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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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과의 눈물]“대학 구조조정 시장논리에 맡기면 인문학은 고사”

    “대학 구조조정 시장논리에 맡기면 인문학은 고사”

    한국대학학회는 대학 구조조정에 학술적으로 대응하고, 대학의 지향점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6월 설립됐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등이 고문을 맡았고, 200명이 넘는 교수들이 창립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초대 학회장을 맡은 윤지관 덕성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60·사진)를 만나 대학 구조조정의 문제점과 대안을 들어봤다.- 대학이란 무엇인가.“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는 곳이다. 합리적인 사고와 사회에 대한 봉사의식을 지닌 시민을 길러내는 고등교육 기관이다.”- 기업은 대학 졸업자의 업무 숙련도가 떨어진다고 비판한다.“이명박 정부 때부터 기업들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인력을 대학이 길러내야 한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학을 취업을 위한 중간단계로만 여겨 학생들은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공부다운 공부는 멀리하게 됐다.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만들어내는 곳이 아니다. 사고력...
  • [문과의 눈물]인문학 장기 투자, 문·이과 융합교육, 학자들이 대안 마련… 인문학 길을 찾자

    인문학 장기 투자, 문·이과 융합교육, 학자들이 대안 마련… 인문학 길을 찾자

    1996년과 2006년에 제기된 인문학 위기론의 배경에는 인문계열 교양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과 대학원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인문학의 위기는 더 구체적이고 더 극단적이다.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까. ‘문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대안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1) 대학 평가지표에서 취업률을 빼자2003년 이후 대학의 전체 학과 수는 16.6% 늘었다. 인문계열 학과들만 1.7% 줄었다. 2011~2013년 통폐합된 인문계열 학과만 43개에 이른다. 주된 원인은 취업률이다. 교육부는 2011년부터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과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을 선정하고 있다. 평가지표 중 배점이 가장 큰 항목은 재학생 충원율이고, 취업률은 그 다음이다. 그러나 재학생 충원율에는 졸업 후 취업 가능성에 대한 재학생들의 평가가 반영된다. 사실상 취업률이 결정적 지표다. 대학들이 인문계열 학과를 구조조정 1순위에 올려놓는 것은 인문계열이 ...
  • [문과의 눈물]영문과 2학년 ‘취업’ 고민에… “편입하거나 재수하는 게 어때”

    영문과 2학년 ‘취업’ 고민에… “편입하거나 재수하는 게 어때”

    서울 소재 중위권 대학 영어영문학과에 다니는 장모씨(20)는 최근 이공계열 복수전공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학점에 스펙 채우기에도 빠듯하지만 졸업 후에도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선배들을 보면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취업 얘기를 꺼내면 아예 편입이나 재수를 하라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면서 “이제 2학년인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려니 불안하다”고 말했다.채용 현장에서 대학 인문계열 출신이 홀대받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인문학 전공자는 매년 쏟아져 나오는데 괜찮은 책상머리 일자리는 늘 부족했다. 그래도 눈높이를 낮추면 취업할 만한 곳도 있었고, 해볼 만한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인문학 전공자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은 “어떻게 해도 안된다”는 비명에 가깝다. 최근 들어 주요 대기업들은 인문계열 전공자들의 채용 문을 더욱 좁혀놓았다. 그나마 인문계열 출신들에게 발 뻗을 공간을 만들어주던 금융권이 유례없는 인력 구조조정에 몸살을 앓은...
  • 시험은 인문학 채용은 이공계… 관리직군마저 ‘사라지는 인문계 우대’

    최근 대기업 공채의 키워드는 ‘역사’와 ‘인문학’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달 초 실시한 그룹 공채 인적성시험에서 ‘몽골과 로마제국의 성장 과정과 이를 통해 현대차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700자 내외로 기술하라는 에세이 문제를 출제했다. 지난 12일 실시된 삼성그룹 직무적성검사(SSAT)에서도 한국사는 물론 세계사와 철학을 아우르는 문제가 나왔다. 하지만 채용 현장의 움직임은 이와는 정반대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부터 그룹 공채에서 인문계열 출신을 뽑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도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력 전자계열사 채용의 80%에 이공계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쳐놨다.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4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인문학 전공자가 아닌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너럴리스트로서 인문계열 출신들의 장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사라지는 추세다. 또 다른 4대 그룹 관계자는 “마케팅·영업 등 스태프...
  • “도서관 사서 되고 싶었지만 정규직 채용 거의 없어 온라인 서점 입사… 회사 도산 후 쇼핑몰 계약직 근무”

    대기업이 인문계열 전공자보다 이공계나 상경계열 전공자를 선호하는 것을 무작정 탓할 수는 없다. 기업 입장에선 아무래도 이들 전공의 업무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문계열 전공자에 특화된 일자리는 어떨까. 서울 소재 유명 사립대에서 역사학과 문헌정보학을 복수전공한 박모씨(29)의 ‘취업 도전기’는 인문계열 졸업생이 전공을 살려 취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실증적으로 보여준다.책 읽기를 좋아했던 박씨는 대학에 원서를 넣을 때 전공 선택을 망설이지 않았다. 고3 때도 EBS 수능 영어교재보다 와 을 펼친 적이 더 많다. 와 는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았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주변에서는 교직이나 행정고시에 도전할 것을 권했지만 박씨는 흥미와 적성을 택했다. “언론사 영화담당 기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매체가 별로 없어 어렵겠다 싶었고, 책과 관련한 일을 하면 보람이 있겠다고 생각했지요.”박씨가 찾아낸 꿈은 ‘도서관 사서(司書)’였다. 박씨는 200...
  • ‘문’전박대 취업 ‘사’라지는 전공 ‘철’폐되는 학과… 문사철 길을 잃다

    ‘문’전박대 취업 ‘사’라지는 전공 ‘철’폐되는 학과… 문사철 길을 잃다

    “제가 국어국문학과 학생으로 졸업할 수 있을까요.” 지난 13일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향하는 광운대 국어국문학과 3학년 이정훈씨(24)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등에 멘 가방에는 등 전공 관련서가 들어 있었다.그는 3주 전 대학 측이 현재 30명인 국문과 정원을 20명대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대학원 진학을 염두에 뒀던 이씨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이씨는 “당장 학과가 없어지지 않더라도 정원이 줄면 폐강되는 수업이 늘어나고, 학과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운대는 2006년 동북아학부를 신설하면서 국문과 정원을 40명에서 30명으로 줄인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취업준비를 시작한 서울대 국사학과 4학년 박모씨(26)는 서류전형에서만 10번이나 탈락했다. 인류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하고 교지와 연극동아리 활동을 했던 박씨는 누구보다 대학생활에 자부심이 컸다. 토익 점수도 945점이었다.박씨...
  • 90년대 ‘북한학’ 2000년대 ‘글로벌’… 유행 지나면 위축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릴세 / 꽃도 좋고 열매도 많으니” 뿌리가 약해서일까. 한국 대학의 학제 개편은 ‘정부 정책’이라는 바람에 쉽게 흔들렸다. ‘동북아’ ‘콘텐츠’ ‘글로벌’ ‘융합’ 등 2000년대 이후 신설된 학과의 명칭에는 당시 정부와 집권여당이 추진한 정책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1990년대는 북한학 바람이 불었다. 전 세계적 탈냉전 분위기와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로 이어졌다. 1994년 동국대가 국내 최초로 북한학과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명지대(1995년), 관동대(1996년), 고려대(1997년), 조선대(1998년) 등이 학부 과정에 북한학과를 신설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대학원에 북한학과를 개설한 대학은 8곳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 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보수정권이 집권하자 북한학과는 급격히 위축됐다. 관동대는 2006년 북한학과를 폐지했고, 명지대는 2010년 정치외교학과와...
  • [문과의 눈물]기업 외면 → 정부는 구조조정 → 끌려가는 대학 → 인문계열 공동화

    기업 외면 → 정부는 구조조정 → 끌려가는 대학 → 인문계열 공동화

    대학에서 ‘문·사·철(文·史·哲)’ 중심의 순수 인문계열 학과가 사라지고 있다. 정부가 취업률을 기준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대학들이 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대학 교육의 가파른 시장주의화가 순수 인문계열의 공동화(空洞化)를 초래한 것이다.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대학의 전체 학과 수는 2003년 9542개에서 지난해 1만1126개로 16.6% 늘었다. 반면 인문계열 학과 수는 1.7% 줄었다. 학과 수가 감소한 것은 인문계열이 유일했다. 교육부가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을 기준으로 재정지원 대학을 선별한 최근 3년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1~2013년 통폐합된 인문계열 학과는 43개에 이른다.통폐합된 인문계열 학과는 ‘문화콘텐츠학과’ ‘디지털콘텐츠학과’ 등으로 이름을 바꿨다. 가톨릭대, 건국대, 경남대, 군산대, 상지대, 순천향대, 아주대, 용인대, 인하대, 청주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등이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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