다는 폭발적 에너지를 선보이는 수상자의 이름은 ‘참새’다. 1995년생 박참새. 그를 두고 조강석 문학평론가는 “김수영이라는 이름의 상에 값하는 당선자”라고 표현했다.박참새는 ‘시인’이라는 두 글자로 규정되지 않는다. 그는 수상 이전부터 문학계 안팎에서 ‘핫한’ 인물이었다. ‘가상실재서점 모이’의 북큐레이터였고 팟캐스트 ‘참새책책’ 진행자이자 김겨울·이슬아 등을 인터뷰한 대담집 <출발선 뒤의 초조함>(세미콜론)의 작가이다.김수영문학상 수상 작품을 모은 시집 <정신머리>(민음사)를 출간한 박참새를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이제 막 시인의 타이틀을 단 그에게 자신을 한마디... -
국내 1호 장애 아티스트 전문 엔터사···편견을 감동으로 바꾸는 파라스타엔터 사람들 인터뷰
[이 사람을 보라]2024년 남다른 생각과 단호한 행동으로 없던 길을 내는 문화인들을 만납니다.‘모든 핸디캡은 가능성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이하 파라스타) 회의실. 인터뷰를 기다리는 중 회의실 한 켠에 꽂혀있는 작은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핸디캡과 가능성. 두 가지 모두 이 회사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단어다. 파라스타는 운동선수, 배우, 뮤지션 등 장애가 있는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회사다.차해리 대표는 방송국 아나운서로 패럴림픽 사회를 보다 장애를 가진 이들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이 방송에 진출할 때 겪는 어려움에 대해 듣다보니 ‘그런 부분은 내가 쉽게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는 생각이 들었다. 박진 이사는 엔터 업계에서 약 30년간 일한 베테랑이다. SM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부문 이사를 지냈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한 차 대표를 검색해보다 파라스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