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가올 ‘양자컴퓨터 시대’…인터넷 ‘보안’은 국가안보다
기존 컴퓨터, 0과 1로 정보 표현양자컴퓨터는 ‘큐비트’로 처리여러번 반복, 가장 좋은 결과 내지난 10월 정부는 향후 5년간 25조원 이상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12개 기술분야들 중 대중에게 가장 생소한 분야는 ‘양자’가 아닐까 싶다.■현재 사용하는 컴퓨터는 0 아니면 1양자컴퓨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컴퓨터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존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0과 1로 표현한다. 1+1=2라는 계산은 컴퓨터 안에서 01+01=10이라는 이진수로 변환되어 이루어진다. 초기 컴퓨터는 이 0과 1의 나열을 진공관으로 표현했고, 매일 진공관이 하나씩 고장 나서 그 진공관을 찾아 교체하느라 하루 중 반나절은 컴퓨터를 쓸 수 없었다.이렇게 0과 1로 모든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의 장점은 계산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아주 작은 공간에 밀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CPU의 성능은 최근까지 무어의 법칙... -
당신의 취향을 학습했습니다, 휴먼…이 영상을 좋아하겠군요
‘동영상 역주행’ 대명사 알고리즘추천뿐 아니라 모든 해결법 의미알고리즘이라는 말이 일상 대화에 쓰이는 걸 보면 신기하다. ‘내전근’이나 ‘전전두엽’ 같은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걸 보는 해부학자의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알고리즘이 보여줬다” “알고리즘을 타고 역주행했다”처럼 주로 추천 알고리즘의 줄임말처럼 쓰이고 있지만, 사실 알고리즘은 추천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를 푸는 방법을 말한다. 어떤 요리를 만들고 싶을 때 레시피를 찾아보듯이 어떤 문제를 풀고 싶으면 관련 알고리즘을 찾아보면 된다. 볶음밥 레시피를 하나 익히고 나면 주재료를 바꿔가면서 여러 가지 볶음밥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추천 알고리즘을 하나 배우고 나면 영화, 음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여러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막대한 규모에 따르는 어려움사용자가 이전에 본 영화에 매긴 별점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영화를 추천한다고 해보자. 별점은 5점 만점이고, 아직... -
세상에 못 푸는 암호는 없다, 잘 숨긴 암호가 있을 뿐
정보를 반투명 금고에 넣은 것과 같은 ‘암호화’…정보 무용 아닌 ‘접근 통제’에 목적정보 잘 감추면서 금고 열 수 있는 ‘열쇠’ 많고, 사용자가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야 ‘좋은 암호화 알고리즘’세계적으로 많이 쓰는 알고리즘, 해킹 때 모든 열쇠값 시도·천문학적 비용 들도록 설계해커들, 금고와 함께 열쇠도 훔치려 해…정보 다루는 기관들, 개인정보·열쇠 분리해서 보관해야해킹을 미연에 모두 방지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지난 칼럼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스피어피싱은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어서 ‘우리 회사의 서버만큼은 해킹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해킹에 대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해커는 개인정보를 넘겨달라는 공범에게 암호화한 상태로 파일을 전송한다. 법정에서 해커는 공범의 실력으로는 그 암호를 풀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애초에 개인정보를 어떤 해커도 쉽게 풀 수 ... -
이 메일은 오직 당신만을 노린 미끼
국가·기업 상대 ‘지능형 지속 공격’원하는 목적 위해 1년 이상 준비도담당자 찾아낸 뒤 사생활 뒷조사개인정보 활용해 가족·지인인 척사회공학적 기법으로 ‘맞춤 피싱’메일 첨부파일 등 통해 코드 심기최근 큰 화제가 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마지막 회는 해킹을 소재로 다루었다. 가상의 사건이지만, 국가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APT(지능형 지속 공격·Advanced Persistent Threat)에 실제로 사용되는 기법들을 담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우영우>에서 판사는 변호사가 APT에 대해 설명하려고 하자 “목표 대상을 향해 지능적이고 끈질기게 공격한다는 뜻”임을 이미 알고 있으니 넘어가라고 한다. 사실 APT에 사용되는 기법은 매우 광범위해서 짧은 시간 안에 몇 가지 용어를 설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좀 더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보안이 잘 갖추어진 건물 안에 금고가 있고, 그 안에 있는 보물... -
내가 보낸 메시지, 서버도 모르게…‘열쇠값’ 꽁꽁 숨겨라
페이스북 서버에 저장된 메시지가 미국 임신중단권 고발사건 증거로 채택되면서‘데이터 프라이버시’가 다시 한번 화두로페이스북·카카오톡 메시지, 구글·네이버·다음 메일, 트위터·인스타그램 포스팅 모두 서버에 저장미국 연방대법원이 과반수의 국민들이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임신중단권 보장 판례를 뒤집으면서 각 주의 임신중단 관련 법들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네브래스카주는 17세 미성년 자녀가 임신을 중단하도록 도운 어머니를 고발했고, 이 사건에서 증거로 사용된 것이 두 사람 사이에 오간 페이스북 메시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다시 한번 큰 화두로 떠올랐다.■다국가 서비스는 ‘적법’의 기준이 모호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뿐만 아니라 구글, 네이버, 다음의 e메일,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올린 포스팅 등 우리가 크게 의식하지 않고 쓰는 많은 서비스의 데이터는 서버에 저장되어 있고, 언제든지 적법한 요... -
‘위치 정보 사용’ 끄기가 ‘데이터 보호’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GPS 기반 스마트폰 내비게이션·SNS앱에 와이파이까지더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 전달하는 기술 속,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미국 대법원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히면서 위치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저장되고, 공유되는지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주마다 관련 법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주의 병원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본인이 살고 있는 주의 법을 어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구글은 위치 정보 내역을 저장하는 사용자의 경우, 민감한 정보라고 여겨지는 장소를 방문할 때 내역에서 그 장소를 삭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런 장소들의 예로 상담시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소, 중독치료시설, 임신중단 클리닉, 불임 클리닉, 감량 클리닉, 성형 클리닉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이런 내역을 삭제하려면 일단 사용자가 이런 시설에 방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가 어느 시설에 언제 방문했는지 구글이 어떻게 알 수 ... -
(4)막고 끊어도 무섭게 퍼지는 ‘독버섯’…가상공간의 지독한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는 이전의 그 어떤 전쟁보다 테크 회사들의 직간접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눈에 띈다. 우크라이나의 미하일로 페드로프 부총리는 경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 사업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여러 테크 회사에 공개적으로 보냈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회사들이 이에 호응했다. 우크라이나를 돕는 손길도 많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인터넷 사용을 위한 스타링크 서비스를 지원했다. 에픽게임즈는 새 시즌 오픈 첫 2주간의 포트나이트 수익금을 기부하겠다고 공언했고, 첫날 하루 만에 약 440억원이 모였다. 이더리움 창시자 중 한 명인 비탈릭 부테린은 러시아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기부할 것을 독려했다. 이번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여론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페드로프 부총리는 러시아 사업 중단을 요청하는 서한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각 기업의 트위터 계정을 인용했고, 전 세계 많은... -
(3)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 누른 순간…사용자, 타깃이 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어느 날 기분 전환 삼아 하와이행 비행기표를 검색해보았다. 웹브라우저에서 검색 결과를 후루룩 훑어보고 닫은 다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창을 열었는데, 중간에 하와이 호텔 광고가 있었다. 분명히 내가 사용한 비행기표 검색 서비스 회사와 SNS를 만든 회사는 다른 곳인데, 어떻게 내가 방금 뭘 검색했는지 SNS 회사가 아는 걸까? 웹사이트 방문내역 추적 기술웹브라우저서 비행기표 검색 후SNS서 호텔 광고 나오는 이유는고유 정보 ‘쿠키’가 활용됐기 때문이 현상을 설명하려면 먼저 웹서핑 내역이 어떻게, 누구에 의해 추적되는 것이 가능한지 설명해야 한다. 아주 큰 쇼핑몰 곳곳에 설치된 보안카메라의 성능이 매우 우수해서,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해보자. 얼굴을 인식한다고 해서 이 사람의 신원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A매장에 2시에 들어간 사람과 B매장에 3시에 들어간 사람이 동일인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그... -
(2)기업이 독점하던 내 데이터 가치, 나도 같이 누릴 수 있게 될까
웹3가 대체 뭐지?1990년대 ‘WWW’부터 진화한 웹새 담론 제시하는 웹의 3번째 버전탈중앙화·사용자 권리 향상 핵심새해 각종 경제 전망에 웹3가 화두로 등장했다. 포브스지는 “2021년이 웹3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해라면 2022년은 웹3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고, 유튜브 최고경영자(CEO) 수전 워치츠키도 웹3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웹3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명쾌한 답을 얻기는 어렵다. 웹3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웹의 세번째 버전이라는 뜻이다. 1990년대 초 웹브라우저가 개발되면서 시작된 월드와이드웹을 웹1.0이라 하고, 2000년대 초반부터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 웹2.0을 거쳐, 현재의 웹은 모바일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이러한 웹의 발전은 계획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 -
(1)“딩동, 오늘 운동했나요?” 작심삼일을 깨는 똑똑한 노크
체중감량 등 습관 변화 돕는 앱들칼로리 예상부터 음식량 추정까지딥러닝으로 정확도 점점 높아지고새해가 되면 작년과 다른 자신이 되겠다고 결심하지만, 그 결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작심삼일이 문제라면 삼일마다 작심을 하면 된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습관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기적으로, 자주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혼자 공부하기 힘드니까 학원에 등록하고, 혼자 다이어트하기 힘드니까 친구들과 내기를 하는 것 등이 모두 주기적인 외부의 도움에 해당한다. 하지만 같이할 사람을 찾기 어렵거나 코로나19처럼 특수한 상황에 있어서 직접 만나 주기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먹는다든가 하는 간단한 행동 변화는 휴대폰에 알람을 설정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물론 이 알람이 행동 가능한 시간에 울려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운전하고 있는데 알람이 울리면 쉽게 잊힌다). 하지만 좀 더 복잡한 행동 변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