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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작가들이 운영하는 동네책방 ‘구구절절’
“이런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종이로 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을 읽을 때는 가능하면 좋은 책, 제대로 된 책을 골라서 읽어야 하고요. 그리고 글을 쓰는 능력, 더 나아가서는 책을 쓰는 능력까지 키워야만 해요.”구구절절 옳은 소리만 한다. 지난 24일 오후 찾아간 대전의 동네 책방 ‘구구절절’에서 북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정덕재 시인과 김병호 작가는 이 책방의 탄생 배경과 설립 목적에 관해 이처럼 설명했다.책방은 소위 ‘집단운영체계’로 운영된다.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정 시인을 비롯해 시인·소설가·방송작가·글쓰기강사·출판편집자·대학교수 등 지난 10년 동안 왕성한 저술·기획 작업을 해온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소속 작가 6명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26㎡(8평) 남짓 되는 작은 책방에서는 새 책과 헌책 1500여권이 진열돼 있었다.“새 책은 주로 문학과 인문학 서적을 중점적으로 큐레이션 하고 있어요. 헌책은 기증자의 기부나 판매를 대행하는 형식으로 거래를 진행하고요.”... -
성적과 진학 사이… 고교 축구감독의 고민
성적도 내야 하고 진학도 시켜야 한다. 아마추어 축구팀 지도자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제48회 대통령금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4강전을 앞둔 30일 전남 영광군 영광스포티움 종합운동장.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몸을 풀고 있는 보인고와 신갈고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두 감독은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사상 첫 대통령금배를 품겠다는 신갈고 이태엽 감독이나 3년 만에 다시 우승을 해보겠다는 보인고 심덕보 감독의 승리에 대한 열망은 꼭 같았다.우승에 도전하는 욕심과 함께 비슷한 말이 또 있었다. 제자들의 진학에 대한 고민과 팀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4강전까지 오른 만큼 두 팀의 3학년 선수들은 웬만한 대학에 지원할 자격을 얻게 됐다. 대학교별로 지원 자격이 다르지만 대부분은 전국대회 8강부터 4강까지의 성적을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성적이 더 좋다면 당연히 더 프리미엄이 있는 만큼 두 팀은 4강에 만족하지 않고 우승까지 넘본다. 학교의 명예는 물론... -
‘숨은 진주’ 찾아라… 스카우트들, 열전의 영광에 총집합
전남 영광에 한국 축구의 미래를 확인하려는 스카우트들이 총집합했다. 청소년대표팀 감독과 대학 감독, 프로팀 스카우트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찾기 위해 제48회 대통령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숨은 보석 찾기에 나섰다.28일 대회 8강전이 열린 전남 영광스포티움. 본부석에서는 낯익은 축구계 인사들이 여럿 보였다. 본부석 한쪽에서 조용히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사람은 안익수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과 김인완 코치였다. 2017년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사령탑인 안 감독은 2년 뒤 대표팀 선수 후보들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수원공고-보인고의 8강전에서 지난 4월 수원컵에 나섰던 18세 이하(U-18) 대표팀 선수 임민혁(수원공고)과 김대원(보인고)이 뛰기에 안 감독의 눈길은 더욱 매서웠다. 안 감독은 2년 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후보들을 점검하기 위해 올여름 고교축구가 열리는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안 감독은 “현재... -
‘한국 양궁 망신당할라’ 조직위 부실 준비에 협회 나서
자원봉사자들이 날짜가 지난 부실한 도시락을 받고,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볼 전광판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대회 준비 미흡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한양궁협회가 부실한 현장을 보완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양궁협회는 양궁 경기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인천 계양아시아드 양궁장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미디어석을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조직위원회의 미흡한 대회 준비 상황을 보다 못해 자구책을 들고나온 것이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양궁이 자칫 부실한 시설 때문에 안방에서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계양 양궁장에는 오른쪽에 비스듬하게 대형 전광판 하나만 설치돼 왼쪽 관중석의 팬들만 볼 수 있다. 협회는 오른쪽 관중석에서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임시로 왼쪽에도 대형 전광판을 하나 더 세우기로 했다. 취재기자와 방송 해설진이 앉는 미디어 트리뷴(보도석) 공사도 시작했다. 조직위가 마련한 취재석은 ... -
‘상하동욕자승’ 이것이 삼성의 힘
프로야구 삼성은 지난 10월1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뒤 외야 담장에 한자 어구 하나를 내걸었다.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 위와 아래가 같은 목표를 가지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뜻이었다. 지난 시즌 삼성이 단단한 불펜 중심의 팀이었다면 2012시즌의 삼성은 선발과 불펜, 수비와 타격, 도루와 주루 등 여러 면에서 짜임새를 갖춘 진짜 강팀으로 거듭났다. 취임 2년째를 맞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팀의 목표를 선수단 전체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류 감독은 “시즌 중에 코칭스태프에게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 코치들은 그 선수들이 경기를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했다. 시즌 초반 팀이 어려웠을 때는 주장 진갑용, 투수 최고참 정현욱, 야수 최고참 이승엽과 저녁을 먹으며 “이제 여러분이 나설 때다”라고 부탁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한 가지 목표를 갖기 시작했다.삼성의 짜임새는 각 분야의 코칭스태프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이기도 했다.... -
‘죄었다 풀었다’ 삼성의 노련한 번트 수비
날씨가 추워지면 장타가 줄어든다. 1점을 내기 위한 수싸움이 승부를 갈랐다. 번트와 이에 대한 대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섭씨 7도, 날씨의 야구학잠실구장의 기온은 섭씨 7도.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10년간 섭씨 7도 이하에서 치러진 경기는 278경기다. 이들 경기에서는 평균보다 0.45점 낮은 득점이 나왔다. 홈런 수는 18% 감소했다. 게다가 잠실구장은 앞서 한국시리즈를 치른 대구, 문학구장보다 외야 담장이 더 멀다. 적은 점수를 뽑기 위한 스몰볼이 정석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SK로서는 9회초 최정의 타구가 잠실구장 가운데 담장 상단에 맞은 게 아쉬웠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했고, 잠실구장이 아니었다면 경기는 9회초에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추운 날씨는 야수를 위축시키고 수비 움직임을 어렵게 만든다. 결국 삼성의 2점은 조인성의 블로킹 실수와 우익수 임훈의 실책, 박진만의 야수선택에서 나왔다. 2점이 나왔을 때 잠실구장에는 비까지 내렸다. 비가... -
대량실점 자초한 투수 물량공세
삼성과 SK 모두 선발투수를 일찍 끌어내리며 경기 흐름이 요동쳤다. 감독의 선택은 때로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 독이 된 빠른 교체단기전의 정석은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다. SK 이만수 감독은 선발 데이브 부시를 3회초 무사 만루에서 채병용으로 교체했다. 위기이기는 했지만 1-0으로 앞선 상황, 안타도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채병용은 급히 마운드에 올랐고 밀어내기 볼넷과 안타, 홈런을 허용하며 6점을 내줬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투수를 빨리빨리 바꿔나갔다. 6-3으로 앞선 4회 차우찬을 투입했지만 홈런을 허용했고, 2사 1루에서 심창민을 이어던지게 했지만 폭투로 1점을 더 내줬다. 심창민은 1차전에서 위기를 넘겼지만 다음 이닝에서 연속 볼 6개를 던진 바 있다. SK 타자들은 1차전 상황을 잊지 않은 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 약이 된 번트, 독이 될 뻔한 슬래시SK가 5-7로 뒤진 6회말 무사 2루에서 이만수 감독은... -
SK 허찌른 진갑용 ‘페이크 번트’
SK 이만수 감독이 꺼내든 4번타자 교체 카드도 떨어진 SK 타선을 살리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의 과감한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작전은 대량 득점의 발판이 됐다.■ 4번타자 교체SK는 4번 자리를 지켜왔던 이호준 대신 이재원을 4번으로 기용했다. ‘가을 사나이’ 박정권을 5번에서 6번으로 내렸고 왼손 타자 조동화 대신 오른손 타자 모창민을 기용했다. 이호준은 플레이오프에서 0.111, 1홈런 2타점에 그쳤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재원은 왼손 투수에게 무척 강했다. 상무에서 제대한 뒤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한 이재원은 왼손 투수 상대로 0.438(16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재원에게는 제대로 된 기회가 오지 않았다. 1회 2사 2루에서 볼넷을 골라 나갔고 4회 선두타자로 나와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박정권의 부진도 계속됐다. 박정권은 플레이오프에서 ‘가을 사나이’ 별명을 무색하게 ... -
깜짝 카드 이지영·심창민 ‘적중’
삼성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포수 이지영과 투수 심창민. 그리고 두 선수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타순도, 마운드 운영도 플레이오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발 윤희상을 믿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운 선택이 됐다.■ 전담포수삼성 이지영의 1차전 선발 출전은 의외의 카드. 하지만 윤성환이 1차전 선발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맞춰진 카드이기도 하다. 이지영은 올 시즌 윤성환의 전담포수였다. 아직 다듬을 부분이 있지만 워낙 어깨가 강해 2루 송구에도 강점을 지녔다. 한국시리즈 첫 출전의 이지영은 “진갑용 선배와 함께 플레이오프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이지영은 1회초 1사 1루에서 박재상의 도루를 저지하면서 초반 흐름을 끊어냈다. 7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쐐기 득점의 발판이 되는 중전안타를 때렸다. ■ 스페셜리스트류중일 감독은 2-1로 앞선 6회 1사 2루에서 주저없이 심창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
가을 사나이들의 ‘여유만만’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SK 선수들은 ‘가을야구’에 관한 한 최고의 베테랑들이다. 16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포스트시즌에만 무려 94경기에 출전한 SK 박진만은 “특별한 준비 없다. 그냥 하는 거다. 즐기면 된다”며 싱긋 웃었다. 박진만은 타석에서는 활약하지 못했지만 1-1 동점을 허용한 6회말 1사 1·3루에서 박준서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며 더블 플레이로 연결해 흐름을 끊었다. 베테랑다운 여유있는 수비였다.SK 4번타자 이호준은 각종 징크스를 일부러 챙겨가며 ‘가을’을 준비했다. 카레라이스를 먹으면 안타 2개씩 친 것을 떠올리며 카레라이스를 챙겨 먹었다. 계란 부침 2개를 먹은 날 홈런을 쳐서 그것도 챙겨 먹었다. 그 계란에는 비밀이 하나 더 있다. 경기 당일 아침에 계란을 깨면 부정을 타기 때문에 꼭 전날 밤에 계란을 깨서 풀어놔야 한단다. 이호준은 경기 전 “홈런 욕심 없다. 2루타만 치겠다”고 하더니 2회 선두타자로 나와 단기전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