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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평가 없는 소각로 허가 논란
인천 남동구가 환경영향평가를 누락한 채 폐기물처리 업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해 적정통보를 하는 바람에 다이옥신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이 2년째 반발하고 있다. ◇발단=인천 남동구는 지난해 4월 (주)이알지서비스가 남동공단 12블록 11롯트에 방치되어 있는 3만5천t 상당의 산업폐기물을 포함해 남동공단 발생 폐기물을 처리하는 폐기물소각로를 설치 운영하겠다며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해 적정 통보를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1백50여억원을 들여 48t짜리 소각로 2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누락사실을 지적하자 남동구는 지난 10월 이 회사가 제출한 영업허가 신고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라며 보완을 요구했다. 이 회사는 구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인천지방법원은 최근 임시허가 처분을 판결했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 2일 폐기물처리업 허가에 이어 9일에는 폐기물시설물 사용개시 수리 통보를 내줬다. 또 이 회사는 소각로 가동 ... -
‘첫삽’이후 39년…기로에 선 세운상가
1966년 9월8일 서울 종로구 상가 공사현장. 기공식에 참석한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은 흰 종이와 붓을 가져오라고 일렀다. 그는 큰 글씨로 ‘세운상가(世運商街)’ 넉 자를 써내려갔다. ‘세계의 기운이 이곳으로 모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동양 최대의 전자상가, 국내 첫 주상복합건물인 세운상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39년이 흐른 2005년. 세운상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세운상가는 종묘에서 충무로 대한극장 앞까지 1㎞에 걸쳐 있는 세운·대림·삼풍·진양 4개 상가군의 통칭. 종로·청계천·을지로·충무로를 남북으로 가로지른다. 이 도심 속 매머드 건물은 청계·삼일고가와 함께 ‘조국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최근 청계·삼일고가가 철거되고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세운상가의 거취 문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세운상가를 헐어 내고 이곳을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세운상가가 첫 삽을 뜬 66년은 흑백 텔레비전 방송이 처음 시작된 해였다. ... -
나를 키운 그곳 보존할수 없을까
나는 1958년에 을지로 2가에서 태어났다. 지금 SK 텔레콤 본사 건물이 직사각형이 아닌 다면체로 첨단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바로 뒤 주차장 입구에 아직도 흉물스럽게 철거를 기다리는 2층집이 바로 내가 태어난 집이다. 동네 친구들과 서울 한복판에서 저녁 늦게까지 뛰어놀곤 했다. 그리고 휘문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서 세운상가라는 곳을 처음 가 봤다. 중학교에 올라가 기술, 공업이라는 과목을 접하고 친구 하나가 만능기판에 트랜지스터를 꽂아 라디오를 만드는 것을 보고는 나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무석 라디오 그러고는 1석 라디오, 4석 라디오 이런 식으로 라디오를 직접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세운상가를 오가면서 중학생인 나로서는 보는 것마다 신기했고 작은 가게 구석구석에 있는 각종 도구며 테스터 그리고 앰프, 라디오, 전자계산기 등 참으로 없는 것이 없었다. 진공관이 대세였던 시절이라 트랜지스터만 해도 매우 신기... -
철거? 리모델링? 보존?
세운상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녹지축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녹지축 확보와 재개발 방법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였다. 상인들은 철거 자체에 회의적이었다. 세운상가의 미래를 놓고 각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세운상가는 박정희식 폭압적 근대화의 기념비다. 건물 자체로서 어떠한 가치도 없다. 상가 자체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5~10층 높이의 작은 건물과 공원, 개울이 들어서는 형태로 재개발해야 한다. 특히 전통 골목의 형태를 간직한 세운상가 주변 블록들의 골목길을 잘 살려야 할 것이다. #이경재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세운상가를 헐어내고 최소 30m 폭의 자연숲을 조성해 종묘~남산 녹지축을 연결해야 한다. 현재 추진중인 지하상가와 인공지반으로 형성되는 공원보다는 자연토양 위에 산림생태계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좋다. #김동기 해성전기 사장=세운상가 철거 이야기가 나온 게 10년이 넘었다. 안타깝지만 한번 정책이 ... -
나의 세운상가 32년 이웅재사장
복원된 청계천 옆 세운상가 가동 148호. 온풍기·난로 등을 파는 ‘라이프상사’의 이웅재 사장(55)은 올해로 32년째 세운상가에서 일하고 있다. 군 제대 후 가전업체 종업원으로 취직한 때가 1974년. 그로부터 5년 뒤 지금 자리에 가게를 냈다. 이사장은 “전화번호의 국만 한 자리 늘었을 뿐 종목도, 장소도, 상호도, 사람도 그대로”라고 말했다. 그가 세운상가와 인연을 맺을 무렵은 국내 가전산업의 태동기였다. ‘내 가게’를 갖는 것이 꿈이던 청년들은 “돈 안줘도 좋으니 제발 써달라”며 세운상가로 찾아들었다. 이사장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가전제품이래봐야 월남전에서 흘러들어온 군수물자가 대부분이었다. 자동펌프, 석유곤로, 난로, 선풍기가 주류였고, 컬러 텔레비전이 처음 등장했다. “나는 세운상가 2세대요. 상가 세워지기 전부터 장사하던 선배들이 1세대고, 나처럼 70년대 초반에 종업원으로 들어와 가게 낸 사람들이 2세대지. 1세대가 여기서 손님을 기다렸... -
회색빛 세운상가, 초록 숲 될까
서울시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북한산에서 창덕궁, 종묘, 남산을 거쳐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녹색의 긴 축이 보인다. 그러나 종묘에서 남산까지의 구간은 회색 콘크리트 건물이 가로질러 녹치축이 끊어져 있다. 세운상가가 바로 이 길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세운·대림상가 자리를 재개발해 2020년까지 녹지로 확보하고 삼풍·진양상가는 그 후에 공원화, 순차적으로 녹지를 연장해 남북 녹지축을 연결하겠다는 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 세운상가의 운명은 녹지축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녹지축과 맞물린 운명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녹지축 계획은 밭 전(田)자 형태다. 서울 외곽의 녹지를 연결해 환상 녹지축을 확보하고, 북한산에서 관악산까지 남북 녹지축을 확보할 계획이다. 단절된 부분에 생태육교, 공원 등의 녹지를 채워 넣겠다는 것. 남북 녹지축은 북한산~창덕궁~종묘~남산~동작대교~국립현충원~관악산 구간이다. 녹지축은 도심의 열섬 현상을... -
나니아의 판타지가 열린다
세계 3대 판타지 문학 걸작이 있다. 어슐러 르귄의 ‘어스시의 마법사’, 톨킨의 ‘반지의 제왕’, 나머지 하나는? 아쉬울지도 모르겠지만 ‘해리포터’는 아니다. 답은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가 오는 29일 개봉한다. 영화는 ‘해리포터’보다 늦었지만, 소설은 50여년이나 빠르다. ‘나니아 연대기’는 1950년부터 7년에 걸쳐 매년 한권씩 발표된 대형 판타지 소설로, 가상의 나라 ‘나니아’의 탄생부터 소멸까지를 다루고 있다. #나니아 연대기’란 4명의 소년·소녀가 옷장을 통해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나라, ‘나니아’로 들어간다. 위대한 사자 아슬란이 통치하는 나니아는 ‘하얀 마녀’의 마법에 걸려 겨울만이 계속되는 곳. 아이들은 아슬란의 도움으로 ‘하얀 마녀’와 일대 격전을 벌여 ‘나니아’를 구해내고 평화롭게 다스린다. 그들이 옷장을 통해 다시 현실로 돌아왔더니, 고작 몇분만이 흘렀을 뿐이었다. 이번... -
“선거땐 시립병원 장담하더니…”
경기 성남시와 시민단체가 시립병원 건립을 놓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시민단체는 “선거공약마저 지키지 않는 이대엽 시장을 믿지 못하겠다”면서 주민 발의로 ‘시립병원 설립을 위한 조례 제정’을 시의회에 청구한 상태다. ◇시립병원 건립 의지있나=시민들은 성남시가 겉다르고 속다른 행정을 한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21일 의료공백해결을위한성남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운동본부)에 따르면 이대엽 시장은 2002년 지방선거 출마시 “수정·중원구 구 시가지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겠다”며 시립병원 건립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지역사회에는 이 시장이 당선되자 시립병원 건립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2003년 9월 시민들이 개최한 ‘시립병원건립을 위한 공청회’에 불참하는 등 ‘적극적’에서 ‘소극적’으로 입장을 바꿨다. 게다가 “예산이 없다. 조사결과 의료공백은 없다”며 시립병원 건립을 백지화하고 대학병원 유치쪽으로 방침을 굳혔다. 하지만 사업에 참여키로 했... -
“포획보다 둘러가도 공존을”
“어렵사리 생산한 고구마를 먹어치우거나 가을걷이를 앞둔 농부의 억장을 무너뜨린다고 해도, 그게 어디 멧돼지만의 잘못일까요? 멧돼지가 사는 산 구석까지 밭을 갈고 과수원을 내는 인간의 무분별함도 돌아봐야 합니다. 그곳은 원래 자연의 터전이었습니다.”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 박병상 대표(동물생태학 박사)는 멧돼지를 죽이는 것에 대해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농작물 피해도 안타깝지만, 무엇보다 멧돼지에겐 생명이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선 도시든 어디든 동물이 지나가는 자리는 반드시 표시를 하고, 동물들을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게 그들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멧돼지의 공간마저 잠식해 들어간데다 이동통로마저 차단해버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는 포획이란 간단한 해결책보다, 둘러가더라도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멧돼지가 도시로 내려오지 못하게 망과 펜스를 치거나, 먹이가 부족해 농가의 밭을 뒤집는다면 산 ... -
생태를 파괴한 인간들아! 멧돼지도 할 말 있다
에미시족의 마을에 어느날 재앙신이 나타나 인간들을 위협한다. 주인공은 결투 끝에 포악해진 재앙신을 쓰러뜨리지만, 저주의 상처를 받고 죽어야 할 운명에 처한다. 저주를 풀기 위해 먼 길을 떠난 주인공. 결국 재앙신이 인간의 총에 맞은 ‘멧돼지’였다는 것과, 재앙신의 저주가 숲을 파괴하려는 인간들 때문이란 사실을 알고 괴로워한다. 그리고 자연을 짓밟아 터전을 넓히려는 인간과 그들의 야욕에 분노의 재앙신으로 변한 멧돼지떼 사이에 처절한 사투가 벌어진다….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 中- 도심 한복판에서 미친듯이 날뛰다 마지막 단말마조차 지르지 못한 채 고속도로에서, 한강에서, 창경궁에서 죽어간 멧돼지들. 그 모습을 보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를 떠올리게 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그들에게도 인간을 향한 항변의 기회를 한번쯤 줘야 하지 않을까. 이 땅에서 멧돼지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당신들 인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