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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수원 노숙소녀 사망사건
9년 전인 2007년 5월14일 새벽 5시30분쯤 경기 수원의 한 남자고등학교 매점 계단 옆에서 10대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몸에는 집단 구타를 당한 듯 팔과 다리에 수많은 피멍이 든 채 여학생이 남자고등학교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이른바 ‘수원 10대 노숙소녀 사망사건’이다. 이 사건은 범인을 잡지 못한 다른 미제사건과는 달리 경찰과 검찰이 7명을 범인으로 찍어 법정에 세웠지만 모두 무죄로 풀려나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다.이 사건은 특히 대한민국에서 형사 피고인이 수감 중 재심이 결정된 후 출소해서야 재심 공판이 열린 첫 사건이다. 재심 개시 결정은 간첩조작 등 군사독재시절 공안사건에서는 있었지만 일반 형사사건에서 재심 결정은 극히 드문 경우였다. 경찰과 검찰에 의해 두 번의 별도 수사가 이뤄지고, 법정위증 사건이 추가된 뒤 재심까지 결정된 이 사건은 총 15번의 법원 판결이 나온 사건으로 재심에서 누명이 벗겨진 사건이다.■경찰, 범... -
(37)제주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사건
제주시 애월읍은 제주에서 가장 번화한 도심과 20~30여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전형적인 농촌 마을의 모습이다. 밭과 목장, 오름과 숲이 대부분으로, 한적함마저 느낄 수 있다. 2009년 2월8일 오후 1시50분쯤 마을주민 ㄱ씨(당시 67세)는 평소처럼 산책에 나섰다. 2월이라 쌀쌀한 감이 있었지만 산책하기에는 무리 없는 날씨였다. 고내오름을 끼고 편도 1차로 포장된 길을 걷던 중 그의 시선에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가 잡혔다. 수풀에 가려져 있지만 고내오름 옆 농업용 배수로에서 길 다란 무엇인가가 있는 듯 했다. ‘사람 모양인 것 같은데, 마네킹인가?’ 뒷덜미가 서늘해지고 온몸의 털이 쭈뼛하게 서는 기분이었다. 이 곳은 인적이 없다고 하지만 도로변이었다. 김씨는 ‘설마…’ 하는 마음에 주변에 있던 마을 주민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마을주민 ㄴ씨는 최근 20대 여성이 실종됐다는 뉴스를 접했던 것을 기억했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일했던 이모씨(27)가 ... -
(36) '예비 간호사' 목포여대생 살해사건
ㄱ씨(당시 22세)가 ‘백의 천사’의 꿈을 키우며 자란 집 터는 폐허가 돼 있었다. 전남 목포시 용해동 이로초등학교 뒤편 언덕배기 한 골목을 따라 맨끝에 자리한 그의 집. 슬레이트 지붕은 내려 앉고, 담장도 허물어져 있었다. 녹슨 채 잠긴 대문 너머로 드러난 집터 180여㎡엔 방초만 푸르렀다. 유난히 크게 들리는 풀벌레 소리가 담을 넘어왔다.바로 그때 옆집 대문이 열렸다. ㄱ씨의 작은 어머니(46)라고 했다. 그는 “조카가 변을 당한 뒤 가족들이 바로 저기 건너편 아파트로 이사해 살았는데, 지난 4월 초 끝내 가족 모두가 서울로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내내 고통스러워 했다”고 덧붙였다. 골목에서 만난 김모 할머니(76)는 “저 집엔 유난히 꽃나무와 화분이 많았어. 지금쯤 마당이 울긋불긋 훤했을 건디. 정말 선한 사람들이었는데…”라며 그때의 악몽을 떠올렸다.ㄱ씨는 간호사의 꿈을 야무지게 다졌다. 어김없이 그토록 고대하던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장학금을... -
(35) 인천 십정동 부부살해 사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006년 11월16일 오전 7시. 인천 부평구 십정동 김모씨(당시 56세)가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 2층 거실에서 아내 임모씨(53)와 함께 흉기에 찔려 숨져 있는 것을 1층에 사는 세입자(49)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흉기로 8곳, 아내 임씨는 무려 37곳이나 찔려 잔혹하게 살해됐다. 시신 옆에는 피가 묻은 1회용 우비가 놓여 있었다. 또한 외국제품으로 추정되는 신발자국도 남아 있었다.방안 서랍은 열린 채 뒤진 흔적이 있었지만 돈이 될 만한 패물과 현금은 그대로 있었다. 부엌 천장에 있던 1억원의 적금 통장만 사라졌다.숨진 김씨 부부를 처음 발견한 세입자는 경찰에서 “새벽에 2층에서 전화벨 소리와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려 아침에 올라가 보니 김씨 부부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숨진 김씨는 건축업을 했고, 임씨는 평범한 가정 주부였다. 김씨 부부는 특별한 빚도 없었고, 이웃과의 사이도 원만했다. 김씨 부부 살해범은 현관문을... -
(34)전남 광양 중마동 주차장 살인사건
그토록 살갑게 지내던 친구가 아무말없이 떠나버린 2009년 6월14일. 그날로부터 꼭 7년이 됐다. 김모씨(52·여)는 “그런 일만 없었다면 지금쯤 며느리도 보고, 손주도 보고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자신보다 두 살 아래이던 ㄱ씨(당시 43세·여)를 1986년 가을 광양시내 한 둘레길에서 만난 뒤 친자매보다 더 가깝게 지냈다. 활달한 성격의 경상도 출신 김씨와 마음씨 곱고 내성적인 충청도 출신 ㄱ씨. 객지에서 가정을 꾸린 그들은 서로 나누며 채워주는 사이였다. 김씨는 친구가 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그날 밤 늦게 방송을 듣고 알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감당할 수밖에 없는 슬프디 슬픈 현실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일요일이던 그날 오전 8시57분 ㄱ씨는 한 달여 전 경리직으로 취업한 대기업 협력업체의 사장 이모씨(40)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집을 나섰다. “○○병원 앞으로 가요. △△엄마가 약 하나 줄거요. 바로 ... -
(33)제주 소주방 여주인 피살사건…범인은 ‘단골? 뜨내기?’
평화로움마저 감도는 화창한 날씨의 일요일 오후, 정적을 깨는 한통의 전화가 제주 경찰에 접수된다.2006년 9월3일 오후 2시40분쯤. 제주시 건입동에 있는 한 소주방에서 50대 여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였다. 이 여인은 다름 아닌 소주방의 주인이었던 한모씨(52)였다. 전날부터 가게 문이 닫힌 채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동생이 잠긴 문을 따 들어가 보니 한씨가 쓰러진 채 숨져 있었던 것이다. 일요일 오후, 시신으로 발견된 여인은 몸에 난 상처로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고 있었다. 여인의 몸 여러 군데 끝이 부드러운 둥근 무엇인가로 콕콕 찔린 듯한 상처가 있었다. 혈흔도 발견됐다. 타살이 의심될수 밖에 없었다. ■ 범인, 소주방을 드나들던 단골일까한씨의 소주방은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인근에 위치했다. 항 주변은 본디 뜨내기들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곳이다. 반면 제주항이 있는 건입동은 오... -
(32)“천변따라 영영 가버린 내딸”...나주간호사 살인사건
먹구름에 장맛비가 계속되는데도 그날밤은 유난히 달빛이 좋았다. 나흘전 얼굴을 내밀지못한 보름달을 대신하는 듯 훤했다. 마을 앞 저수지에 반사된 빛까지 더해져 30여가구 산골 황치마을은 밝기만 했다. 2001년 8월18일 오후 11시30분쯤. 이 마을에 사는 이모씨(당시 52세)와 그의 딸(22)이 뭔가 옥신각신 입씨름을 하며 마을 앞 도로를 건넜다. 이어 딸이 이씨의 손목을 이끌고 50여m 떨어진 마을 정자 우산각으로 향했다. “아빠, 엄마랑 좀 사이좋게 지낼 수 없어요? 아빠도 그러시지만 울 엄마도 농사짓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겠어요. 저가 돈벌어 잘 모실테니까요. 저기 개천(만봉천)쪽에 가서 얘기 좀 해요.”하지만 아버지는 울면서 토해내는 딸의 하소연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술에 취해 있던 아버지는 “거기를 왜 가냐. 정자 쪽으로 가서 말하면 되지”라며 딸의 손을 뿌리쳤다.그러자 딸은 더 이상 매달리지 않고 그대로 150m쯤 떨어진 만봉천 쪽으로 총총히 걸어... -
(31)충남 서천 카센터 방화 살해 사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 서남부 일대에서 여성 7명이 연쇄적으로 납치·살해된 ‘경기 서남부 부녀자 연쇄 살인사건’. 이 사건의 범인 강호순은 2009년 1월27일 검거됐다. 며칠 뒤 이 사건으로 또 다른 사건 하나가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다. 2004년 5월 발생한 ‘충남 서천 카센터 방화 살인 사건’이다. 서천의 한 카센터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쌍둥이 남매와 이웃집 주민이 함께 숨지고 며칠 뒤 쌍둥이 어머니마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었다.서천 카센터 방화 살인 사건이 주목 받았던 이유는 강호순의 고향집 주소지가 카센터 근처였기 때문이다. 카센터 방화 살인 사건 발생 시기가 포함되는 2004년 2월부터 2006년 10월까지 해당 사건 발생지에서 4㎞ 정도 떨어진 곳에 강호순 어머니의 주소지가 있었다. 경찰은 강호순이 연관됐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서천 카센터 방화 살인 사건이 벌어진 기간 강호순은 다른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
(30)인천 병방동 60대 여성 엽기 살해 사건
“늘 화려한 옷차림에 친구들과 춤도 잘 추러 다녀 동네 사람들은 숨진 할머니를 ‘대추나무집 멋쟁이 할머니’라고 불렀습니다.”인천 계양구 병방동 사람들은 대추나무집 할머니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병방시장에서 20년 넘게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대추나무집 할머니는 다세대 주택의 집주인으로 남편과 3층에서 살고, 지하와 1·2층 7∼8가구에 전·월세를 놓았다”고 말했다.김씨는 “숨진 할머니가 살던 다세대주택 대문 안쪽에 커다란 대추나무가 있어 이 집 안주인을 대추나무집 할머니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안타깝게도 숨진 할머니가 발견된 아파트 옹벽 위에도 대추나무가 있었는데, 할머니가 알몸 시신으로 발견된 뒤 아파트 주민들이 ‘재수 없다’며 옹벽 위에 있던 대추나무를 잘라버렸다”고 말했다.또 다른 상인 이씨는 “대추나무 집 할머니가 숨진 뒤 시신이 발견된 아파트는 물론 병방시장 곳곳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그 이후로는 끔찍... -
(29)혈액형이 ‘AB형’인 그 놈…울산 단란주점 살인사건
2001년 7월4일 새벽 2시가 훌쩍 넘은 한여름밤, 울산시 중구 옥교동 지하 단란주점에는 여주인과 아르바이트 여종업원만이 혹시 매상을 올려줄 손님이 올까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문을 열고 들어선 ‘그 놈’. 맥주를 주문해 마시는가 싶더니, 이내 여주인과 격렬한 실랑이를 벌였고 황급히 단란주점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잠시 뒤, 여주인은 주점 바닥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고, 그와 5~6m 떨어진 곳에 여종업원이 피를 흘린 채 신음하고 있었다. 여종업원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이 사건으로 주점을 드나들었던 손님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은 모두 경찰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경찰이 피해자와 용의자로 의심되는 주점 손님은 물론 피해자의 주변 인물을 대상으로 범인이 현장에 남긴 ‘흔적’과 유전자 대조를 했지만 일치되는 것은 없었다. 주점 손님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일부는 조사가 불가능했다.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옥교동파출소에 수사본부를 차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