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경향신문

기획·연재

일상, ___
  • 전체 기사 74
  • [일상, ___] 명절이든 뭐든, 아픈 건 아픈 거지
    명절이든 뭐든, 아픈 건 아픈 거지

    밤의 전철엔 대체로 피곤해진 사람들이 탄다. 각자의 하루가 어떻게 흘렀든, 얼굴들은 대개 무표정하거나 기울어져 있다.연휴 하루 전, 중절모 아래 얼굴이 벌겋게 닳아 오른 노신사가 떨어지듯 노약자석에 앉았다. 술에 얼큰해져 본 사람은 안다. 코로 들이마시는 정도로는 숨이 부족하다. 그 답답함은 입술을 터뜨리듯 ‘푸우 푸우’하고 쉬어야 간신히 조금 풀린다. 노신사가 딱 그랬다.그 얼큰함 속에서도 무릎은 아팠나 보다. 삶의 혈전이 드나들어 툭 하고 튀어나와 버린 핏줄 가득한 손과 피멍이 든 손가락으로 연신 무릎을 쥐었다 피고 쓰다듬었다.나는 그의 하루를 알 수 없다. 다만, 술잔이 오갔고 무릎이 성치 않으며, 참 열심히 사셨을 거란 짐작만 해볼 뿐이다.

    2025.10.06 13:32

  • [일상, ___] 15분 전에
    15분 전에

    KTX는 출발 15분 전이 되어야 내가 기차를 어디서 타야 하는지 알 수 있다.추석 연휴 하루 전날 밤 9시 즈음, 서울 용산역에는 1분만 지나면 몇 번 탑승구에서 타야 고향을 가는지 알게 되는 KTX 437 열차 승객들이 안내를 기다리고 있었다.지금쯤이면 모두 기다리던 사람을 만나 각자의 추석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길 바라본다.

    2025.10.06 10:03

  • [일상, ___ ] 도시의 정체
    도시의 정체

    서울역을 나서면 빤히 바라보이는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 건물 외벽에는 유명 작가의 미디어아트가 반복돼 흐른다. 누구라도 기차를 타고 밤의 서울역에 내린다면 이 도시의 첫인상은 저 미디어아트가 아닐까, 하고 잠깐 생각했다가 바로 생각을 고쳐먹는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 작품 뒤에 무수히 켜진 사무실의 불빛이 이 거대 도시의 정체가 아니겠는가.

    2023.06.21 20:12

  • [일상, ___ ] 시간의 리듬
    시간의 리듬

    어떤 장면은 느닷없이 말을 걸어온다. 건널목에 섰다가 바닥을 뚫어져라 내려다본다. 금지의 의미를 담은 글씨와 배경 위로 또렷한 선들이 잎맥처럼 지나갔다. 차곡차곡 쌓인 시간과 리듬이 느껴졌다. 하루하루의 햇살과 어둠과 비바람, 사람들의 잡담과 차량의 진동 같은 것들이 그 위에 정직하게 새겨졌을 거라 생각했다.

    2023.06.13 20:03

  • [일상, ___] 웃는 것 같다
    웃는 것 같다

    두 눈 빠꼼한 얼굴 아래 그려진 몸통이 시선을 붙든다. 잘 그려서가 아니다.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자 하는 그린 이의 마음이 읽혀서다. 사람 떠나간 집엔 더이상 우편이 도착하지 않는다. 텅 비어 쓸쓸한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 누군가의 시선이 오랜만인지 조금 웃는 것 같다.

    2023.05.26 19:29

  • [일상, ___]비상구
    비상구

    비상구 밖 공사중. 2017.11.3

    2023.05.24 13:35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