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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대출 증가, 소비 위축…경기침체 ‘악순환’ 끊을 대책 시급
시중은행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상반기 영업이익이 2조8619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반기보고서를 자세히 훑어보면 가계대출 잔액이 172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5조원 증가했고 대출채권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9조6940억원이었다.자산 규모 2위인 신한은행의 반기보고서도 KB국민과 큰 차이가 없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2조848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 늘었고 가계대출 잔액도 3조원 넘게 증가해 145조원이다. 대출채권 이자수익은 8조80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 증가했다.수도권 아파트값이 다시 무섭게 치솟자 가계대출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3년만 하더라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각각 167조원, 142조원으로 2022년보다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치로 유지되고 있었으나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니 과거의... -
‘제2의 티메프’ 나오기 전에 플랫폼 기업 재무 실태 파악해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 지연으로 인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형적인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기업이기 때문에 상품 판매대금 회수가 매우 빠름에도 불구하고 판매자에게 정산을 제때 못해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결국 회사가 운영을 잘 못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비상장 기업인 이들은 1년 동안의 경영성과와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재무제표 감사를 받아야 한다. 12월31일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두 기업은 다음해 3월 말까지 법인세를 신고해야 하므로 재무제표 결산도 3월 내에는 무조건 끝내야 한다. 재무제표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주주총회 역시 3월을 넘기지 않는다. 재무제표가 포함된 감사보고서는 주주총회 종료 후 2주 이내인 4월 중순까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올려야 한다.위메프는 3월27일 주주총회를 하고 4월9일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그러나 티몬의 올해 감사보고서는 나오... -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장삼이사에게 와닿지 않는 이유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2023년 2분기보다 매출액은 23%, 영업이익은 무려 145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LG전자도 전년 2분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 61%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주 청약이 진행된 서울 마포의 아파트단지 청약 열기가 무척 뜨거웠다. 인접한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청약이 몰려 경쟁률이 무려 164 대 1이나 됐다.이런 뉴스를 보고 있으면 불경기가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기업들 실적이 모두 삼성전자와 LG전자만큼 좋은 것은 아니고, 상반기 지방의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1.46 대 1에 불과하다. 지방에 아직도 미분양 아파트가 너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차는 6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 넘게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상반기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1% 정도 적다. 매출의 83%를 차지하는 해외 판매량이 전... -
‘세기의 이혼’ 최태원 회장이 잃은 것은 ‘재산분할액’만이 아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 간의 이혼 소송 2심 판결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재산 분할액이 1조3800억원으로 결정되면서 SK의 지배권이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지주회사인 SK(주)의 주가가 급등했다. 재산 분할 판결에 따른 현금 확보를 위해 최대주주인 최 회장이 주식을 팔게 되면 지배권이 약화된다. 그러면 SK그룹을 갖기 위해 누군가가 SK(주) 주식을 매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실제로 21년 전인 2003년 외국계 자산운용사인 소버린이 SK(주)의 주식을 14.99%까지 확보하면서 지배권을 크게 위협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도 SK는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다.또한 이렇게 재산분할액이 많아진 것은 노소영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 덕분에 SK가 성장을 했다는 판단이 이면에 깔렸기 때문이다. 법원이 정격유착을 인정한 셈이 되었으니 재벌 총수의 개인사로 인해 기... -
하이브 망신 넘어 K팝 공든 탑 위협…그만해, 이러다 다 죽어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와 자회사인 어도어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여자 아이돌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시도가 있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어도어는 자사 주식 80%를 하이브가 갖고 있고 민희진 대표 지분은 18%밖에 없어서 경영권 탈취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밖으로 공개되지 않은 주주 간 계약서나 각종 내부 자료들에 대한 감사 결과가 어떤 결론을 가져올지 지금 상황에서는 예상이 쉽지 않다.그 와중에 민희진 대표가 직접 인터뷰에 나섰는데 공개 석상에서 상대방에 대해 온갖 비속어를 쏟아내며 갈등의 골이 깊었음을 보여주었고, 양측 간 비밀스러운 카카오톡 대화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공개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돼 버렸다. 처음에는 세간의 가십거리로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가졌지만 장기화되면서 결국 기업가치 하락, 오너 리스크 등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양사 간 내홍이 일어난 기간 동안 하이브... -
재무제표 핵심은 ‘신뢰성’…면밀히 살펴 ‘비적정’ 피해야
2023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와 관련하여 감사의견 미달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이 55곳에 달한다고 한다. 회계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는 2022년의 39곳 대비 40%나 넘게 증가한 수치이다.기업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주주, 은행, 채권투자자들로부터 자본을 조달받고 수많은 회사들과 외상거래를 한다. 이런 행위들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보여야 한다. 그 신뢰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재무제표이다.재무상태, 경영성과 등을 기업 입맛대로 작성하면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독립적인 3자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공인회계사들이 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하여 외부감사를 수행한다. 회사의 내부통제와 숫자 관련 증빙들을 검토하면서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에 따라 제대로 작성되었는지 확인한다. 상장기업과 일정규모 이상의 외형을 갖춘 비상장기업들은 이런 외부감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외부감사 결과... -
지배구조 개선 없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없다
‘한국 증시의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지난달 26일 발표되었다. 저평가된 국내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려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였다. 시장에서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지원방안 발표 전까지 주가가 꽤 많이 올랐으나 막상 발표한 날부터는 이틀간 코스피지수가 40포인트 넘게 빠지며 1.6%나 떨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실망감이 큰 모양이다.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현황을 평가·분석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공시·이행하며 주주와 소통하고, 그런 기업들에 세제지원이나 표창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강제성이 없어 아쉬웠을 것이다. 또한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 및 투자 유도를 위해 코리아 밸류업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고 거래소 홈페이지에 주요 투자지표를 공표한다는 등의 내용도 그렇게 신선하지는 못했다.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황이라는 말을 ... -
재무상태표에 안 보이는 ‘우발부채’…안전 투자하려면 반드시 확인해야
지금 내가 지인의 빚보증을 섰다면 이것은 나의 부채일까?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애매한 대답이 정답이다. 지인이 열심히 돈을 벌어서 대출을 착실하게 잘 갚으면 내가 제공한 보증은 부채가 아니다. 그러나 믿었던 지인이 잠적하거나 상환 능력이 없어서 빚보증한 내가 대신 갚게 된다면 이는 나의 부채가 될 것이다. 이런 지급보증 같은 것을 가리켜 우발부채라고 한다.즉 발생 가능하기는 한데 미래의 불확실함을 내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발부채이다. 미래에 내가 대신 갚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때는 우발부채가 아닌 확정부채가 될 것이다.계열사 등에 지급보증을 해주는 기업들은 어떻게 회계 처리를 할까? 원칙적으로 이 우발부채에 대해서는 재무상태표에 부채로 표시하지 않는다. 미래에 해당 기업이 피보증회사를 대신해서 갚는 일이 벌어질 수 있겠지만 현재 시점에서 그럴 가능성과 금액에 대한 추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채로 표시하지 않는다.기업의 재무상태표를 보... -
반갑다, 다시 온 ‘영화의 봄’…얼어붙은 소비에도 ‘불쏘시개’가 되길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봄>이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모처럼 극장 주변이 북적이고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OTT 업체들의 성장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영화관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참 힘들었는데 이번에 모처럼 활짝 웃게 되었다.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업계 1위 기업인 CJ CGV의 손익계산서를 찾아보면 2019년에 매출액이 2조원에 육박했는데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2020년에 5834억원, 2021년에 7363억원으로 크게 감소했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손익계산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그 시기에 넷플릭스는 유료회원 수가 5500만명이나 증가하며 2억2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다. 2019년에 넷플릭스의 매출액이 201억5600만달러(26조원)였는데 2021년에는 47% 증가한 296억9800만달러(39조원)가 될 정도로 급성장했다.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콘텐츠... -
‘파두’ 곤두박질의 교훈…‘먹튀 상장’ 예방해야 미래 기업들 빛 본다
대개 이익을 실현 중인 비상장 기업들이 사업자금을 조달받기 위해 상장을 추진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이익을 내야만 상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추었다면 적자기업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여러 특례조항을 마련하고 있다.이들 기업에 대한 상장심사는 주로 기술력과 성장성 등 질적인 부분에 대한 평가 위주로 이루어진다. 심사가 통과되면 1주당 발행가격을 정해 청약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이익을 실현 중인 기업의 1주당 가격 결정은 크게 어렵지 않은데 적자기업은 미래 손익을 추정해야 하기 때문에 산정 방법이 다소 복잡하다.예를 들어 최근에 1주당 100원의 이익을 낸 기업이 상장을 진행하는데 이미 상장한 동종업계 기업들의 주가가 1주당 순이익 대비 10배로 형성된다면 이 상장 예정 기업도 1000원 근처에서 주식 발행가격이 결정된다. 그런데 이익 미실현 기업은 최근 실적 기준으로 주식 발행가격을 결정하면 음수(-)가 되기 때문에 이 방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