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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 두 해 동안 그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싸워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싸우긴 했지만 출발부터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 싸움이었고 그 한계 자체를 극복하는 싸움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이다. 그의 불편한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약이 될 수 있을까.▲ 방송사 노동방식은 이미 신자유주의 체계정규·비정규직 차이 넘어선 게 ‘방송파업’사측 끝없는 ‘버티기’에 한계도 드러나▲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선거판만 바라보다복귀 때 목표인 재파업 대중동력 잃어버려▲ 자사 이기주의·선민의식 벗어던지고철저한 성찰·소통 통해 새 길 찾아야 할 때김규항 = 언론노조 쪽은 지난 대선 후 분위기가 어떤가요.이강택 = ‘멘붕’이라고들 하는데 크게 다르지 않죠. 언론노조는 상대적으로 자유주의 정권이 집권하면 일하기가 좀 편한 경향이 ... -
(29) ‘공무원 큐레이터’ 김준기
봉건시대의 미술가들이 귀족의 주문을 받아 살았듯 오늘 미술가들은 자본의 주문을 받아 살아간다. 주문을 받지 못하는 99%의 미술가들은 주문을 받는 1%를 바라보며 살아간다. 미술가들이 고루 살면서 미술이 사람들에게 삶의 밥이 될 순 없을까. 미술이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과 창의적 개인들이 살아 숨쉬는 것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미술이 ‘현실 복무’의 이름으로 정치나 이론에 복무하는 게 아니라 창의성과 예술적 모험을 배가하면서 사회 변화의 주체가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공무원 큐레이터’ 김준기(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의 고민은 끝이 없다.▲ “대추리·용산 등 살아있는 현장 떠나면결국 제도 안에서 스스로 침잠하게 돼▲ 자본의 선택 못 받은 99%의 미술가들전시장과 시장만 바라볼 게 아니라새로운 장, 즉 현장을 발견하고 들어가야▲ 관 주도 공공미술은 갈등 덮으려고만 해북한처럼 자기 실험도 도전도 못하죠▲ 예술활동 왕성한... -
(28) 다큐멘터리 감독 태준식
김규항 = 필모그라피(영화이력)가 많습니다. 주요한 장편만으로도 <어머니>(2012), <당신과 나의 전쟁>(2010), <샘터분식>(2009), <필승 2―연영석>(2008), <우리 모두가 구본주다>(2005)….태준식 = ‘독립영화계의 남기남’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웃음)김규항 = 진행 중인 작품도 있죠? 평택에 자주 가시는 것 같던데요.태준식 = <당신과 나의 전쟁> 그 후 이야기를 찍고 있어요. 큰 싸움 이후, 큰 비극을 겪은 후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라는 주제를 좀 길게 보면서 찍고 있습니다. 하나 더 있는데 조중동에 관한 다큐입니다. 어차피 대선 이후에 완성할 생각이라 여유있게 작업해왔습니다.▲ 대선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이대다수가 어떤 희망을 갖고 사나뭘 발견해야 할까 등을 그리려 해▲ 박근혜 당선 후 잇단 노동자 자살 보고현실의 실체 드러내려 노... -
(27) 연대활동가 박희경
몇해 전 철수한 프랑스 대형마트 까르푸의 경영진이 한국 노동자들에게 했던 패악질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런데 까르푸 자본은 왜 프랑스 노동자들에겐 그렇게 하지 못할까? 톨레랑스의 정신이 프랑스 안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일까? 자본의 무한탐욕이야 톨레랑스와도 무관한 것이고 이유는 단지 하나다. 연대의 힘. 프랑스에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하듯 했다간 프랑스 노동자들이 모조리 들고일어날 테니. ‘연대의 여왕’ 루시아(사무직 노동자 박희경)를 만났다. 인터뷰는 대통령 선거 이틀 전에 있었다.▲ ‘투쟁’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두려워해주장보다 마음으로 다가가는 게 우선▲ 지금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일 찾으며늘 말해요 “내일은 내가 해고될지 몰라”▲ 김여진·공지영 등 투쟁 알려줘 고맙지만그분들은 딱 거기까지만 해줬으면김규항=인테리어 회사 경리과장이면 늘 사무실에서 일해야 하잖아요.박희경=완전히 사무실 붙박이니까 연대 활동엔 불리하죠.(웃음) 일... -
(26)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모임
노동 현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노동문학과 노동문제를 다루는 작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건 애석한 일이다. 그런 현실의 한구석에 작지만 희한한 풍경이 있다. 일군의 어린이 책 작가들이 노동자들의 시위와 집회에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나타나는 것이다. 더 작가(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모임)의 회원들. 그들은 스스로를 ‘못난이들’이라고 부른다. 동화라는 장르가 대단한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그들의 행동을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든 않든 상관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못난이들. 못난이 셋을 만났다.김규항 = 언젠가 비없세(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가입 단체 이름을 훑어보다가 더작가 이름을 발견하고 이게 뭘까 했는데 어린이책 작가들이라고 해서 놀랐어요. 처음엔 실제 작업보다는 운동에 전념하는 유별난 사람들이려니 했던 것도 같고요.(웃음) 2008년에 만들어졌는데 회원이 얼마나 되나요.박효미 = 정회원과 준회원이 있는데요. ... -
(25) 노동자 대통령 후보 김소연
‘7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되었다는 인천국제공항. 깔끔하고 근사한 근무복을 입고 일하는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이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직원주차장도 이용 못하는 직원들. 물론 이건 인천공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는 오늘날 모든 한국인의 현실이거나 가까운 미래다. 사정이 낫다는 30대 기업들마저 내년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간다고 발표했고 일부는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2008년 미국발 공황의 파도는 한국을 피해간 게 아니라 이제 막 도착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진보적인 시민과 노동자들은 말한다. 현실이 힘들수록 문재인과 안철수가 단일화해서 박근혜를 막고 정권교체를 해내야지. 그게 지금 현실에선 최선의 진보니까, 유일한 희망이니까. 그들 앞에 ‘다른 희망’을 이야기를 하는 후보가 있다.▲ 25년 이어온 현장투쟁, 나는 비정규파문재인·안철수, 인품 좋아 보이지만약자에 동정·시혜의 ... -
(24) 실험예술가 이한주
극우독재 시절, 문화도 획일적이었다. 사람들은 획일적인 문화 속에서 안도했고 벗어나길 두려워했다. 민주화가 되고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말도 있었고 우리도 개성과 취향이 만발한 ‘유럽 스타일’로 간다고도 했다. 그러나 어느새 문화는 다시 획일화하고 있다. 이번엔 극우독재가 아니라 시장의 율법에 의해서. 10대들이 노 아무개 점퍼를 입음으로써 안도감을 느끼는 걸 개탄하는 사람들은 시장에서 승리한 공 아무개, 신 아무개의 소설 외에는 읽으려 들지 않는다. 이한주와 요기가갤러리의 존재가 도드라지는 시절이다.▲ 한때 인터넷·돈맛에 빠져 봤지만사회시스템은 알아갈수록 회의사람들은 규칙이 없다는 걸 겁내▲ 공연자·예술가 위주의 공간 없어“요기가 바로 작업실” 하다가 작명술 파는 대신에 공짜 막걸리 제공▲ 클래식·이색 퍼포먼스 뭐든지 OK외국 뮤지션도 공연하겠다며 찾죠김규항 = ‘요기가’ 이름이 재밌어요.이한주 = ... -
(23) 노동운동가 한석호
한눈에 보기에도 ‘운동권’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한석호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환한 웃음과 함께 느껴지는 강하고 단단한 인상이 그렇고, 군중 앞에서 발언을 많이 해서 트인 목소리와 절도 있고 명료한 말투가 그렇다. 오랫동안 노동운동 진영에서 선봉대, 사수대, 조직 쟁의 등을 도맡아오면서 야전군으로 잔뼈가 굵어온 그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런 그가 ‘무지개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갱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가 청춘을 바쳐온 민주노동운동과 진보정당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그의 무지개는 펼쳐질 수 있을까?▲ 경직된 노동·좌파운동의 이중성‘무지개 사회주의’로 혁신해야▲ 노동 중심성·진보정치 운동성의문제의식 갖고 있는 사람 선결집정당 및 정치세력 새판짜기 구상김규항 =야전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력이 그렇지요?한석호 =87년 6월항쟁 때 명동성당투쟁동지회를 만들어 처음 구속되었다가 88년에 노태우가 대통... -
(22) 반국가주의·반자본주의 음악집단 3인조 밴드 ‘레나타수이사이드’
람혼(최정우), 파랑(이용창), 반시(유가영) 세 사람이 ‘레나타수이사이드’라는 밴드를 만들어 활동한 지 막 10년이 되었다. 근래 한국에는 10년 넘은 인디밴드가 적잖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들처럼 애초 멤버 그대로, 그것도 앨범 한 장 내지 않고 10년을 맞은 경우는 거의 없다. “부부관계에 비유하면 우리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같은 관계”(파랑)라고도 하고 “우리는 밴드로서 비전을 강요하지 않았기 때문”(반시)이라고 한다. 그들의 10년과 그들의 삶을 도란도란 들어보았다.▲ 어떤 사운드만 중요시하지 않고 연극·무용 등 다른 장르와 협업도매이지 않아 관객들은 친구가 돼▲ 과거엔 밴드들 저항성 선언부터… 지금은 지향성보다 현장을 중시공연 취지 맞으면 함께 모이게 돼… 음악의 정치성 다양하게 진화 중▲ 사회 전반 진보적 담론 확대 추세… 실은 우파체제 지탱 수준에 그쳐왜 이럴까 질문 좀 더 치열해져야김규항 = 레나타는 사운드가 독특한 편... -
(21) 대안교육 전문지 ‘민들레’ 발행인 현병호
오늘 한국인에게 교육문제는 주요한 사회문제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절체절명의 문제다. 고위공직자 청문회의 하고많은 위장전입자들도 ‘죄송합니다. 아이 교육문제 때문에….’ 한마디면 관대한 처분을 얻어낼 만치. 어지간히 사회비판적인 사람도 아이 교육문제 앞에선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뒷걸음질 칠 만치. 괴멸되다시피 한 교육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제대로 놀지도 제 꿈을 가꾸지도 못한 채 시들어가고, 엄마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인생을 헌납한다. 그러나 그런 현실에도 여전히 대안과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현병호는 그중 한 사람이다.▲ ‘앞으로 나란히’ 줄세우기 교육스스로 생각하는 힘 꺾어▲ 몰입의 경험이 아이를 키운다놀이에 몰입해 본 아이가 공부·일에도 몰입▲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건관계 맺기와 자기 일 열심히 하기김규항 = 교육운동가로 살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현병호 = 어릴 적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는데 막상 대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