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움켜쥐고 재고 궁리하는 것일까. 열흘 사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보며 두 번 다 고개를 저었다. 떠오른 단어는 ‘찔끔찔끔’이다. 10·25 담화는 최순실을 알고,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의 의견을 묻고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전날 밤 대외비 국정 문건들이 최순실에게 유출돼 결재받듯이 첨삭된 사실이 보도된 것까지만 시인한 녹화방송이었다. 11·4 담화는 한뼘 더 나갔다. 최순실과 왕래가 있었고,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미르·K스포츠 재단을 만들었고, 검찰 조사나 특검도 받아 드러난 잘못은 책임지겠다고 했다. 대통령도 기업도 선의로 했고, ‘특정 개인’의 위법행위가 문제였다고 했다. 기업과 검찰엔 참작하라는 ‘뼈’가 보인다.대통령의 말은 하루도 안돼 허언이 됐다. 청와대 부속실까지 도운 비선의 국정농단은 양파 껍질처럼 계속 까지고, 기업들의 팔과 목을 비튼 증언이 이어졌다. 첫 사과 후 광화문에 켜진 2만개의 촛불은 두 번째 사과 후 20만개로 불어났다. ‘...
2016.11.08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