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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강원 정선·평창 가리왕산
웅장한 육산의 풍모를 오롯이 간직한 가리왕산(加里王山)은 봄철 산행의 최적지로 꼽힌다. 강원 정선군 정선읍 회동리와 평창군 진부면, 북평면에 걸쳐 있는 해발 1561m의 가리왕산은 늘 이맘때면 온통 파스텔톤으로 채색된다. 능선을 따라 피어난 다채로운 야생화는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한창 물이 오르기 시작한 천연 활엽수림대는 부드러운 산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탄성을 자아내고, 깊은 계곡의 폭포는 청량감을 더한다.특히 5월이면 희귀한 약초뿐만 아니라 곰취 등 수십종의 산나물이 지천으로 널려 미각까지 자극한다.많은 등산 마니아가 봄철 산행지로 가리왕산을 주저없이 택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대 맥국(貊國)의 갈왕(葛王)이 난을 피해 은둔했던 곳이라 하여 갈왕산(葛王山) 또는 가리왕산(加里王山)으로 불린 산은 곡식을 차곡차곡 쌓아둔 ‘낟가리’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상봉, 중봉(해발 1443m), 하봉(1380.3m) 등 3개의 봉우... -
(99) 충북 보은군 구병산
구병산(해발 876m)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근래 들어서다. 그동안 그 유명한 속리산의 명성에 가려 있었기 때문이다.유명세를 타다 보니 이젠 제법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속리산과 구병산을 잇는 43.9㎞ 구간을 ‘충북 알프스’로 개발·홍보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구병산은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군의 속리산국립공원 남쪽 국도변에 자리잡고 있다.마로면 적암리에서 왼쪽(북쪽)을 바라보면 뾰족뾰족한 아홉개의 봉우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하다. 일명 구봉산으로도 불리는 구병산은 아홉개의 바위 봉우리가 병풍을 쳤다고 해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 보은에는 삼산(三山)이 있다. 지아비산(夫山)인 속리산 천왕봉, 지어미산(婦山)인 구병산, 아들산(子山)인 금적산이 그것이다. 구병산의 등산 기점은 적암이다. 적암에는 태평양과 인도양 상공 인공위성에 전파를 발사하고 수신하는 국내 최대 위성지국의 거대한 접시형 안테나 4개가 위... -
(98) 강원 영월·평창·횡성 백덕산
태백산맥의 줄기인 내지산맥(內地山脈)에 속한 백덕산(白德山)은 강원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와 평창군 방림면, 횡성군 안흥면 등 3개 군에 걸쳐 있다.해발 1350m의 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골이 깊은 데다 울창한 천연 원시림을 품고 있어 영서내륙의 명산으로 손꼽힌다.능선 곳곳에 단애를 이룬 기암괴석은 노송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장관을 연출한다. 장쾌한 육산의 풍모에 빼어난 암릉미가 더해진 모양새다.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산죽과 자작나무 군락은 빼곡히 들어찬 활엽수림과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남북 사면으로 각각 물 흐름을 재촉하며 영월 주천강과 평창강으로 흘러드는 수계(水系)의 수량 또한 풍부하다.지역민들 사이에서 ‘내륙 속에 숨겨진 신선의 놀이터’란 말이 회자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봄이면 능선 곳곳에 각종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여름이면 계곡을 따라 연이어진 폭포와 소(沼)의 푸른 물줄기가 청량감을 더한다. 가을철... -
(97)경북 문경 동로면 황장산
황장산(1077.3m)은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중간쯤에 우뚝 솟아있다. 소백산을 지나 지리산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이 110㎞에 이르는 문경 구간 초입에 황장산을 빚어놓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문경시 동로면이다. 골짜기가 깊어 원시림이 잘 보전돼 있고, 암릉과 암벽이 빼어나다. 대미산, 포암산, 부봉으로 물길처럼 흐르는 백두대간 길과 단양의 도락산 등 주변 명산들을 한 폭의 동양화 보듯 감상하며 오를 수 있는, 조망미가 특히 뛰어난 산이다. 황장산의 이름은 황장목이 많은 데서 유래했다. 황장목은 왕실에서 대궐이나 임금의 관, 배 등을 만드는 데 쓰는 최고 품질의 소나무를 말한다. 송진이 꽉 차 속살은 누렇고, 목질이 단단하고 결도 곱다. 조선 숙종 때(1680년)는 나무 보호를 위해 벌목과 개간을 금지하는 봉산(封山)으로 정하고 관리를 파견, 감시했다. 당시 세워진 봉산 표석(지방문화재 제227호)이 명전리에 남아 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과도한 벌채 등으로 황장목이 없... -
(96) 경남 통영 사량도 지리산
쪽빛 바다와 수 많은 섬이 어우러져 천혜절경을 이루는 경남 통영의 한려해상국립공원. 공원의 중간쯤에 동쪽으로 길게 뻗어 마주보는 두 섬이 있다. 사량도다. 지리산(智異山)은 윗섬인 상도에 자리잡고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에 걸쳐있는 지리산과 이름이 같다. 지리산이 보이는 산이라고 해서 ‘지리망산(智異望山)’이라고 불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망’자가 빠지고 ‘지리산’이 됐다. 지리산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사량도 지리산’으로 불린다. 사량도 지리산은 해발 398m로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기암괴석이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과 어우러져 명산으로 꼽힌다. 지리산~불모산(399m)~옥녀봉(281m)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바위산의 힘찬 기운과 장쾌함이 느껴지고, 험난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까지 있어 등반객들이 몰려든다. 능선 어디에서든지 지리산을 비롯해 내륙의 산과 다도해의 섬 산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기막힌 조망을 연출한다. ‘산꾼’들이 주말마다 배를 타고 산... -
(95) 강원 홍천 서면 팔봉산
강원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자리잡고 있는 팔봉산(八峰山)은 암릉미가 빼어난 산행지다. 해발 327.4m의 산은 뒷모습을 살포시 감춘 채 북한강의 지류인 홍천강에 삼면을 내맡긴 형상을 하고 있다. 언뜻 보면 수반 위에 놓여져 있는 아름다운 수석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하늘을 찌를 듯 연이어 솟구쳐 있는 8개의 봉우리와 단애를 이루고 있는 기암절벽은 굽이치는 물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봉우리 정상 부근 바위틈에 어렵사리 뿌리 내린 노송은 암릉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배가시킨다. 세미클라이밍 과정을 거치듯 힘겹게 오르내려야 하는 가파른 바윗길은 정상 정복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해발 1000m 이상의 거대한 육산에서 느낄 수 있는 웅장함만 빠졌을 뿐 등반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각종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팔봉산은 홍천9경(가리산, 미약골, 금학산, 가령폭포, 공작산 수... -
(94) 전남 장성·전북 정읍 방장산
방장산은 전라북도 정읍시와 고창군, 전라남도 장성군의 경계에 솟아 있다. 내장산의 서쪽 줄기를 따라 뻗친 능선 중 가장 높이 솟은 봉우리이다. 지리산·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으로 추앙받아 왔으며 주위의 이름난 내장산·선운산·백암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기세가 눌리지 않는 당당함을 자랑하고 있다. 방장산이라는 이름은 ‘신이 살 듯한 신비로운 산’에만 붙여진다고 한다. 명나라를 숭상하던 조선시대 선비들이 중국의 삼신산 중의 하나인 방장산과 비슷하다 하여 붙인 것이라 전해진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방등산이라고 불렸다. 백제 가요인 ‘방등산가’는 바로 이 산을 무대로 해서 지어진 노래다. 먼 옛날 방등산에 숨어든 도둑의 무리들이 한 여인을 납치해갔다. 남편이 구해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남편이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울다가 지쳐서 부른 노래가 방등산가다. 그만큼 산이 신령스럽고 산세가 깊어 옛날에는 도적떼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당초 이 산을 방등산이라고... -
(93) 경북 문경·충북 괴산 대야산
대야산(해발 930.7m)은 수려한 계곡과 험준하고 장쾌한 능선을 자랑한다. 장구한 세월 동안 깎이고 팬 암반과 맑은 물빛이 어우러진 계곡 길은 부드럽고, 깎아지른 듯한 암봉과 암릉으로 이뤄진 능선 길은 힘차다. 이 때문에 계곡에는 연인·가족 단위의 나들이객과 트레킹족이, 정상 능선에는 백두대간 답사에 나선 산악인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대야산은 경북 문경시 가은읍과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걸쳐 있다. 이화령과 속리산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이 중간에서 용틀임한 듯한 산세로 백두대간 명산의 반열에 올라 있다. 정상은 어느 방향으로도 막힘이 없어 백두대간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다. 속리산과 제법 떨어져 있는데도 속리산국립공원구역에 들어가 있다. 그만큼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대야산은 무엇보다 계곡이 빼어나기로 이름 높다. 화강암 암반으로 이뤄진 골짜기는 대리석을 다듬어 놓은 듯하고 물빛은 유난히 맑고 투명하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동이... -
(92)전북 진안·완주 운장산
운장산은 전북 도청 소재지인 전주 가까이 있으면서도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살아 있는 산이다. 이는 대중교통편이 불편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산줄기가 사방으로 뻗어있는 데다 산세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진안 고원의 서북방에 자리하고 있는 운장산은 부귀·정천·주천 3개면과 완주군 동상면에 걸쳐 있다. 높이는 1126m로 노령산맥의 주봉이다. 운장산(雲藏山)이라는 이름은 드높은 산에 언제든 구름이 감돈다는 뜻으로 붙여졌다. 언제부터인가 운장산(雲長山)으로 고쳐져 불리고 있으나, 진안군지에는 추줄산으로 기록된 것으로 봐서 옛이름인 듯하다. 산의 정상 부근에는 옛 산성의 자취가 남아 있다. 주봉 주변은 800~1000m의 고산지대를 이룬다. 고개를 돌려 사방을 보면 연석산·옥녀봉·구봉산·부귀산 등이 웅장한 산세를 형성하고 있다. 운장산은 동봉·중봉·서봉의 3개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퇴적암과 화강암류가 많아 산마루에는 암석이 곳곳... -
(91) 강원 원주·충북 제천 감악산
강원 원주시 신림면과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는 감악산(紺岳山). 최근 가족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짧아 온 가족은 물론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데다 풍광 또한 뛰어나 산행의 묘미를 맘껏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발 945m의 감악산은 신림면과 봉양읍을 살포시, 부드럽게 품고 있는 형상이다.감악산은 사실 인근에 위치한 국립공원 치악산의 명성에 가려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빼어난 암릉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노송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는 암봉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계곡마다 흐르는 맑은 물줄기는 청량감을 더한다.비록 해발 1000m 이상의 백두대간 고산준령과 같은 울창한 수림대가 형성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각종 야생화와 단풍, 설화(雪花) 등 계절별로 산행의 운치를 더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연중 등산 동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