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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선원’ 개원 한달…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
봄이 왔다지만, 여주 신륵사를 끼고 도는 남한강변에는 봄이 없다. 봄꽃들이 피어나고, 덩치 큰 느티나무도 새싹을 틔웠지만 그저 ‘침묵의 봄’이다. 신륵사 삼층석탑이 서 있는 너럭바위 위에서 남한강을 느껴본 사람들은 안다. 범종소리와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이 자신을 얼마나 청정하게 만드는지. 지금 신륵사 건너 강변에는 모래가 산처럼 높이 쌓였다. 밤늦도록 이어지는 굴착기와 트럭들의 굉음은 남한강변의 봄을, 아니 강을 끼고 수천년을 살아온 수많은 생명을 깡그리 없애고 있다.신륵사 입구 남한강변에 세워진 여강선원(如江禪院).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고통 받는 뭇 생명을 위로하고, 인간의 파괴적인 물신주의를 참회하기 위해 만든 성찰의 기도 공간이다.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수경 스님(61·화계사 주지)이 여강선원의 문을 연 지도 한 달이 지났다. 컨테이너 박스인 선원에서 만난 수경 스님은 봄 같지 않은 봄을, 단양쑥부쟁이와 금모래의 비명에 아파했다. 생명평화의 소중함을 알리고... -
영화 ‘시’로 16년만에 스크린 나들이 윤정희씨
한번 여배우는 영원한 여배우다. 마지막 작품 ‘만무방’을 찍은 지도 16년이 됐건만, 윤정희씨(65)는 여전히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배우의 풍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2년여 전, 윤정희·피아니스트 백건우씨(63) 부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던 이창동 감독은 윤정희씨를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고백했다. 윤정희씨는 오랜 시간 기다리던 ‘좋은 감독, 좋은 작품’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슴이 설렜다. 이 감독의 신작 ‘시’에서 윤씨는 경기도의 어느 소도시에서 중학생 손자와 살고 있는 60대 중반 여성 역을 연기한다. 이 여성은 꽃장식 모자, 레이스 달린 옷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다. 그는 우연히 동네 문화원에서 시 강좌를 수강한 뒤 생애 처음으로 시를 쓴다. 시작(詩作)을 통해 세상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기 시작하는 그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접하면서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이 여성의 이름은 윤씨의 본명과 같은 미자다. 이 소녀 같은 할머니 ... -
한국자살예방협회 하규섭 회장
하루 35명.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의 숫자다. 2008년 통계에 따르면 한해의 자살 사망자 수는 1만2858명.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1999년까지만 해도 10만명당 13명 정도이던 자살률이 10년 새 2배로 껑충 뛰었다. 지난 10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을 합하면 무려 9만명에 육박, 경기 동두천시나 전남 고흥군 등 웬만한 시·군 인구와 맞먹는다. 대한민국이 왜‘자살공화국’으로 불리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들이다.이제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연예스타를 비롯해 유명·유력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수시로 뉴스에 오르내린다. 최근에는 탤런트 최진영씨가 누나 최진실씨의 뒤를 이어 자살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남녀가 동반자살하는 일도 일부 젊은층 사이에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TV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자살로 끝을 맺으면 ‘상투적인... -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이상이 제주대 교수
‘복지’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6·2 지방선거를 앞둔 각 정당들은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노인복지 등 복지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친환경 급식 등 복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사단법인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내놓은 “복지 확충을 넘어 역동적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의제는 더욱 도발적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최소한 삶을 보장하는 시혜적·잔여적 복지가 아니라 모든 시민에게 복지를 적극적·보편적으로 제공하는 국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유시장과 경쟁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가 본격화하면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복지국가의 원리로 4가지를 제안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출생에서 사망까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고 인적자본과 사회적 자본의 확대·강화를 가져오는 적극적 복지, 공정한 기업질서와 연대적 조세제도 등 공정한 경제... -
美 ‘윤리경영전문가 및 준법담당자 협회’ 키스 다시 사무총장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초청으로 방한한 미국 ‘윤리경영전문가 및 준법담당자 협회(ECOA)’ 키스 다시 사무총장이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 주선으로 17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에서 장영철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공동대표)와 대담을 나눴다. 한국과 미국에서 대표적인 윤리경영 전문가로 통하는 두 사람은 최근 윤리경영의 동향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편집자 주 장영철 교수(이하 장영철)=전문가들에겐 익숙한 개념일지 모르나 아직도 윤리경영과 준법활동(Compliance)이란 말이 대중에겐 익숙지 않다. 윤리경영 및 준법활동 전문가로서 그 필요성을 설명한다면.키스 다시 사무총장(이하 다시)=과거 수많은 부정과 위법 사례들로 인해 정부·기업조직·수많은 사회지도자, 심지어 시장에 대한 일반대중의 신뢰가 심각하게 손상됐다. 10년 전 미국에서 엔론·월드컴·타이코 같은 기업들에 대해, 아시아에선 삼성·라이브도어(Livedoor)·... -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대표 조해붕 신부
정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종교계까지 나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을 파헤치는 사업이 본격화되자 시민사회단체, 대한하천학회 등 전문가들에 이어 ‘종교인들’마저 나선 것이다.특히 한국 천주교 측은 최고 의결기구인 주교회의를 통해 “국민적인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수많은 굴착기를 동원하여 한꺼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며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주교회의의 발표는 곧 천주교 전체의 공식입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교회의 가르침’으로 정립된다. 주교회의의 이 같은 발표는 4대강 사업을 “4대강 죽이기 사업”으로 규정하고 “4대강 사업의 즉각 중단”을 요구한 지난 8일의 전국 ‘사제 선언’의 영향이 컸다. 사제들은 선언을 통해 “개발의 고통 속에 신음하고 죽어가는 4대강에서 전국의 천주교 신자들과 사제들이 모여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기적을 일으켰다. 사상 첫 남녀 동반 500m 석권에 이어 아시아인 최초의 1만m 금메달까지. 세계인들이 한국의 급성장에 ‘원더풀 코리아’를 외쳤다. 한국이 쇼트트랙 이외 종목에서 금메달을 3개씩이나 따내리라곤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이처럼 눈부신 성과 뒤에는 2004년부터 대표팀을 맡아 묵묵히 선수들을 키워낸 김관규 감독(43)의 노력이 숨어 있다. 그는 점점 얇아지는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찾아 집중 육성했다. 위압적으로 억누르기보다는 삼촌처럼 친근하게 선수들을 다독이며 열정을 이끌어냈다. 밴쿠버의 기적은 6년 동안 흘린 땀의 결과였다.금의환향한 그를 지난 5일 서울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만났다. 귀국 후 바쁜 일정으로 피곤해 보였지만 인터뷰 내내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 한국에 돌아와서 일주일은 어땠습니까.“축하전화 받고 인사다니느라 바빴습니다. 인천공항으로 ... -
한국작가회의 구중서 신임 이사장
“문학은 길고, 정권은 짧다.”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이 명제는 한국작가회의의 역사 속에 들어 있다. 유신정권의 독재에 저항하며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로 출발한 작가회의는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민족문학작가회의’, 2007년 ‘한국작가회의’로 명칭을 바꾸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독재정권 아래에서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며 연행과 투옥 등의 고초를 겪어야 했던 고은, 신경림, 백낙청, 염무웅 등의 원로 작가들이 남긴 뛰어난 문학 작품들은 한국 문학사에 깊은 족적을 남기고 세대를 초월해 널리 읽히지만, 그들을 가두고 억압한 독재정권은 스러져갔다.최근 한국작가회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예진흥기금 3400만원 지원 대가로 ‘시위 불참 확인서’를 요구하자 확인서 제출을 거부하며 ‘저항적 글쓰기’ 운동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지난달 20일 한국작가회의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문학평론가 구중서씨(74)를 만나 작가회의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 -
연재 ‘초원 실크로드…’ 완결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또 하나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9년 2월부터 경향신문에 연재해온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시리즈를 1년 만에 완결지은 것이다. 마지막회가 게재된 지난 10일 문명교류연구소에서 만난 정 소장은 70대 중반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의욕이 넘쳤다. 지금까지 수십 차례 실크로드를 찾았다면서도 실크로드에 지치지 않은 듯했다. 실크로드의 세 가지 길 가운데 오아시스로(육로)와 초원로 탐사는 마쳤으니 해로(바닷길) 탐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고, 하고 싶은 연구와 쓰고 싶은 책이 많다고도 했다. 그러나 세간에서 궁금해하는 개인사에 대해선 침묵했다. 자서전을 쓸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개인 정수일’에 대한 관심은 접고 ‘학자 정수일’에만 집중해야 했다.- 연재를 마친 소회가 궁금합니다.“일단 홀가분합니다. 유목 기마민족의 문명을 알아보자는 목적을 나름대로 이룬 것 같아요. 초원 실크로드를 한반... -
사회적인 문제 소신 발언 가수 신해철
가수 신해철(42)은 소신파다. 문화 이슈는 물론 정치·사회적인 문제에도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개진해왔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축하한다는 글을 올려 국가보안법위반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대마초를 합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4인조 씨앤블루(CNBLUE)의 ‘외톨이야’가 인디밴드 와이낫의 ‘파랑새’를 표절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홈페이지에 ‘씨앤블루가 인디 밴드면 파리가 새다. 씨앤블루가 진짜 밴드면 내가 은퇴한다’고 썼다. 이후 그의 홈페이지에는 표절을 시원하게 꼬집었다, 독설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씨앤블루로 시끄럽습니다. 표현이 과격한 것 아닌가요. “보도 과정 자체가 언짢았습니다. 그 글은 정식으로 의견을 표명한 글이 아니라, 한 회원의 글에 대한 댓글 형식이었거든요. 대화과정의 글이라 거칩니다. 그걸 퍼 가서 기사화하는 것 자체에 무리가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전화라도 한 통 해서 왜 그랬는지 물어봤거든요. 그러면 그 배경에 대해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